숫자로 본 올해 증시

이충우 기자(crony@mk.co.kr) 2022. 12. 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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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 마지막날도…하락으로 마감 올해 증시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4.05포인트(1.93%) 내린 2236.4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13.08포인트(1.89%) 하락한 679.29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시황판 앞을 한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이충우 기자>

436조원 시가총액 증발

올해 증시 폐장일인 29일, 코스피는 약세를 보이며 2236.40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연초 대비 25% 떨어진 수치다. 코스닥시장도 연초 대비 35% 하락한 679.29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주식시장은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대형 악재로 휘청거렸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2021년 말 2203조원에서 올해 말 1767조원으로 436조원 감소했다.

어느 순간 반등할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예측은 빗나갔다. 연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 대두되며 잠시 반등하나 싶었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연준의 매파적 발언으로 산타랠리는 없었다.

601만명 삼성전자 주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현대자동차, 카카오, 네이버 등 대형주들도 하락장을 피해가지 못했다.

연초 '8만 전자'를 바라보던 삼성전자 주가는 6만원을 넘기지 못한 채 한 해를 마감했다. 특히 올해 금리 인상에 따라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성장주가 큰 타격을 받았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표적이다. 한때 시가총액 순위 3, 6위였던 두 기업은 올해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카카오는 문어발 상장과 데이터센터 화재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연초 대비 50%나 넘게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도 삼성전자 주주는 601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5경원 LG엔솔 청약광풍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은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023.37대1, 전체 주문 규모 1경5203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막차'였다. 이후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자본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코스닥 IPO 기대주였던 반도체 설계 기업 자람테크놀로지를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등이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포기했다. 올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은 13곳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IPO시장은 당분간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5.99% 한전채 최고금리

올여름부터 금리가 치솟으며 채권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미국이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4.5%까지 기준금리를 올렸다.

한국도 3.25%까지 인상했다. 9월 말 레고랜드 사태는 금리 폭등을 촉발해 채권시장을 마비시켰다.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AAA급 한국전력 채권 발행금리가 5.99%를 찍었다. 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올스톱됐다. 정부의 '50조원+α' 지원책에 연말 자금 대란은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기업마다 생존을 건 자금 확보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9% 테슬라 주가급락

올 한 해 국내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을 27억5225만달러(약 3조4802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60억달러(12월 27일 기준), 한화로 7조573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주가는 연초 대비 69%나 하락했다. 오너 리스크, 중국 공장의 가동 중단 등이 영향을 미쳤다. 올 한 해는 서학개미들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믿었던 S&P500지수는 21%, 나스닥지수는 10%나 하락했다. 지난해 말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유금액은 93조5000억원이었지만 주식시장 하락과 함께 평가금액이 크게 줄어 현재는 73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89조원 ETP에 몰린 돈

올해 하락장 속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 상장지수상품(ETP) 시장 규모는 오히려 확대됐다.

ETP시장 규모는 89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자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면서 높아진 금융비용 부담에 맞설 수 있는 투자처를 찾은 결과였다.

특히 ETF는 채권, 무위험지표금리 추종 등 하락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순자산 규모가 지난해 대비 9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내년에도 주식시장의 보합세가 예상되는 만큼 ETP시장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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