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아나운서’ 김수민, SBS 퇴사 이유 “예뻐보이지 않았다”(전문)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2. 12. 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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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전 SBS 아나운서가 입사 3년 만에 퇴사한 이유를 밝혔다.

김수민은 지난 28일 자신의 SNS에 "방송국에 왔는데 또 다시 재능없음을 확인해야 했어요. 모니터링이 괴로웠거든요. 화면 속 나는 정말 예뻐보이지 않았어요. 방송하는 내가 좋지 않았어요. 방송하는 재능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이 포함이라면 나는 분명 재능없는 사람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방송하는 재능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이 포함이라면 나는 분명 재능없는 사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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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전 SBS 아나운서가 입사 3년 만에 퇴사한 이유를 밝혔다.

김수민은 지난 28일 자신의 SNS에 “방송국에 왔는데 또 다시 재능없음을 확인해야 했어요. 모니터링이 괴로웠거든요. 화면 속 나는 정말 예뻐보이지 않았어요. 방송하는 내가 좋지 않았어요. 방송하는 재능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이 포함이라면 나는 분명 재능없는 사람이었어요”라고 말했다.

김수민은 2018년 만 21세의 나이로 SBS 역대 최연소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김수민 전 SBS 아나운서가 입사 3년 만에 퇴사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는 “문득 돌이켜 보니까 나는 평생 도망쳐왔다. 근데 그게 싫지 않다. 내가 도망칠 수 있었던 건 내 자신에게 비겁하지 않아서였다”라며 “올해 반 년 정도 부족한 글 솜씨로 글을 쓰며 느꼈는데, 저는 글 쓸 때 제일 괴롭고 제일 행복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레카! 진로를 찾았다! 그런 마무리는 아니고요. 지금 누군가 도망 치고 싶어한다면 부디 그러라고 말하고 싶어서요. 재능없음 이 슬프다면 마음껏 슬퍼하되 실망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서요”라고 적었다.

김수민은 지난해 6월 SBS 아나운서를 그만 두고 현재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2월 연상의 비연예인과 혼인신고를 했으며, 12월 아들을 출산했다.

▶ 다음은 김수민 글 전문.

낯부끄럽지만 오늘 저녁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참을 통화하며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니 왠지 용기가 나서 길어질 말들을 적어보아요.

주제는 #재능없음 과 #도망 입니다.

#서울예고 다니면서 제일 많이 했던 생각은 어쩌면 내 생각보다 나는 미술에 재능이 없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어요.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더 성실해지고 열심에 목을 맸지만 고3때가 되어서는 인정해야 했어요. 모의 시험때 그림과 같이 글을 제출할 때면 선생님은 늘, ‘수민아 근데 나는 니 그림보다 글이 더 좋다.’ 하셨고 미대 말고 연대 문화인류학과 어떠니 다른 진로를 제안해주시기도 했거든요. 물론 수시 카드 6개를 쓰려니 들었던 고민이었지만 어쨌든 그땐 그게 속상했어요. 친구들은 쉽게 붙는 서울대 미대 1차 탈을 했을 땐 정말 인정해야만 하는 것 같았어요. 재능이 없다는 걸. 그래서 운 좋게 #한예종 에 붙었을땐 바득바득 우겼어요. 한예종이 내 재능없음 논란을 잠재워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도 부모님은 우리가 보는 너는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인데 왜 종합대학을 가지 않느냐 꽤 오래 설득하셨거든요. 예종 가면 후회할 거라고. 그런데 한예종이라도 가지 않으면 정말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믿게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고집을 잔뜩 부려서 예종에 갔어요. 그리고 제대로 느껴야 했어요. 재능이 없다는 걸. 학교에서 세 시간 내내 비만 내리는 태국 예술영화를 함께 보던 날이었는데 모두가 극찬하는 영화의 예술성이 저는 하나도 공감이 가지 않더라고요. 슬펐어요. 나는 그 대화에 낄 수 없어서. 그래서 그만 둬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미술은 이제 안녕.

그렇게 도망쳐서 #방송국 에 왔는데 또 다시 재능없음을 확인해야 했어요. 모니터링이 괴로웠거든요. 화면 속 나는 정말 예뻐보이지 않았어요. 방송하는 내가 좋지 않았어요. 방송하는 재능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이 포함이라면 나는 분명 재능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또 다시 도망치고.

문득 돌이켜 보니까 나는 평생 도망쳐왔어요. 근데 그게 싫지 않아요. 내가 도망칠 수 있었던 건 내 자신에게 비겁하지 않아서였다고 믿거든요.. 올해 반 년 정도 부족한 글 솜씨로 글을 쓰며 느꼈는데, 저는 글 쓸 때 제일 괴롭고 제일 행복하더라고요. 이걸 온갖 짝사랑으로부터 도망치고 나서야 알았어요. 이제서야 10대부터 지금까지 기쁘고 괴로울 때 내가 계속 손에서 놓지 않았던 건 글쓰기 뿐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글쓰기는 재능이 있네, 없네 한 번도 스스로 묻지 않았었거든요.

유레카! 진로를 찾았다! 그런 마무리는 아니고요. 지금 누군가 #도망 치고 싶어한다면 부디 그러라고 말하고 싶어서요. #재능없음 이 슬프다면 마음껏 슬퍼하되 실망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서요. 주제 넘지만 그래도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죽을 것 같은 날들도 결국은 지나가고 누구나 도망치고 싶은 순간은 있답니다. 그리고 아무 이유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기적처럼, 아무 성과가 없어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온 마음 주게 되는 일도 만나게 될 거에요. :)

산모라 술은 안마셨습니다. 맨정신으로 쓰는 그냥 이유없는 #고백

#다잘될거에요 #나를찾는여정일뿐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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