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오른 중국발 코로나 확산 공포…각국 경계 경보 [이슈+]

조성민 2022. 12. 29. 17: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伊밀라노서 중국발 승객 2명 중 1명 ‘양성’
日·美·印 입국규제 강화…영국도 준비태세
정부 ‘중국 입국자’ 전원 코로나 검사 가능성
中 춘제(1월22일) 연휴 앞두고 각국 우려 커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 공항이 ‘발칵’ 뒤집혔다. 중국발 입국자 절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지난 26일 밀라노 말펜사 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베이징·상하이발 승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첫 항공편은 92명 중 35명(38%), 두 번째 항공편은 120명 중 62명(52%)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공항에서 이처럼 다수의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중국에서 오는 모든 승객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오라치오 스킬라치 이탈리아 보건부 장관은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도 이같은 조처를 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규모 감염자와 사망자를 내며 유럽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나라다. 외신은 이 때문에 이탈리아가 특히 중국발 코로나19 재확산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속에 최근 방역 규제를 급격히 완화했다. 세계 각국 보건당국은 중국발 여행객이 급증할 조짐을 보이자 코로나19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마스크를 쓴 탑승객들이 중국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으로 들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인 몰려온다…각국 입국규제 강화 나서

이날 AP·AFP·로이터·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은 다음달 5일부터 중국 본토와 특별행정구인 마카오, 홍콩으로부터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에게 비행기 탑승 전 이틀 이내에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 또는 코로나19를 앓았다가 회복했다는 증빙서류를 요구하기로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중국으로부터 역학 또는 바이러스 유전체 데이터가 충분하고 투명하게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30일부터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입국 직전 7일 이내에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사람은 입국 때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결과가 양성인 입국자는 1주간 격리해야 한다.

인도는 중국과 홍콩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고, 양성인 이는 격리토록 했다. 대만은 이탈리아와 마찬가지로 중국 본토로부터 오는 여행객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으며, 필리핀과 방글라데시도 이런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이날 미국처럼 중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규제를 부과할지 검토 중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영국은 향후 7일간 중국발 직항 6편이 1700여명을 태우고 도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독일 보건부 대변인은 중국 여행객에 대한 입국 제한 계획이 아직 없다고 밝혔지만,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가 중국발 여행객에게 코로나19 검사 음성 결과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입국 규제 강화를 하고 있는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도착 안내 전광판에 중국발 항공기편 관련 정보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본, 30일 방역 조치강화 방안 발표

우리 정부도 중국발 입국자 전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하는 등의 방역 강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9일 “중국 유행 대응 방역 조치강화 방안에 대해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다양한 방역 강화 방안을 관계부처 논의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금요일(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국발 입국자 전원에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RAT), 입국 48시간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는 등의 추가 방역 조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은 이날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 자문위원회(감염병 자문위)를 열고 중국 대상 추가 방역 조치를 논의할 방침이다.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코로나19 센터 앞으로 여행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로 들어온 해외유입 확진자 중 중국발 입국자 비율은 11월 1.1%에서 12월 14.2%로 증가했다. 우리 방역 당국은 지난 16일부터 중국을 표적 검역국으로 지정, 유증상자 선별 발열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하향하고 유증상자의 동행자도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검역을 강화했으며, 중국 입국 확진자 전원에 대체 전장유전체 분석을 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외국발 입국자의 격리조치 의무화를 내년 1월8일부터 폐지하고, 자국민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도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내년 1월22일) 연휴를 앞두고 그간 발이 묶였던 중국인 여행객이 대거 해외에 가면서 코로나19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오미크론을 넘어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