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만 팔아도 1등인데…첫 ‘유럽산’ 배터리 내놓은 이 회사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rightside@mk.co.kr) 2022. 12. 29. 17: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일 튀링겐주 공장서 생산 시작
연간 생산량, 8GWh→14GWh로 점차 확대
헝가리에 두 번째 유럽 공장 건설 예정
LG엔솔 등 국내 3사와 수주 경쟁 본격화
CATL 사옥 전경. [사진 출처 = 신화 연합뉴스]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의 첫 번째 해외 거점인 독일 튀링겐주 공장이 가동을 시작했다. 사실상 내수만으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CATL이 유럽에 진출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와의 수주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독일 현지에서 생산된 첫 번째 배터리 셀이 모든 테스트를 통과했다”며 “CATL이 유럽 고객에게 셀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라고 밝혔다.

튀링겐주 공장은 CATL의 첫 해외 생산 시설이다. 지난 2019년 10월 공사를 시작해 올해 4월 완공됐다. 이 공장은 G1, G2 등 두 개 건물로 구성됐는데 G1은 배터리셀을 모듈로 포장하는 시설이고, G2는 셀을 만드는 공간이다.

튀링겐주는 지난 4월 G2 건물에서의 배터리셀 생산을 허가했다. 초기 허용 용량은 연간 8기가와트시(GWh)인데 CATL은 향후 18억유로(약 2조4200억원)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생산 용량을 14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내 기업이 이미 유럽과 북미에 해외 공장을 여럿 건설했거나 건설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출발이 늦지만, CATL의 해외 진출은 위협일 수밖에 없다.

CATL은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2위 LG에너지솔루션과 순위가 바뀔 정도로 내수 의존도가 높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누적 사용량 조사에서 CATL의 점유율은 35.1%다. 그런데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18.9%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2021년, 2022년 1~9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 [자료 출처 = SNE리서치]
당초 높은 내수 의존도는 CATL의 약점으로 꼽혔다.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지원 정책이 축소되고, 타국 기업의 중국 시장 침투가 확대되면서 점유율을 뺏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CATL 역시 이를 의식한 듯 튀링겐주 공장에 이어 지난 9월 헝가리 데브레첸시에 두 번째 유럽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북미 거점 확보를 위한 부지 선정 소식도 들리고 있다.

현지 생산 이점까지 확보한다면 CATL은 주력 제품인 LFP(리튬인산철)배터리의 인기가 더 높아질 수 있다. LFP배터리는 국내 기업이 주력하는 삼원계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는 낮지만, 가격이 싸고 안전해 완성차 업체들이 중저가모델에 주로 채택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기업과 협력 중인 완성차 업체들이 CATL과 공급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독일 BMW는 2009년부터 글로벌 판매용 전기차에 삼성SDI의 각형배터리를 탑재했는데 최근 CATL과 원통형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에 공개할 신형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세‘에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북미에 합작 공장을 세우기로 한 일본 혼다도 CATL과 2024~2030년 123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달 발표했다. SK온과 합작사를 세운 미국 포드 역시 2024년 초부터 무스탕 마하-E와 F-150 라이트닝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CATL로부터 공급받는다고 밝혔다.

SNE리서치는 “CATL과 선우다 같은 중국 업체들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한국 3사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라며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탈중국’ 흐름이 향후 중국 외 시장에 미칠 영향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