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눈폭풍인데, 영상 10도 ‘따뜻한 겨울’ 유럽
전력망 부담은 낮춰
극지방 폭풍의 영향으로 극심한 한파가 덮친 북미와 대조적으로 프랑스 등 중서부 유럽은 10도의 ‘따듯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은 29일(현지시간) 수도권인 일드프랑스를 비롯해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이 11도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지중해 코르시카섬의 예상 낮 최고기온은 17도였다.
파리는 크리스마스였던 지난 주말을 포함해 일주일 내내 영상 10도 안팎의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라데팡스 등에서 따듯한 날씨 속에서도 크리스마스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처럼 열렸다. 공원에서는 반바지를 입고 운동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교민 윤성원씨는 “12월 초 한 차례 한파가 몰아친 후 이후 한파는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 크리스마스 평균 기온은 11.3도로 예년보다 5.5도 이상 높았다며 11.7도였던 1997년 이후 두번째로 따뜻한 크리스마스였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올 12월 평균 기온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0년 이래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따뜻한 크리스마스는 북미나 한국 등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기온이 영하 55도까지 떨어지면서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눈폭풍으로 항공, 열차 등이 중단됐다.
유럽 대부분 지역은 12월초 추운 겨울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스페인 동부에서는 기상 관측소 4곳에서 25도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북미의 강추위와 프랑스의 이상고온이 서로 연결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를 덮친 극지방 폭풍이 수천km의 대서양을 건너오면서 따뜻해진 한편 북아프리카의 고온을 유럽 쪽으로 끌어들여 이상고온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프랑스 민영방송 TF1은 설명했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상 고온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따뜻한 겨울은 에너지 위기를 겪는 유럽인 입장에서는 일단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남유럽의 경우 이상 고온이 1월 첫째주까지 계속되며 북유럽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2월 첫째주 겨울 한파로 압박을 받았던 유럽의 에너지 시스템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하지만 따뜻한 겨울이 이상기후 현상이란 점에서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프랑스의 농업 기상학자 세르주 자카는 “12월31일 기온은 북부에서는 14~18도, 남부에서는 15~22도에 달할 것”이라며 “1세기 동안 벌어진 일 가운데 최악의 일 중 하나”라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영국 기상청도 28일 2022년은 영국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평균 기온이 직전 최고 기록인 2014년의 9.88도를 웃돌 것이란 의미다. 올해는 더위뿐 아니라 가뭄, 한파, 태풍 등도 기록적이었다. 올해 여름은 역대 10번째로 건조한 시기로 기록됐으며, 이달 첫 2주간은 낮에도 기온이 영하에 머무는 등 2010년 이후 기온이 가장 낮았다. 내셔널 트러스트 재단은 기후변화로 인해 영국의 이 같은 극단적인 날씨가 ‘뉴노멀’이 됐다고 평가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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