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돌적 키스신→난 무대체질" 이민정, 털털 매력으로 스크린 복귀(종합) [N인터뷰]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이민정(40)이 '원더풀 라디오'(2012)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 나선다. 그가 주연을 맡은 '스위치'(감독 마대윤)는 캐스팅 0순위 천만배우이자 자타공인 스캔들 메이커,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던 톱스타 '박강'이 크리스마스에 인생이 180도 뒤바뀌는 순간을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품으로도 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이민정은 유학파 아티스트에서 아이 둘을 키우는 미술강사로 바뀌는 수현으로 분해 인생의 선택에 대해 그려내며 공감 가는 캐릭터를 완성해 냈다. 특히 권상우와 찰떡같은 부부 케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민정은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스위치'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고 "오랜만인데 긴장보다는 설렘이 있다"며 운을 뗐다. 특히 인터뷰 내내 특유의 털털한 모습을 보인 그는 작품의 비화는 물론 그간의 일상도 솔직하게 전했다.
최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완성본을 처음 봤다는 이민정은 "어떤 얘기가 나올 줄 아니까 덜 웃을 거라 생각했는데 웃긴 부분이 많더라"며 "제 영화이지만 유쾌하게 봤다"며 웃었다. 이어 "사실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있어서 '울지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참다가 보니까 더 울었던 것 같다"라며 "소이가 '지금의 아빠가 더 좋아'라고 할 때 입을 틀어막고 막 울었다, 상우오빠도 참다가 울어서 더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스크린 복귀작으로 '스위치'를 택한 것에 대해 "우선 공감을 할 수 있는 게 중요했다"라며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중요한 것 같긴 했다, 아이를 아예 안 키워본 사람보다 키워본 사람이 더 어울릴 것 같고, 이런 삶을 살았을 때와 저런 삶을 살았을 때 저는 둘 다 경험해본 느낌이 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부부로 나오는 부분은 제 상상력으로 더 마음대로 해도 되기도 하고, 극이 끝나서 현실로 돌아오는 부분에서도 변주를 더해도 되는 부분이라 편안함이 있더라"며 "어떤 예전 캐릭터를 답습하거나 어떤 걸 그대로 구현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 상상력을 가미하는 거라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이민정은 권상우와 부부 호흡을 맞췄다. 이번 연기 호흡에 대해 "상우오빠가 인터뷰에서 웃음 센스가 있지 않나"라며 "아예 그런 게 없는 사람이 코미디를 하면 힘든데 상우오빠는 중간중간 번뜩이게 하는 그런 개그 센스가 있어서 많이 웃었다"고 말했다.
특히 두 사람이 보여준 저돌적인 키스신에 대해 이민정은 "그 신에서 여자가 더 해야지 재밌는 부분이고, 영화 화면은 크니까 제가 괜히 움츠러들면 그 모습이 너무 보일 것 같아서 오히려 저돌적으로 해야 재밌을 것 같았고, 오히려 상우오빠가 물러나는 모습이 더 재밌을 거라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상우오빠가 '어, 왜 이래' 이러고, 제가 옷을 더 잡고 그랬다, 촬영하고 나서 상우오빠가 어떻게 한 번에 어떻게 끝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제가 그렇게 해야 맞는 신이라고 생각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스위치'에는 이민정의 남편인 배우 이병헌을 언급하는 대사도 있다. 매니저가 된 박강(권상우)이 배우가 된 오정세(조윤)에게 '요새 이병헌 싸잖아'라고 말하는 신이 있는 것.
이에 이민정은 "원래 대본에는 '이병헌이 깐 거래' 정도였는데, 두 분(권상우와 오정세)이 대사를 바꾼 거다"라며 "찍고 나서 내게 '이 신을 쓰려면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봐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물어봤더니 (이병헌이) '그 대사가 터지는 부분이라면 당연히 써도 되지, 재밌으면 오케이(OK)'라고 했고, 시사회 때 그 부분에서 다들 웃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진짜 싸졌다면 할 수 없는 농담이라, 그런 농담을 할 수 있다는 게 오히려 아직 이 사람이 잘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서 더 재밌었다"라며 "남편이 아직 못 봤는데, 보고 나서 반응이 궁금하다"며 웃었다.
2013년 이병헌과 결혼해, 2015년 아들 준후군을 얻은 이민정은 최근 아들이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2년 전에 아들이 '한번 다녀왔습니다'를 봤는데, 그때는 혼란스러워 하더라"며 "그래서 저건 연기하는 것이고, 저기 나오는 집은 세트장이라고 알려주고, 녹화가 많지 않은 날에 한 번 아들을 데리고 세트장에 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한테는 엄마가 일하는 걸 보여주면 좋다고 하더라, 부모가 일하는 장소에 가서 그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 정서에 좋다고 들었다"라며 "근데 아이가 세트장에 가서 진짜인지, 아닌지 자세하게 물어보더니 그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아들이 연기 생각이 있는 것 같은지 묻자, "그건 본인 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생각보다 부끄러워하는 스타일이라 무대 체질은 일단 아닌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아빠(이병헌)도 무대가거나 사람들 많은 곳 가면 청심환을 먹는 편인데 그건 닮은 것 같다"라며 "오히려 저는 연극을 했었는데 무대 나가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즐기게 되더라, 내가 무대체질인 것 같고, 남편과 그런 성향은 다른 것 같다"며 웃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활발한 소통을 하며 '댓글 요정'으로 활약 중인 이민정은 남다른 인스타그램 소신을 밝히기도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저는 진짜 소통의 창구라고 생각해서 뭔가 대답하고 싶으면 잠깐 잠깐, 숙제나 일처럼 생각하지 않고, 정말 팬들이 '이랬어요'라고 말할 때 저도 대답하고 싶은 말이 있으니까 하고 있다"라며 "저는 의미 없이 사진들을 보면서 다 '좋아요' 누르는 건 별로 안 좋아해서, 진짜 제 친구들의 근황을 보고 관심이 있는 것에 말을 남긴다"고 전했다.
영화는 과거에 다른 선택을 했으면 인생이 달라졌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민정은 이 같은 물음에 대해 "누구나 해볼 수 있는 상상"이라며 "저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있는데 그때로 돌아갔을 때도 선택은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사실 합리화일 수 있지만 늘 저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전 스트레스 안 받고, 오늘 하루 즐겁게, 행복하게 살자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어떤 일을 머릿속에 계속 잡고 있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에 '그럼 인생에서 한 선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택은 무엇이었나'고 묻자, 이민정은 "사실 처음에 일을 시작했을 땐 제가 처음부터 '빵빵' 잘 풀리지도 않았고, 그래서 아빠가 그만하라고 했는데 제가 '서른이 되기 전까지 세상이 나를 모르면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오정세 오빠와 2006년 '무도리'라는 영화를 찍은 적이 있다, 평창에서 체감 영하 30도에서 대사 한 마디 없었는데 그거 찍느라 손발이 동상처럼 하얗게 일어나기도 했다, 돈도 못 벌어서 고생도 많이 했다"라며 "그렇게 3년을 보냈는데, 아빠는 3년을 해도 안 되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런데 2009년, 제가 28세에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온 거다, 내가 나온 회차가 시청률 34%를 찍을 당시였는데, 그거 나오자마자 다음 날 저를 다 알아보더라"며 "만약 진짜 이전에 그만하겠다고 생각했으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됐을까 생각도 든다, 그만뒀으면 '스위치'든 뭐든, 아무것도 못하지 않았겠냐"라고 미소 지었다.
이민정이 출연한 '스위치'는 오는 2023년 1월4일 개봉한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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