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에 대한 몇 가지 소견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제4차 중장기 보육 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년 1월부터 부모급여를 도입해 만 0세 아동에게 월 70만원, 만 1세 아동에게 월 35만원을 지급하고 2024년에는 이를 각각 100만원, 70만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어린이집 영유아 교사 비율 등은 개선하고, 놀이 중심의 보육을 실현하는 등 어린이집 적정 공간 규모와 구성에 대한 개선 방안 또한 마련할 예정이다. 동시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 기술과 빅데이터를 접목한 보육 서비스 선도 모델을 개발한다. 보육교직원 양성 및 자격 체계를 고도화하고 국공립어린이집의 지속 확충으로 공공보육 이용률을 2027년까지 50% 이상으로 제고하고 지역별 편차 또한 완화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 번째 경험으로 2005년 국회에서 진행된 저출산고령화 전국 대학생 연구에세이 발표대회에서 임신부 대상 '산모카드' 발급과 친정어머니 대상 '육아수당' 지원을 제안했다. 이후 정부 차원에서 산모카드가, 일부 지자체에서 육아수당이 시행됐다. 20여 년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히 영유아 보육에는 심리적 안정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번에 도입 예정인 부모급여에 적극 공감한다. 다만 100만원이면 충분한지, 이를 통한 정책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다.
두 번째 경험으로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년간 육아휴직을 했다. 당시를 떠올려보면 필자의 부족함도 있었겠지만 보육과 육아에 대한 공적 정보는 부족했고 사적 정보는 넘쳐났다. 당황스러웠고 혼란스러웠다. 정부, 지자체, 사회 곳곳에서 많은 지원을 하는 것 같았지만 처음 경험하게 된 부모라는 이름으로 개별 정보를 선별하기에는 몸도 마음도 준비되지 않았었다. 발표된 기본계획에도 언급돼 있지만 진실로 맞춤형 양육 정보 제공을 통한 부모의 양육 역량 강화는 절실하다.
세 번째 경험으로 2018년부터 아이와의 하루하루를 기록했고 그것을 정리해 매년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육아휴직 경험과 육아휴직 이후 아빠육아 일상까지. 아이의 손을 잡고 어린이집을 등·하원하며 느낀 것은 보육시설의 수준과 보육교직원의 역량이 아이와 부모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다. 이런 이유로 부모와 아이가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적정한 평가로 검증된 어린이집은 지속적으로 확충돼야 한다.
마지막 경험으로 영유아, 육아, 육아휴직, 아빠육아 등과 관련한 정책의 개선을 위해 다양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이런저런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매번 궁금하지만 아직도 명확한 답을 구하지 못한 것이 있다. 해당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는 어느 곳일까? 보육의 관점에서 보건복지부일까? 고용의 관점에서 고용노동부일까? 그렇지 않으면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가족부일까? 그도 아니면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일까? 부처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도 필요하겠지만 모두의 문제는 누구의 문제도 아니라는 걱정과 모든 영유아의 행복한 성장이 뒷받침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부처 간 역할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임석재 한국연구재단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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