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싶은데 뺨때린 여당발 제주 제2공항 군사공항 활용론
국민의힘, 특위 일부의 개인 의견일 뿐 공식입장 아냐
오영훈 제주지사, 최종보고서는 물론 제2공항 용역 결과도 즉시 공개히라
제주 정치권, 제멋대로 핵전쟁 방아쇠 놓겠다는 구상 용납 못해
제주 시민단체들, 제주를 군사기지화.핵기지화하려는 구상 철회하라
오영훈, 원희룡 국토부장관 겨냥 군사공항 활용하려 제2공항 용역 결과 은폐하나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2년 12월 29일(목)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박혜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오늘(29일) 98번째 시간에는 제주 사회를 발칵 뒤집은 핵무기 배치 논란을 짚어본다구요?
◆이인> 이번주 그야말로 청천벽력같은 얘기가 제주사회를 흔들었는데요. 국민의힘 북핵특위발 제주 핵무기 배치와 제2공항 군사공항 활용론이 불거지면서 제주도가 쑥대밭이 됐습니다.
◇박혜진> 어떻게 된 건지 발원지를 찾아가 보죠. 그러니까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가 북한의 핵공격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나온거죠?
◆이인> 지난 26일 국민의힘 북핵특위가 '북의 핵공격 가시화 두고만 볼 수 없습니다'라는 펼침막을 배경으로 북핵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최종 회의를 가졌습니다. 회의 결과는 최종보고서 형태로 만들어져 정부와 유관기관에 전달되기 때문에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닙니다.
◇박혜진> 제주와 관련된 논의도 이뤄졌다는 게 바로 그 회의자리였죠?
◆이인> 다음날인 27일 제주도가 확보한 국민의힘 북핵특위 명의의 '최종 보고 및 건의사항'에는 북한의 핵공격이 임박하면 미국 핵무기의 한반도 전진배치를 추진하고 한국에 배치할 때는 제주도가 최적지라고 명시했습니다.
◇박혜진> 제주도에 미국 핵무기를 배치해야 한다는 얘기군요?
◆이인> 제주도가 아닌 다른 지역은 거리가 짧아 북한의 선제공격에 취약하고 미사일 방어도 곤란하다는 추가설명까지 덧붙여 제주에 핵무기를 배치해야 한다고 했구요. 특히 상황이 악화되면 제주도를 전략도서화하는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박혜진> 제주 제2공항을 사실상 군사공항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언급도 있었어요?
◆이인> 보고서는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하면 미국의 전략폭격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건설과 핵무기 임시 저장 시설의 구축도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한기호 국민의힘 북핵특위위원장도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제주도같은 경우 공항을 새로 만든다고 하면 그 공항이 우리가 전시에 북한 핵을 억제하는데 필요한 대형 수송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정도까지 해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혜진> 그런데 국민의힘 측은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섰죠?
◆이인> 국힘의힘은 한기호 북핵특위위원장 명의의 입장자료를 내고 "제주 핵무기 배치는 특위 일부 개인의 의견일 뿐 특위의 공식입장이 아니고 최종보고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최초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선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도 했습니다.
◇박혜진>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한발 더 나아가 제주도가 공개한 문건은 지라시라고까지 했어요?
◆이인>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27일 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인적인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서면 전쟁 발발시 핵을 실은 수송기가 뜨고 내릴 수 있도록 활주로를 활용하자는 의견개진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제주도와 언론이 인용한 문건은 국민의힘 북핵특위의 사전 회의자료도 아니고 보고서 초안도 아닌 지라시일뿐"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박혜진> 하지만 국민의힘이 최종보고서라고 주장한 문건과 지라시라고 규정한 문건이 제주 관련된 내용만 빼면 대부분 일치하다구요?
◆이인> 우선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기자회견장에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문건이 최종보고서라며 일부 기자들에게 열람을 해줬는데요. 지라시라고 주장한 문건과 표지가 똑같았습니다. 제목과 문구, 심지어는 빨간색과 검정색이 조화를 이룬 표지 색깔도 일치했습니다. 다음장의 목차도 같았고, 보고서 본문 내용도 제주 핵무기 배치, 전략도서화 검토, 제2공항 군사공항 활용 등의 제주 관련 내용만 빼면 완벽하게 일치했습니다.
◇박혜진> 그래서 또다른 논란만 불렀죠?
◆이인> 국민의힘은 논란이 된 문건이 지라시라고 규정하며 "제주 전술핵 배치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고 말했는데요. 대부분의 내용이 일치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문제가 되자 제주와 관련된 내용만 쏙 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오히려 국민의힘 측이 보고서를 수정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 겁니다.
◇박혜진> 제주 핵 배치부터 제2공항 군사공항 활용론까지 그야말로 제주를 발칵 뒤집어 놓았어요?
◆이인> 오영훈 제주지사는 27일 도청 기자실,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여당을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오 지사는 "세계평화의 섬 제주를 전략적인 핵배치 요충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제주와 도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내용으로 있을 수도 없고 검토조차 없어야 할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혜진> 보고서의 즉각 폐기를 요청했죠?
◆이인> "제2공항이 군사공항으로 활용된다면 건설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당정 차원에서 확실히 밝혀달라"고 요청한 오 지사는 "당장 보고서를 폐기하라"고 정부 여당에 촉구했습니다.
◇박혜진> 지난 10월에도 국민의힘이 비슷한 주장을 했다고 했어요?
◆이인> 지난 10월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북핵특위 위원장이 북핵위기대응 세미나를 주최했는데 이 자리에선 '제주도 전략도서화 전략군'이라는 제언이 있었다고 오 지사는 밝혔습니다. 제주도에 향후 핵전력을 운용할 전략군과 해병 제3사단을 창설하고 기지방어사령부와 스텔스비행단, 제2미사일사령부, 제2잠수함사령부, 제2기동함대사령부 등을 설치하자는 제언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박혜진> 제주출신 국회의원들도 규탄대열에 합류했죠?
◆이인> 위성곤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과 송재호·김한규 의원 등 제주출신 국회의원들은 27일 공동성명을 내고 "평화와 인권의 상징인 섬 제주에 제멋대로 핵전쟁의 방아쇠를 놓겠다는 구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혜진> 도내 야당도 일제히 반발했죠?
◆이인> 민주당 제주도당도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평화의 섬 제주의 자존과 가치를 훼손하는 몰상식한 행태"라며 시나리오 폐기를 요구했습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제주를 한낱 군사적 전략기지로 대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히 충격적"이라며 "정부와 집권여당은 부디 제주도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작태를 중단하라"고 경고했습니다.
◇박혜진> 제주 시민단체도 강경한 목소리를 냈죠?
◆이인>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7일 성명을 내 "사실상 제주도 전체를 군사요새화하겠다"는 말이라고 규정했고,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는 "제주를 군사기지, 핵기지화하려는 구상을 즉각 철회하고 도민에게 사과하라"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촉구했습니다.
◇박혜진> 국민의힘이 제주도가 확보한 문건은 지라시라고 주장한데 대해 오영훈 지사의 반응은 어땠나요?
◆이인> 오영훈 지사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할때는 위성곤.송재호 국회의원도 함께 했는데요. 오 지사는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최종보고서는 물론 제주 제2공항 용역결과도 즉시 공개해보라"고 촉구했습니다.
◇박혜진> 모든 정보를 공개하면 될 일이라는 거군요?
◆이인> 오 지사는 "제주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활용하기 위해 국토부는 추진 과정을 감추고 있는 거냐"고 반문한 뒤 "즉시 북핵특위 보고서는 물론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용역 결과 등 모든 정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박혜진> 국민의힘이 제주 제2공항의 군사공항 활용은 공식 입장이 아니고 최종보고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한데 대한 역습이군요?
◆이인> 오 지사는 원희룡 국토부장관을 직격하기도 했습니다. "원 장관이 제주지사 재임 당시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활용하면 제주도부터 반대하겠다고 했는데 윤석열 정부에선 입장이 바뀐 거냐"고 반문했습니다. 또 "원 장관이 국민의힘 북핵특위와 사전에 논의해왔는지, 군사공항 요구에 찬성했는지 등도 밝히라"고 오 지사는 촉구했습니다.
◇박혜진> 제주 제2공항 용역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국토부와 군사공항 활용을 언급한 국민의힘 북핵특위까지 싸잡이 공격한 거 군요?
◆이인> 제주 제2공항 보완용역은 지난 10월 마무리됐는데 국토부는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고 원희룡 장관은 오영훈 지사의 면담 요구도 거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 지사가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활용하려고 감추는 거냐, 그래서 면담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거구요.
◇박혜진> 보완 용역은 왜 진행이 되고 있었죠?
◆이인> 환경부가 지난해 7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기 때문입니다.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맹꽁이가 다수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는데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 등이 반려 이유입니다. 그래서 보완이 가능한지를 검토하는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용역이 시작됐고 2차례 미뤄진 끝에 지난 10월 마무리됐는데 국토부는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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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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