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한게 없어요 ···남은 것은 빚 뿐입니다" 자영업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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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접어들면 가게 운영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 기대했는데 변한 것은 없습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남은 것은 빚뿐이고, 여전히 힘든 상황입니다."
서울 남대문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불황에 힘겨움을 토로했다.
궁지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대출 부담은 더욱 커지면서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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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벼랑 끝 소상공·자영업
자금조달·판로확보 등 어려움 커
최저시급 인상 탓 인건비도 부담
위드 코로나에도 되레 여건 악화
파산신청 지난해보다 5.7% 증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접어들면 가게 운영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 기대했는데 변한 것은 없습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남은 것은 빚뿐이고, 여전히 힘든 상황입니다.”
서울 남대문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불황에 힘겨움을 토로했다. 정부에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여러 가지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를 겪으면서 입었던 손해는 회복이 안 되고 여전히 장사도 어렵기 때문이다.
손실은 계속 쌓여가는 가운데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 현상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폐업과 휴업이 늘고 있다. 29일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법인이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건수는 897건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848건)보다 5.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법인 회생 신청 건수는 937건으로 지난해(1092건)보다 줄었다. 회생 대신 파산을 선택한 법인이 늘었다는 의미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9%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지난해보다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 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경영애로 실태 조사에서도 소상공인들은 올해 매출액·영업이익 등 경영 성과에 대해 10점 만점에 평균 5.36점을 보였다. 소상공인들은 올해 경험한 가장 큰 경영 애로는 자금조달(40%), 판로 확보(36%), 인력 확보(16%)를 꼽았다.
소상공인들이 주로 경영하는 외식업체의 경영 여건도 비슷하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음식점업 체감시장경기지수는 지난 10월 57.9로 지난 5월(84.2) 대비 26.3포인트 떨어지며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물가가 오르면서 손님들의 지출은 줄고 있고 최저시급 인상 등 인건비도 올라 직원을 여유롭게 쓸 환경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런 상황이 내년에도 지속되면 파산 밖에 답이 없다”고 호소했다.
궁지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대출 부담은 더욱 커지면서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말 자영업자의 대출은 1014조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었다. 특히 비교적 금리 부담이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부실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견·중소기업들은 올 한해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리기는 했지만 대부분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요인으로 경영 불안정성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시멘트 업종의 원가에서 약 30~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값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좀처럼 안정되지 않아 부담이 컸다. 물류 분야에서 벌어진 연이은 파업으로 매출 손실도 감내해야 했다.
이런 배경에 시멘트 업체들 출고가 인상을 선택했지만 레미콘 업계와 갈등을 빚게 됐다. 레미콘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조업 중단(셧다운)에 나서겠다는 경고장을 꺼내 들었다. 원자재 급등 직격탄을 맞은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외형이 크게 축소되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중소 가전업체도 올 연말 웃지 못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집콕’ 수혜를 누렸던 가전 업체들은 올해 크게 달라진 환경과 맞닥뜨렸다. 이에 위니아, 신일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올 3분기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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