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도입’ 시기 저울질하던 이주호 “계획대로”

‘혼선’ 부추긴 이주호 부총리 발언
2025년 고1부터 전면 도입될 예정
간담회서 선결조건 걸었다가 발언 정정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7일 인공지능(AI) 선도학교 현장을 둘러보고자 강원 춘천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올해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2025년 전면 도입될 예정인 고교학점제 도입 여부를 저울질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계획대로 간다”며 사실상 발언을 정정했다. 주요 정책 도입 시기를 두고 교육수장 스스로 ‘혼선’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총리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고교학점제 도입 시기를 미룰 수도 있는지, 만약 미룬다면 언제쯤 발표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교학점제는 가능하면 지난 정부가 발표한 대로 이어서 (2025년 전면도입으로) 가면 좋다”면서도 “선결조건으로는 현장의 준비가 충분히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타임라인 등은 내년 2월께 업무보고가 끝나고 구체적으로 말해주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발언뿐 아니라 이 부총리는 지난 1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2025년 전면 도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실행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2025년까지 도입한다고 보장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고교학점제 도입 시기를 두고 여지를 남겨왔다.

하지만 22일 교육부가 확정·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교학점제 도입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약 이 부총리의 발언대로 고교학점제 도입 시기가 조정된다면 교육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교육부 고시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이 새 교육과정을 적용받는 시기는 고교학점제와 동일한 2025년 3월1일이다.

간담회가 끝난 이후 이 부총리의 발언이 사실상 고교학점제 도입 연기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이 부총리는 기자실을 방문해 “(발언의) 취지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해명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이 부총리는 “지난번에 교육과정을 이미 고시했기 때문에 고교학점제는 계획대로 그냥 간다”며 도입 시기 변경은 없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이어 이 부총리는 “내가 계속 문제제기를 했던 부분은 성취평가제”라며 “성취평가 부분은 현재 현장 및 지역 교육청과 계속 대화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 부총리는 고등학교 1~3학년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을 성취평가(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교육부에 지시했다. 문재인 정부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발표하면서 2~3학년에만 성취평가를 도입하고 1학년은 상대평가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고1 성취평가 전환 여부는 내년 2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