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적' 받고도…美 사우스웨스트 항공편 수천편 또 취소

임화섭 2022. 12. 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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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의 국내선 운항업체 '사우스웨스트'가 28일(현지시간)에도 항공편 수천 편을 추가로 취소해 전국 공항 곳곳에서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뉴스채널 CNN이 인용한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8일 미국 동부시간 오후 9시 15분 기준으로 취소된 미국 공항 항공편이 모든 항공사를 통틀어 2천902편이었고, 이 중 86%인 2천509편이 사우스웨스트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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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보상 등 제대로 안 한다는 비판 쇄도…정부 조사 착수
부티지지 교통장관 "회사의 시스템 실패 탓…의무 제대로 지키나 주시"
美 사우스웨스트 항공편 무더기 결항…LA 공항에 넘쳐나는 가방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미국을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사우스웨스트 항공편이 대거 지연되거나 결항한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사우스웨스트 항공 직원이 여행 가방을 분류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는 성탄절 당일과 전날 하루 3천 편 이상의 운항을 취소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까지 2천522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우스웨스트의 무더기 결항에 대한 책임을 항공사에 묻겠다고 밝혔다. 2022.12.28 jason3669@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최대의 국내선 운항업체 '사우스웨스트'가 28일(현지시간)에도 항공편 수천 편을 추가로 취소해 전국 공항 곳곳에서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뉴스채널 CNN이 인용한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8일 미국 동부시간 오후 9시 15분 기준으로 취소된 미국 공항 항공편이 모든 항공사를 통틀어 2천902편이었고, 이 중 86%인 2천509편이 사우스웨스트 편이었다.

이는 미국 공항에서 출발하거나 미국 공항으로 도착할 예정이던 국내·국제 항공편을 집계한 것이다.

이에 앞서 27일에 취소된 미국 공항 항공편 3천211편 중 84%인 2천694건이 사우스웨스트 편이었다.

폭설과 강풍을 동반한 겨울 폭풍 등 악천후가 미국 곳곳을 덮치기 시작한 이달 22일부터 따지면 사우스웨스트가 취소한 총 항공편 수는 약 1만5천700건에 이른다. 여기에는 29일로 예정된 편수 2천350건이 포함돼 있다.

밥 조던 사우스웨스트 CEO는 27일 밤 늦은 시각에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기록적인 한파로 모든 항공사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항공(AA), 유나이티드항공(UA), 델타 등 다른 항공사들은 이번 연말에 악천후가 매우 심각했던 며칠간을 빼면 항공편 취소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으나, 사우스웨스트에서는 지금까지도 혼란이 매우 심한 상태다.

사우스웨스트의 정보기술(IT) 시스템이 한참 낡아서 조종사와 승무원 배정을 수작업으로 해야만 하는 데다가, '허브 공항'을 두는 대부분의 경쟁 항공사와 달리 '점 대 점' 방식으로 인력을 운용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스웨스트 경영진과 노조는 내주부터는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밝히고 있으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 회사는 또 항공편 취소 등으로 피해를 본 승객 등에게 환불과 피해보상 등을 제대로 해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아 왔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대규모 결항으로 주인 잃은 여행 가방들 (볼티모어 EPA=연합뉴스) 미국 저가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28일(현지시간) 하룻동안 항공편 3천여편의 운항을 또 취소했다. 이 때문에 미 메릴랜드주 소재 볼티모어 워싱턴 국제공항에는 찾지 않은 여행가방 수백 개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지난 22일부터 미국을 강타한 겨울 폭풍으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약 1만1천 편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측은 이번 대규모 결항사태가 199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회사 IT 소프트웨어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2022.12.29 jason3669@yna.co.kr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28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 "(환불과 피해보상이 늦어지는 것이) 날씨 탓이라고 (사우스웨스트가)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대혼란이 사우스웨스트의 "시스템 실패" 탓에 빚어졌다고 지목하면서 이 회사가 피해 승객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교통부가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내가 알기로는, 사우스웨스트는 승무원들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른다. 승객들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화물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고 말했다.

사우스웨스트는 다른 일부 경쟁 항공사와는 달리, 자사 항공편이 취소될 경우 승객이 타사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협약도 맺지 않았다.

이 탓에 사우스웨스트 항공편 표를 샀다가 취소를 당한 승객은 대체 교통편이나 숙박, 식사 등 대책을 마련할 수 없는 경우가 흔하고,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을 맞는 경우도 많다. 화물 분실 등도 흔하다.

특히 덴버, 시카고, 볼티모어, 워싱턴DC 등에 발이 묶인 승객들은 전화기를 들고 몇 시간을 기다려도 사우스웨스트 고객센터 상담원과 통화 연결이 잘 안 된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앞서 27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스웨스트의 무더기 결항·지연과 보상책·대책 마련 미비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힌 교통부 트윗을 트위터에서 공유하면서 "항공사들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교통부는 사우스웨스트의 결항·지연 비율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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