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업계 첫 무료 서비스 첫 보상안…어떻게 합의됐나

오동현 기자 2022. 12. 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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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피해구간별 5만~3만원 현금 지급…피해규모 50만원 초과 사례 추가 지원키로
소상공인 실질적 피해지원 초점
장애 피해 대부분 인과성 뚜렷하지 않아…직접 피해 큰 경우 개별 지원 검토
"법리 대신 사회적 책임으로 사회적 합의"

[성남=뉴시스] 김금보 기자 = 카카오 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남궁훈 각자대표. (공동취재사진) 2022.10.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지난 10월 15일 대규모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카카오가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무료 서비스 이용자들에게도 전례 없는 일괄 보상 대책을 내놓으면서 대국민 신뢰 회복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장애와 개별 피해 간의 뚜렷한 인과성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음에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카카오의 결정이었다. 특히 법적 논쟁없이 피해보상에 합의하면서 소상공인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 당시 소상공인 보상안 최종 확정까지 4개월이 소요됐던 것을 고려하면 비교되는 행보다.

카카오는 29일 '1015 피해지원 협의체'에서 수립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장애 피해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김기홍 감사·차남수 정책홍보본부장,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최성진 대표,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최난설헌 교수, 카카오 송지혜 카카오톡 부문장으로 구성된 협의체는 약 40일간 10여 차례의 회의를 갖고 10만여 피해 사례를 전수 조사하며 소상공인의 실직적 피해에 초점을 맞춘 '일괄 현금 보상' 대책을 내놨다.

피해 지원은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반 이용자와 서비스 장애로 영업에 피해를 입은 비즈니스 파트너로 구분해 진행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지난 10월 19일부터 11월 6일까지 총 19일간 서비스 장애 피해 사례 접수를 받았고, 협의체는 피해 접수 금액 중앙값을 고려해 소상공인 지원 구간을 결정했다.

피해 접수한 소상공인 대상으로는 매출 손실 규모액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한다. 매출 손실 규모액이 30만원 이하인 경우 3만원, 3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인 경우 5만원을 지원한다. 협의체는 소상공인들의 피해 접수 사례를 분석한 뒤 피해 접수 금액 중앙값을 고려해 지원 구간을 결정했다. 50만원 초과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협의체 검토 및 피해 입증 과정을 통해 추가 지원을 고려할 방침이다.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는 향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카카오의 약속과 사과의 의미를 담아 이모티콘 총 3종(영구 사용 1종, 90일 사용 2종)을 제공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모티콘은 내년 1월 5일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카카오는 협의체 합의 사항 외에도 서비스 장애의 원인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담은 '다짐 보고서'와 중소사업자, 농수산물 생산자를 연결해주는 임팩트 커머스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감사 쿠폰 2종(2000원, 3000원), 카카오톡의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300만명)을 이용자들에게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협의체에 따르면 카카오 공식 채널을 통해 접수된 피해 신고 건수는 10만 5116건이다. 이 중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 접수 건을 제외하고 83.1%에 해당하는 카카오 사례 8만 7195건을 분석했다. 피해 신고 주체는 일반 이용자가 79.8%으로 가장 많았고, 소상공인 20%, 중대형 기업 0.2%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사례 중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 접수 건수는 1만4918건(17.1%), 무료 서비스 중 금전적 피해를 언급한 내용은 약 1만3195건(15.1%)이었으며, 이 외 접수된 5만9082건(67.8%)은 금전적 피해와 관련없는 문의, 의견, 항의, 격려 등으로 파악됐다.

[성남=뉴시스] 김근수 기자 =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포털사이트 다음과 카카오톡 사용이 일시중단 되었다. 사진은 포털사이트 다음 사이트. 2022.10.15. ks@newsis.com

협의체는 카카오 공식 채널 및 소상공인연합회 채널을 통해 접수된 사례를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대체 서비스가 존재하는 경우 등 장애와 개별 피해 간의 뚜렷한 인과성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직접적인 피해가 큰 경우 별도 과정을 거쳐 개별 지원을 검토하고, 그 밖의 경우는 카카오가 이용자들의 생활과 비즈니스 활동에 불편을 끼친 부분에 대해 사회적 책임 차원의 일괄 지원을 결정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김기홍 감사는 “카카오 1015 사태는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의 영업 사이에 긴밀한 생태계가 형성돼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협의체의 논의는 카카오를 영업 플랫폼으로 선택해 사용해온 소상공인들의 실질적 피해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법의 논리를 들이대며 피해보상 여부를 다투지 않고, 소상공인 피해에 공감하며 경제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기에 오늘의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앞으로 더 많은 플랫폼 기업이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하고 상생할 수 있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10만건의 실증 데이터분석을 통해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실질적 피해보상안을 만들기위해 노력했다. 국민의 실생활과직결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가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최성진 대표는 “실증적이고 합리적인 논의가 진행됐다“며 ”피해가 큰 이용자에 대한 지원 원칙과 전체 이용자에 대한 고려가 균형있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최난설헌 교수는 "협의체에서 다양한 불편 사례들을 검토하고 그에 합당한 지원안을 고심하면서, 전 국민이 이용하는 온라인서비스의 막대한 책임 뿐만 아니라 공정과 상생의 의미와 균형점을 살피는 계기가 되었다" 고 전했다.

카카오 홍은택 대표는 “이번 피해지원은 1015 장애를 계기로 사회가 저희에게 던진 질문들에 답해나가는 과정의 시작”이라며 “새해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과제들을 도출하고 실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지혜 카카오톡 부문장은 “협의체는 접수된 피해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각 단체를 대표하는 위원들과 함께 개별 사례를 수차례 검증 및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이번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와 국회 여야의 관심과 지원 역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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