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600 간다더니 2100선까지 추락…전망 왜 빗나갔나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2. 12. 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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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 지수를 모니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코스피 지수가 최대 360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빗나갔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쇼크에 긴축 압박, 성장률 부진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지수가 무난히 3000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별로 보면 KB증권이 3600으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은 상단을 3500선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3480), 다올투자증권(2850~3450)에 이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은 2800∼3400을 제시했다. 유안타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은 상단을 3300선으로 비교적 낮게 잡았다.

하지만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과는 다르게 새해 개장일이었던 지난 1월 3일 장중 3010.77이 올해 코스피 최고점이다. 이후 단 하루도 3000선을 넘은 날이 없었다. 전날에도 국내 증시는 2280.45에서 마감하면서 2300선도 무너졌다. 올해 첫 거래일(1월 3일) 2988.77에서 1년 사이 24.89%가 떨어졌다.

증권사의 코스피 전망치가 나왔던 지난해 11월에서 12월 사이 코스피는 2900선 안팎이었다. 새해에는 코스피가 20%가량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는데 실제로는 연중 내내 주가가 미끄러진 셈이다.

증권가에서 전망했던 코스피 밴드 하단 전망치는 2610~2850선이었다. 하지만 지난 9월 30일 코스피는 올해 장중 2134.77까지 떨어지면서 최저점을 기록했다.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중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증권가의 예상보다 글로벌 긴축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도 장기화된 영향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끝없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기 시작하면서 국내 증시는 본격적으로 휘청이기 시작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에 투자한 돈을 회수해 미국으로 옮겨가게 된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것과 동시에 달러도 빠져나가면서 환율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이라는 겹악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말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첫 금리 인상 시점은 6월로, 올해 총 인상 횟수는 3회로 전망했다. 하지만 막상 올해 뚜껑을 열고 보니 연준의 긴축 속도는 생각보다 더 빨랐다. 연준은 지난 3월 0.25%포인트 인상에 이어 올해 7차례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6·7·9·11월에는 사상 유례없이 4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리기도 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 한 해 증시는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구간을 지나왔다”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연간 약 20% 하락하며 2008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연간수익률 기준 약 22%가량, 코스닥은 35% 하락하며 주요 증시 중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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