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장일에도 급락…올해 코스피 25% 빠져 14년만에 최대 낙폭
코스피가 올해 마지막 거래일에도 2% 가까이 급락하며 2250선을 내줬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2977.65)보다 24.89%(741.25) 하락하며 한해를 마무리했다. 이는 금융위기때던 2008년(-40.73%) 이후 14년만 최대 낙폭이다. 시가총액은 436조원이 감소했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44.05포인트(1.93%) 내린 2236.4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25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10월 26일(2249.56) 이후 약 2달 만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2500선에 도전하던 코스피는 연이은 하락으로 2400선, 2300선을 차례로 내줬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14.72포인트(0.65%) 내린 2265.73으로 출발해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개인이 671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36억원, 57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국내 증시 급락은 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화되고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부진한 영향을 받았다. 애플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활동 정상화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과 세계적인 재확산 우려도 반영됐다”면서 “한편으로 중국 리오프닝이 인플레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일각의 해석도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코스피는 아시아 주요증시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연초대비 닛케이는 9%, 상해종합지수는 15% 가량 하락했다. 다만 35% 하락한 나스닥, 21% 하락한 S&P 500지수 등 미국 증시와는 하락폭이 유사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767조원으로 지난해말 보다 436조원이 감소했다.
코스피 주요 종목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네이버(-53.10%), 카카오(-52.80%)등 빅테크는 연초대비 반토막 났다. 하반기 들어 반도체 경기가 급락하면서 삼성전자(-29.37%)와 SK하이닉스(-42.75%)도 급락했다. 전기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던 현대자동차(-27.75%)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현대차는 장 마지막 날인 29일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올들어 6조8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이에따라 외국인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5%에서 31.4%로 줄어들었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증시 대기자금에 해당하는 국내 투자자 예탁금 역시 올해 대폭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일(12월3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7조5307억원이었으나 지난 28일 기준 투자자예탹금은 46조9844억원으로 1년새 30% 가량 감소했다. 증시를 떠난 투자자금은 은행 예·적금으로 옮겨가며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13.08포인트(1.89%) 하락한 679.2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지난해 말(1033.98)보다 34.30%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떨어진 1264.5원을 기록했다.
내년 첫 증시는 1월2일 오전 10시에 개장한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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