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사건건]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제 10명뿐…“윤 정부는 과거사 걸림돌로 생각하는 듯”

정창화 2022. 12. 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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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극우단체, 2019년부터 수요시위 반대해…피해자보호법 개정해 피해 부정하는 행태 처벌해야"
"윤석열 정권 들어 한일관계 개선이 가장 큰 목적 돼…과거사 걸림돌로 생각하는 듯”
"피해국이 왜 피해자 대변 않고 가해자 면죄부 주려고 하는지 의구심 들어"
"한국 정부, 누구의 정부인지…일본의 국익과 한국의 국익 동일시하는 듯"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서 선행해야 하는 건 일본의 진정어린 사죄와 반성"
"일본, 평화헌법까지 개정해 군사대국화…한국 정부 최소한의 견제와 비판 있어야"
"극우 단체, 안됐다는 생각 들기도…홀로코스트 피해자가 나치 편에 서 피해자 윽박지르는 꼴"
"정의기억연대는 국고보조금 0%, 회계 부정으로 검찰에 기소된 적도 없어"
"정의기…

■ 방송시간 : 12월 29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https://youtu.be/154lgKihPA4

◎범기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가 26일에 별세하셨습니다. 이제 생존자는 딱 열 분만 남아 계십니다. 더 늦기 전에 이 과거사 문제 매듭을 좀 지어야 할 텐데요. 오늘은 정의기억연대의 이나영 이사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나영: 안녕하세요?

◎범기영: 이사장님, 할머님들 건강 상태부터 여쭤봐야겠는데, 어떻게 지내십니까?

▼이나영: 굉장히 고령이시기 때문에 대부분 건강이 안 좋으십니다. 이용수 할머니만 좀 상대적으로 건강하셔서 이번 장례식장에도 계속 자리를 지키셨어요. 그래도 연세가 워낙 많으시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저희가 굉장히 걱정이 됩니다.

◎범기영: 시간은 흘러가는데, 그러니까 일본 쪽의 태도 변화가 정말 전혀 없어서, 소녀상 설치하는 운동 계속하고 계시잖아요? 지금까지 몇 곳 정도 설치가 돼 있습니까?

▼이나영: 국내에는 지금 작년, 그러니까 올해 11월, 현재까지 총 146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소녀상이라고 할 수는 없고요. 그러니까 소녀상 형태가 다양해요. 서 있는 소녀도 있고 앉아 있는 소녀도 있고 그리고 기림비 형태도 있습니다.

◎범기영: 비석 형태도 있군요.

▼이나영: 그리고 해외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까 비석 형태도 있고 또 중국 같은 경우는 한국의 소녀와 중국의 소녀가 같이 앉아 있는 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에는 지금 공공 부지에 약 18개 정도가 있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소녀상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만 일단 만든 다음에는 이게 어떤 의미인지, 그 지역의 주변 지역 사회, 커뮤니티하고 소통하고 이런 과정이 더 중요하지 않겠어요?

▼이나영: 맞아요.

◎범기영: 그런 것들은 어떻게 진행이 됩니까?

▼이나영: 일단은 소녀상 설치 취지는 각 지역 단체와 또 해외 같은 경우도 그 지역에 있는 시민 사회에서 진행을 합니다. 그 지역에, 국내 같은 경우는 그 지역에 할머니들이 계셨을 수도 있고 또 피해자들의 기억이 남아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것과 연결 짓는 게 필요하고요. 해외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독일 같은 경우는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를 소녀상을 통해서 다시 기억하고자 하는 움직임에서 만들어졌고요. 지금 필라델피아 소녀상이 확정이 됐는데 그 경우는 미국의 민주주의 역사 속에 사실 인종차별과 성차별 역사가 아프게 녹여져 있잖아요? 이 문제를 같이 연결해서 기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런 지역의 주민들과 시민들과 연결해서 이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계속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그렇죠. 상을 세우는 게 목적은 아닌 거니까.

▼이나영: 맞습니다.

◎범기영: 그걸 통해서 여론을 환기하는 게 중요해지는 거고요.

▼이나영: 맞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 소녀상을 설치하려다가 무산됐다고요? 왜 그렇습니까?

▼이나영: 사실은 아르헨티나에는 우리처럼 군부 독재 시절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구금당하고 암살당하고 고문당하고 한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옛날에 해군사관학교였던 자리가 있어요. 그 장소에 많은 시민들이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고 살해를 당했습니다. 이 장소에 그 살해당한 피해자들을 찾는 활동을 하셨던 시민단체, 5월의 광장 할머니회라고 했어요. 그 단체가 지금 해군사관학교 자리가 지금 기억의 박물관이 됐는데요. 그 박물관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제 여기에 아르헨티나 역사와 한국의 역사를 연결 짓는 소녀상을 만들고자 추진을 했었는데요.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본 정부가 일단 처음에는 일본 대사를 보내서 아르헨티나 정부에 만약에 이 소녀상이 세워지면 이것은 일본에 대한 모독이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안에 있는 한일과 일본인들 사이의 마찰이 우려되고 장기적으로는 일본과 아르헨티나의 외교적 마찰이 우려되기 때문에 설치하지 말라고 압박을 해요. 그런데 아르헨티나 정부에서는 이거는 시민사회가 하는 것이고 또 우리 역사와도 관계된 것이니 우리가 관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니까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실패한 거죠. 그러니까 기시다 총리가 지난 G20 정상회담에서 아르헨티나 대통령 직접 만나서 소녀상은 일본에 대한 모독이다. 반드시 설치돼서는 안 된다고 하고요. 만약에 설치가 된다면 지금 아르헨티나 IMF 체제에 있거든요. IMF에 투표권을 행사해서 진행된 투자 철회, 앞으로도 투자...

◎범기영: 그건 협박인데요?

▼이나영: 완전 협박을 한 거죠. 투자를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고요. 심지어 그 기억의 박물관이 지금 유네스코 등재 추진 중입니다. 이미 신청서를 낸 지 꽤 됐고요. 유네스코 등재를 못 하게 하겠다고까지 압박을 했어요. 그래서 일단 아르헨티나 시민사회에서는 일단 여기에서 우리가 제막식은 못 하지만 장기적으로 어떻게 할지 논의하는 그런 테이블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범기영: 일본 정부의 노골적인 압박으로 일단 아르헨티나 소녀상은 무산된 상황이군요. 독일 상황을 좀 볼까요? 독일 베를린에는 이미 소녀상이 설치가 돼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이미 설치된 소녀상 철거해라, 이런 일본 정부의 압박이 있었어요. 현지에 연결해서 상황을 좀 알아보겠습니다. 정선경 민화협 베를린 지부의 상임의장 나와 계시군요. 안녕하세요?

▼정선경: 안녕하세요?

◎범기영: 당시에 일본 정부의 압박, 어떤 형태로 진행이 됐었습니까?

▼정선경: 지난 4월 기시다 총리가 일본을 방문한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독일 총리에게 베를린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인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일본 산케이신문에 있었는데요. 그 자리에서 숄츠 독일 총리는 소녀상은 소녀상이 설치되어 있는 미체구청의 관할이라고 답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일본 관방 장관 등 정부 관계자나 일본 대사관에서 소녀상 철거를 위한 압력을 꾸준히 해왔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왔지만, 독일과 일본, 양국 간의 정상회담에서 총리까지 나서서 직접 소녀상 철거를 요청한 것은 놀라웠는데요. 그동안 소녀상이 설치되어 있는 베를린 미테구의 구의원들 또한 소녀상이 전시되었던 드레스덴 박물관 관계자 등 소녀상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불특정 다수의 일본인 이름, 독일인 이름, 심지어 한국인 이름으로까지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서 꾸준히 소녀상 철거 압박을 해오고 또 요청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범기영: 민간 차원, 정부 차원, 심지어 정상외교라는 공간에서까지 철거 압박을 했다. 그런데 와중에 우리나라 극우 단체가 현장 방문해서 또 철거해야 된다, 이런 주장도 했다면서요?

▼정선경: 네, 저도 이제 그 시위 현장에 가서 보았습니다. 갑자기 위안부 사기 청산 연대 소속 4명이 한국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와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 소녀상 철거를 위한 집회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베를린 한인 동포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경악을 금치 못했고, 소녀상을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에 소녀상 앞으로 모여들었습니다. 2년 전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지 열흘밖에 안 된 시기에 구청의 철거 명령을 받아서 코로나와 추위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베를린 한인 동포들은 독일 시민들, 일본인들 또 다른 국가 출신 등 많은 사람들과 함께 추위에 떨기도 하고 마스크를 끼고 거리 유지를 하면서 수많은 집회와 소녀상 앞 작은 음악회 등을 해가면서 그간 소녀상 지키기 활동을 힘들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철거하라고 한국에서 베를린까지 온 것을 보고 한인 동포들은 같은 동포로서 부끄럽기까지 하다고 했기도 했고요. 그리고 이제 한국에서 온 그들은 미리 집회 신고를 해서 소녀상 앞에 자리를 잡고 한글, 영어, 일본어, 독일어로 쓰인 위안부 사기 이제 그만이라는 등의 현수막을 들고 가끔 한국어로 구호를 외치며 본인들의 영상을 찍었습니다. 그들은 이제 한국어로 크게 외치곤 하긴 했지만 지나가는 독일 시민들이나 이들에 대항하는 시위를 하는 다른 국가 출신들의 시민들은 비싼 항공료까지 지불하고 원정 시위를 와서 영어로 아니고 이해가 안 되는 한국어로 계속 이야기를 하는데,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라고 하면서 자신들의 모습만 영상으로 중계를 하다니, 저런 시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라고 묻기도 했고요. 한 일본인 여성은 보수 단체의 시위에 대해서 끔찍하고 치욕적이라고 표현하기까지도 하였습니다. 한인 동포, 독일인, 일본인 그리고 많은 다국적 시민들 약 100명은 매일 소녀상 맞은편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구호를 외치면서 보수 단체의 시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범기영: 보수라는 표현도 좀 아까울 지경인데. 일본은 정상외교에서까지 그렇게 압박을 한다는 거 아니에요? 우리 정부는 현지에서 어떤 노력을 좀 하고 있습니까?

▼정선경: 현지에서는 이제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대사관 차원에서 철거 압력을 넣는데, 우리 한국은 민간 차원에서만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베를린시는 일본 도쿄와 자매 결연을 맺고 있고 미테구도 도쿄 신주쿠와 자매 결연 등 양국 간에 자매 결연을 맺고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이해를 위해서 노력하는 데 비해서 아직 한국의 도시는 베를린과 자매 결연을 맺은 곳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지자체들도 이제는 이런 노력도 좀 강구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범기영: 가해자들이 오히려 정부 정상까지 나서서 큰소리치는 그런 상황인데, 우리 정부도 움직였으면 좋겠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베를린의 정선경 의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선경: 감사합니다.

◎범기영: 서울에서도 수요 집회 계속되죠? 어제가 아마 올해 마지막 집회였다고 제가 들었는데요.

▼이나영: 네, 마지막 집회...

◎범기영: 여기에도 극우 단체가 왔었다고요?

▼이나영: 극우 단체들이 수요 시위를 방해한 게 총 2019년부터 시작됐어요.

◎범기영: 꾸준하군요.

▼이나영: 꾸준히. 그들이 와서 주장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강제 동원은 없었다, 성노예 설은 사기다, 그리고 여성들은 자발적으로 간 매춘부다, 이게 큰 주장이고요. 그 주장을 하기 위해서 몰려와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고성 그리고 아무 의미 없는 소음 방출, 심지어 거기 참가자들과 활동가들에게 성희롱적 욕설과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사실은 우리나라 법에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이 있어요. 그래서 지원법이 있잖아요? 그런 법 자체가 잘못됐다, 사기다, 라고 얘기하고 있고요. 그리고 그 할머니들을 개별적으로 명단을 하나하나 붙여서 다 모욕을 하고 있어요. 돈을 얼마 받았다, 사실 그거를 들고 베를린까지 갔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지금 일단은 피해자 보호법을 개정해서 우리나라 법에서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정하는 것, 그런 행태에 대해서는 좀 처벌을 해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양벌 규정까지 넣어서 뭔가 제재할 수 있도록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나영: 네, 맞습니다.

◎범기영: 오죽하면 이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피해자들을 오히려 모욕하다니요. 어제가 위안부 협상 타결 7년 되는 날이었고, 그러니까 이 협상 타결됐을 때도 굉장히 분노해도 항의도 많이 하셨고. 그런데 올해 7월에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공식 합의니까 존중한다, 이런 의사 표명이 있었어요. 외교부에 질의하셨잖아요. 답변은 좀 받으셨습니까?

▼이나영: 저희가 이제 2015 한일 합의의 문제점에 대해서 먼저 좀 짚어야 될 것 같은데, 한일 합의는 사실 합의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기자회견 형태로 돼 있고요. 어떠한 공식 문서도 없습니다. 그리고 당시에 피해자들과 또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았었고요. 무엇보다 문제는 애매모호한 유감 표명과 법적 배상금이 아닌 어떻게 보면 위로금이라고 본인들이 입으로 얘기했으니까, 위로금 10억 엔으로 화해치유재단을 설립한 겁니다. 그 대가로 우리는 어떤 UN이나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제기할 수 없고 그리고 일본 대사관 앞에 소녀상 철거, 이것으로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한국 정부와 약속했죠. 굉장히 굴욕적 합의였죠. 더 충격적인 것은 이면 합의가 있는데요. 관련 시민단체를 관리하라는 게 하나 있고요. 또 하나는 제3국 소녀상을 철거하거나 설치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베를린 소녀상 등 일본 정부가 저렇게 나서서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것도 사실은 2015 한일 합의의 이면 합의하고 관계가 있습니다.

◎범기영: 합의한 걸 왜 지키지 않느냐, 이런 거군요?

▼이나영: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 보고 오히려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금 윽박지르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사실은 문재인 정권 당시에 TF 검증 보고서를 낸 바가 있고요. 거기에서도 굴욕적이고 졸속적인 정치적 합의였다. 피해자 중심 원칙에서 어긋났다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권 들어서서 계속해서 이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딱 한 마디만 해요. 2015 한일 합의 정신 준수, 계승, 이 얘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냐, 그렇다면 지금 일본 정부가 그렇게 주장하는 것에 다 동의하는 것이냐. 이렇게 소녀상 철거하고 역사 왜곡을 하고 부정하는 일본 정부에 동의하는 것이냐, 이런 질문을 저희가 아주 구체적으로 했는데요. 딱 두 줄이 왔습니다. 2015 한일 합의는 정부 간 합의다. 우리는 피해자 명예 회복을 위해서 노력하겠다. 딱 두 줄이 왔습니다. 너무 놀랍죠?

◎범기영: 설명이 되는지 참... 판단은 시청자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지금 막 속보가 하나 들어왔네요.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 현장의 사망자 수를 저희가 조금 전에 6명으로 전달해드렸는데요. 소방당국에서 5명으로 정정했습니다. 경인고속도로 화재 현장의 사망자를 6명에서 5명으로 소방당국이 정정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1명을 중복 집계한 것으로 전해져 들어오네요. 영상을 하나 보고 갈까요? 이번 달 초에 외교부가 제동을 걸면서 강제 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국민 훈장 받으시려고 했던 거, 이 서훈이 취소됐습니다. 당시에 사사건건이 인터뷰 했었는데요.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양금덕/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난 13일)
그런데 지금까지 왜 일본 사람을 그렇게 무서워하나요? 뭐 때문에. 우리 힘으로도 우리
한국이 살 수가 있는데 그것이 원통해 죽겠어요. 그러니까 내가 살아있을 때 사죄를 받
고 죽을지, 아닐지 그것이 내가 제일 희망 사항이에요. 사죄라도 받고 잘못했다는 소리
를 내 귀로 들으면 죽은 귀신이라도 (여한 없이) 활발히 가겠는데 내 생각에는 그것이
제일 지금 원통하고 분해요.

◎범기영: 피해자들은 정말 일관되게 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바라는 게 돈도 아니다. 진심 어린 사과만 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계속하시는데, 그러니까 한국 정부의 태도를 보면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이 목표에 좀 목을 매는 것 같아요. 왜 자꾸 이렇게 흘러가는 거라고 파악하고 계십니까?

▼이나영: 글쎄요. 그거는 윤석열 정권의 관계자한테 여쭤봐야 되겠지만 저희가 사실 파악한 바로는 이 정권 들어서서 계속해서 한일 관계 개선이 가장 큰 목적이고 그 목적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는 게 과거사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일본 정부는 사실은 강제 동원 문제가 또 위안부 문제도 그렇고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고 모든 것이 법적으로 끝났는데 오히려 한국이 떼를 쓴다. 그러니까 너네가 해법을 가져오라고 계속 고압적인 자세를 취했잖아요?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계속 구걸하면서, 만나달라고 구걸하면서 구걸 외교를 하고 심지어는 만나지 않겠다는 사람을 쫓아가서 잠깐 면담하는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사실 과거사 문제에서 가장 퇴행적인 행태를 보였던 아베 전 수상 장례식에, 일본 사람들도 반대하는 장례식이었죠? 그 국장에 한국 정부 대규모 파견단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할 때 왜 이렇게 피해국이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고 또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가해국의 편에 서서 가해국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하는지,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뭐가 정말 책이 잡혀서 그러는 것인지 저희가 오히려 의구심을 가지는 상황입니다.

◎범기영: 최근에 외교부에서 강제 징용 피해자 보상 방안, 배상이라면 잘못한 쪽이 배상을 해야 되는 거죠? 우리 대법원의 판결 취지는 가해 기업이 돈을 내라는 거예요, 한마디로 말하면.

▼이나영: 맞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우리 정부가 마련한 안은 이렇습니다. 우리 행안부 산하에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지원 재단을 통해서 우리 기업의 기부금으로 배상금을 대신 지급한다. 거의 이쪽 방향으로 확정해 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평가하십니까?

▼이나영: 사실은 그 방안은 오랫동안 논의된 것 같아요, 이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지난 11월에 좀 놀라운 발표가 하나 있었는데, 한국의 대통령실 관계자가, 유력 관계자가 화해치유재단 잔여금이 남아 있습니다. 그 잔여금을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해 주는, 보상해 주는 거죠, 사실 배상이 아니죠.

◎범기영: 2015년에 출연했던 그 10억 엔.

▼이나영: 그 일부 남아 있는 부분을 거기에 쓰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어서 저희가 이제 또 성명서를 낸 바가 있는데요. 이제 그게 안 되니까 결국은 한국 기업, 그러니까 가해 기업인 일본 기업이 아니라 한국 기업의 돈을 출연해서 피해자들에게, 사실은 우리가 법적 배상을 받아야 되는데, 이것도 사실은 문제가 되는 부분이죠. 한국 기업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서 배상금 대신 지급하겠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사실 규정까지 바꾸지 않았습니까? 저는 이 한국 정부가 누구의 정부인지 그리고 계속 얘기하는 국익이 누구를 위한 국익인 건지, 우리는 일본의 국익을 혹시 한국과 국익과 동일시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범기영: 그런데 이런 말씀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북한의 위협이 계속해서 고도화되니까, 핵 능력도 계속 고도화되고 미사일도 이제는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는 미사일도 갖고 있는 것 같고, 이런 상황에서 한일 간의 뭔가 협력, 군사적인 협력까지도 고려하는 그런 것들을 감안하면 이제 좀 매듭짓고 가야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어떤 말씀을 주시겠습니까?

▼이나영: 사실 우리가 북한의 지금 도발 행위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해야 되는 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이 어떤 나라입니까? 19세기 후반부터 군국주의와 전쟁을 통해서 제국주의가 됐고 여기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가 우리나라고 그것 때문에 또 분단이 됐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일본과의 관계에서 가장 선행돼야 될 것은 일본의 진정 어린 사죄와 반성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없는 상황에서 일본의 욱일기를 단 일본 해상 자위대가 독도 인근까지 들어오고 심지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얘기하는데 거기에 들어오고, 최근에는 적 기지 타격 능력까지 지금 확인하고 있으면서 사실 적에서 공격할 것이 감지된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타격하겠다고 지금 선언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사실 일본이 전범 국가라는 것을 최소한 우리가 장치로 앞으로는 전쟁하지 않는 국가가 돼야 된다고 말하는 평화헌법이 있지 않습니까? 그 평화헌법까지 개정하면서 이렇게 군사 대국화로 가는 데 대해서 한국 정부가 최소한의 어떤 비판과 견제가 있어야 된다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할머님들은 여전히 사과 요구하고 계시고요. 방금 이사장님도 진심 어린 사과, 이런 표현을 좀 쓰셨는데, 형태라면, 어떤 거라면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그럼?

▼이나영: 사실 사과라는 것은...

◎범기영: 백 번을 해도 모자라는 것이죠. 그러니까 오히려 사과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계속 이루어져야 되는 것이고 그 방식은 국가가 공식적으로 의회를 거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렇게 해서 사과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UN에서 관련한 권고안이 굉장히 많이 나왔고요. 최근 11월에도 UN 자유권 규약위원회에서 권고안이 하나 나왔습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너무나도 진전이 없다. 거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국가의 공식적인 사과, 법적 배상, 심지어 가해자 처벌까지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 교과서에 기록하고 지금 이런 극우 행태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에요. 이렇게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고 하는 행태에 대해서 단호히 대처하라고 권고를 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하나도 움직이고 있지 않죠.

◎범기영: 국제사회의 권고, 그러니까 그냥 무조건 피해자들이 우기는 게 아니라 국제사회의 일치된 권고를 왜 지키지 않느냐, 이런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와중에 아까 이제 국내에서도 극우 단체들 행태를 좀 봤잖아요? 그분들한테는 어떤 말씀을 해 주고 싶으십니까?

▼이나영: 어떤 때는 참 안됐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왜 저 사람들은 자국의 시민들의 피해에 대해서 눈을 감고 가해국의 편에 서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가. 예를 들어 이런 거죠.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이 오히려 나치의 편에 서서 피해자들을 윽박지르고 모욕하는 행위하고 같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분들이 정말로 역사를 바로 보고 정말 인간이라는 심정에서,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이 역사를 바라보고 피해자들을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좀 다른 내용인데, 어제 대통령실에서 정부 보조금 문제 제기하면서 시민단체에서 부정하게 집행하는 사례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언급한 게 정의연이었어요. 관련해서는 어떤 해명을 좀 하시겠습니까?

▼이나영: 저희는, 정의기억연대는 회계 부정으로 검찰에 기소된 바가 없습니다. 일단 그걸 바로잡겠고요. 두 번째는 지난 2년간 어떠한 국고보조금도 받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순수하게 시민들의 모금으로 운영되는 단체입니다. 그래서 지금 현장에서 오히려 일본 정부와 극우 세력에 맞서서 싸우면서 갖은 고생을 하고 있죠. 그래서 많은 시민들이 그래서 도와주고 계십니다. 그런 점에서는 저희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다만 윤석열 정권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정권 들어서서 노조, 언론, 시민단체를 적으로 규정하고 계속해서 공개적으로 탄압하겠다고 언급하면 그다음에 이제 결국 검찰이 움직이겠죠? 이런 수순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퇴행시켜도 되는 것인가, 질문하고 싶습니다.

◎범기영: 그런데 윤미향 의원에 대한 재판은 1심이 지금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제가 알고 있고, 그 내용 중에 일부는 국고보조금 관련한 부분도 있지 않습니까? 회계를 정상적이지 않은...

▼이나영: 회계가 아니고요.

◎범기영: 개인 통장으로 집행했다거나.

▼이나영: 네, 그렇죠. 그건 회계가 아니고요. 개인 통장으로 지급한 문제가 윤미향 의원이 지금 기소된 건으로 있습니다. 그 부분은 재판이 곧 1심이 2월 초쯤에 나올 거라고 예상하고 있어요. 그때 저희가 최종적으로 정리해서 의견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이제 전 세계에 소녀상 설치하는 작업 계속하고 계시고, 내년에 정의연의 어떤 목표나 계획이랄까요? 어떤 게 있다면 뭘 제시하시겠어요?

▼이나영: 일단 저희가 지금까지 해왔던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작업, 그것은 꼭 일본 정부에게 요구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데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다만 움직이지 않고 있는 부분도 참 안타까운데요. 그런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는 그 작업은 계속할 거고 그리고 피해자들이 요구했던 일곱 가지 사항, 계속해서 저희는 요구할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실은 기억과 기록 작업이 중요하죠. 그리고 이 기억과 기록을 어떻게 계승할 건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크게 세 가지로 일단 내년에는 디지털 아카이브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일어, 중국어까지 해서 전 세계 시민들이 이 역사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결국은 평화의 소녀상이죠? 이를 통해서 전 세계 시민들이 우리가, 시민들이 일궈낸 역사와 민주주의 역사, 인권의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방식일 거고요. 마지막으로 이런 것들을 통해서 연구, 교육, 전시 그리고 사실 저희가 장학 사업도 합니다. 이런 것들을 꾸준히 해나갈 예정입니다.

◎범기영: 시간이 다 됐는데, 짧게요. 이용수 할머니는 국제 전범 재판소에 제소하자, 이런 주장도 계속하고 계시잖아요. 정의연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이나영: 저희는 할머니가 원하는 것, 그것이 가장 올바르다고 한다면 당연히 지원하고 지지합니다.

◎범기영: 알겠습니다.

▼이나영: 다만 안타까운 것은 한국 정부가 전혀 움직이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범기영: 여기까지 듣죠. 이나영 이사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나영: 감사합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정창화 기자 (hw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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