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댕댕이와 겨울 산책
반려견 산책을 놓고 보면 겨울은 챙길 게 많은 계절이다. 반려견에게 위협이 되는 요소가 많은 까닭이다. 추위를 막을 옷을 입혀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신발도 신긴다. 눈이라는 복병을 만나는 날이면 해야 할 일은 더 늘어난다.
즘은 털 달린 동물에게 왜 굳이 옷을 입히냐는 ‘개 옷 논쟁’이 무의미할 만큼(전에는 옷 입은 수리를 못마땅해하는 안면부지의 간섭러들을 여러 차례 만났다) 겨울에 산책하는 개들이 옷을 입은 풍경은 당연해 보인다. 아무리 털이 있어도 따뜻한 실내에서 생활하는 반려견이 갑자기 집 밖의 차가운 공기를 접하는 건 건강에 좋지 않다.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심혈관에 무리가 가고, 오랜 시간 바깥에 머물다 보면 저체온증에 걸릴 수도 있다. 특히 반려견이 나이가 많거나 심장병과 당뇨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또 마른 체형이나 단모종이라면 더더욱 추위를 견디기 힘들다. 따라서 겨울에는 옷을 입혀 체온을 유지하고 산책 시간을 짧게 갖는 것이 좋다.겨울철 반려견의 발바닥 관리는 더 세심해져야 한다. 바람이 차고 공기가 건조해 발바닥이 잘 갈라지는데, 또 이런 이유로 쉽게 상처가 나 혀로 핥다 보면 습진이 생기기도 한다. 건조와 습진이라는 양극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잘 씻고 말린 뒤 보습제를 발라 주는 것이다. 동상의 위험도 있다. 개 발바닥의 패드는 지방층으로 이루어져 냉기와 열기를 어느 정도 견디게 하지만, 한여름에 화상을 입듯 겨울에는 동상에 걸릴 수 있다. 반려견에 신발을 신기면 보호 효과는 있지만 수리를 비롯해 많은 개가 신발을 불편해 하는 것이 해결 과제긴 하다.
눈을 밟은 날에는 발가락 사이를 각별히 꼼꼼하게 살피자. 제설용으로 뿌린 모래와 염화칼슘이 발바닥 패드는 물론이고 발가락 사이에 끼어 불편감을 유발하고 계속해서 이물질에 피부가 쓸리면 상처가 날 수도 있다. 또 염화칼슘은 반려견이 핥으면 위장이나 신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자동차 부동액의 에틸렌글리콜은 반려견 신장에 치명적인 독성을 일으킨다. 산책 후에는 반려견이 발바닥을 핥지 않게 곧장 발부터 씻고 말리고, 구토나 발작, 침 흘림, 헐떡거림 증상을 보이면 곧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가야 한다.
겨울 산책은 눈 건강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람이 강한 겨울에는 모래나 먼지 같은 이물질이 날려 안구에 들어가면 상처를 낼 수 있다. 또 눈 쌓인 거리를 산책한다면 흰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이 눈에 극심한 피로감을 주고 시력을 떨어뜨린다. 겨울철 흰 눈에 반사된 자외선 강도는 여름철 뙤약볕 백사장에서 노출되는 자외선 양의 두세 배에 달한다고 한다. 때문에 요즘은 반려견에 고글을 씌우기도 하는데, 꼭 겨울이 아니어도 산책 때 선글라스나 고글을 착용하면 반려견의 눈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노령견이라면 홍채가 위축돼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눈이 부셔서 활동하기가 불편하므로 선글라스나 고글로 눈부심을 최소화해 주면 좋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1호 (23.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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