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시장 잡자" 황반약에 꽂힌 K바이오
국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회사들이 항암제와 자가면역치료제를 넘어 안과질환 바이오시밀러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안과질환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 추세인 데다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가격대가 너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안과질환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종근당의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내년부터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된다. 루센티스는 시력장애를 유발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A'의 효과를 억제시키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황반변성 치료제다. 이 약물은 지난해 글로벌 연간 매출액이 약 4조원에 달했다. 황반변성은 망막에 위치한 황반의 노화, 염증 등으로 시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을 일컫는다.
삼바에피스의 '아멜리부(SB11)'는 1병(0.23㎖)당 상한액이 46만3773원으로 책정됐다. 종근당의 '루센비에스(CKD-701)'는 1병(0.3㎖)당 상한액이 30만원으로 정해졌다. 1병(0.3㎖)당 상한금액이 82만636원인 오리지널 의약품 루센티스보다 50~60%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급여목록에 등재되며 두 회사가 개발한 안과질환 바이오시밀러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판매될 수 있게 됐다. 삼바에피스의 아멜리부(미국 제품명 바이우비즈)는 이미 미국에서 조금씩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종근당의 루센비에스는 루센티스가 보유한 적응증 5개를 모두 확보했다. 임상시험을 통해 루센티스와의 높은 동등성도 확인했다. 종근당이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바이오시밀러다. 종근당은 동남아시아 및 중동 지역을 대상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장해갈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은 내년 6월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되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뛰어들고 있다. 아일리아도 VEGF를 억제해 혈관 신생을 막는 황반변성 치료제다. 이 제품은 지난해에만 전 세계에서 약 12조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삼바에피스는 지난 3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5'에 대한 임상 3상을 종료했다. 루센티스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개발하는 기업은 삼바에피스와 독일 포마이콘 두 곳뿐이다. 삼바에피스 관계자는 "미국 바이오젠과 2019년 계약을 체결해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안과질환 치료제 판매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도 현재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에 대한 임상 3상을 유럽에서 진행 중이다. 임상 3상은 내년 4월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바이오 회사들이 안과질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 인구 증가로 황반변성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데이터 분석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28년까지 미국 등 9개 주요 국가에서 습성 황반변성 시장 규모는 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미충족 의료 수요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황반변성은 1~2개월 간격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 경우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동등한 효능을 발휘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평생 치료해야 하는 황반변성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국가 헬스케어 재정 비용 감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신유경 기자 /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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