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초기 신규 암 환자 감소...췌장암‧담낭암은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의료이용이 감소하면서 암 진단 건수는 줄어들었다. 신규 암 환자 수도 감소한 가운데 암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췌장암과 담낭 및 기타담도암 환자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암 발생순위도 바뀌었다. 남성은 전립선암이 발생순위가 높은 암 세 손가락에 꼽혔으며 여성은 발생순위가 높은 5개 암에 췌장암이 새롭게 포함됐다. 폐암도 환자 비중이 늘었다.
29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신규 발생한 암환자 수는 24만 7952명으로 2019년 25만1770명 대비 9218명(3.6%) 감소했다.
성별에 따른 암 환자수는 남성 13만 618명, 여성 11만 7334명이다. 전년 대비 남성은 4866명(3.6%), 여성은 4352명(3.6%) 감소했다.
전체 인구 10만 명 당 연령표준화발생률은 482.9명으로 전년 대비 32.2명(6.2%) 감소했다. 성별 암 발생률은 전년 대비 남성 44.0명, 여성 24.7명이 감소했다. 연령표준화발생률은 연령구조가 다른 지역별 또는 기간별 암발생률을 비교하기 위해 각 연령군에 해당하는 표준인구의 비율을 가중치로 부여해 산출한 평균 발생률이다.
매년 증가하던 암 발생자수가 감소한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사태 중 의료기관 이용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건강보험가입자의 암 검진 수검율은 2019년 55.8%에서 2020년 49.6%로 6.2% 감소했다.
2020년 신규 암 진료 환자수도 2019년 대비 3.0% 줄었다. 2017~2019년 동월 평균 대비 3, 4월에 입원 16.4%, 외래 16.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 수가 안정화되며 일상 속 거리두기가 시행되기 시작한 6, 7월에 감소폭이 각각 3.0%까지 줄었다가 이후 13.8%, 14.1%까지 차차 증가했다.
신규 암 환자 수가 감소한 가운데 발생순위가 높은 10개 암 중 췌장암과 담낭 및 기타담도암 발생 건수는 증가했다. 췌장암은 26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으며 담낭 및 기타담도암도 전년대비 24명 신규 환자가 늘었다.
발생건수 상위 다섯 개에 속하는 암들은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 암종별 신규 환자 수는 갑상선암 1827명, 폐암 1292명, 대장암 1549명, 위암 3058명, 유방암 101명 등이 전년대비 감소했다.
●남성 전립선암, 여성 폐암‧췌장암 발생순위 높아져
2020년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2만9180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폐암(2만8949명), 대장암(2만7877명), 위암(2만6662명), 유방암(2만4923명), 전립선암(1만6815명), 간암(1만5152명) 순으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과 폐암은 2019년에 비해 각각 1827명(5.9%), 1292명(4.3%) 감소했지만 2019년에 이어 발생순위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2020년 남성에게서 신규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암은 폐암으로 나타났다. 1만9657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이어 위암(1만7869명), 전립선암(1만6815명), 대장암(1만6485명), 간암(1만1150명), 갑상선암(7458명), 췌장암(4324명), 신장암(4135명), 담낭 및 기타담도암(4012명), 방광암(3826명) 순이었다. 2019년 대비 전립선암의 발생순위가 4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
여성은 유방암이 2만4806명의 신규 환자수를 기록하며 발생건수가 가장 많았다. 이어 갑상선암(2만1722명), 대장암(1만1392명), 폐암(9292명), 위암(8793명), 췌장암(4090명), 간암(4002명), 자궁체부암(3492명), 담낭 및 기타담도암(3440명), 자궁경부암(2998명) 순이었다. 여성은 2019년 발생건수 4~6위 암이 위암, 폐암, 간암 순이었다가 2020년 폐암, 위암, 췌장암 순으로 바뀌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국내 암 발생 추이에 대해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암종인 6대암에 해당하는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은 최근 10여 년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유방암의 발생률은 20년간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 외에 전립선암은 1999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이며 2012년부터 감소했던 갑상선암은 2015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표준인구로 보정한 우리나라 암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62.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00.9명 보다 낮다. 미국(362.2명), 프랑스(341.9명), 캐나다(348명), 이탈리아(292.6명)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세계표준인구는 연령구조가 다른 지역, 기간별 비교를 위해 세계표준인구를 기준인구로 연령표준화한 수치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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