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MS 빗장 풀어주는 정부…‘공공 데이터’ 독과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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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등급제를 개편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까지 아마존(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적잖은 비용을 들여 보안인증을 받았는데도 인증을 받지 않는 글로벌 사업자들과 공공 시장을 두고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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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등급 상·중·하로 나눠 ‘논리적 망분리’ 허용
국내기업들 “글로벌 공룡에 공공데이터 잠식될 것”
정부가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등급제를 개편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까지 아마존(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클라우드 보안인증 등급제 도입을 위한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보안인증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기존 단일했던 인증 체계였던 보안인증을 3등급(상·중·하)으로 나눠 하위등급의 보안규제를 풀어주는 내용이다.
특히 하등급의 경우 기존 ‘물리적 망분리’ 인증 기준을 없애고 ‘논리적 망분리’를 허용한 게 업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리적 망분리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민간 서비스 영역과 분리된 공공기관용 서버를 둬야 한다는 보안 기준으로, 이는 외국계 클라우드의 진출을 제약하는 요소였다.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와 글로벌 클라우드사들은 한국 정부에 보안인증 완화를 줄곧 요구해왔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적잖은 비용을 들여 보안인증을 받았는데도 인증을 받지 않는 글로벌 사업자들과 공공 시장을 두고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보안인증을 받으려고 물리적 망분리를 위한 많은 비용과 인력, 시간을 투자했는데 갑자기 기준이 완화돼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빅테크 공룡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더 좁아질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론 데이터 주권까지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클라우드 산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19~2021년 민간 영역에서 아마존이 70%, 마이크로소프트가 9.4% 시장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법 개정으로 작은 기업들의 시장 진출 등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논리적 망분리가 허용되는 하등급의 경우 개인정보가 없는 공동 데이터 운영 시스템을 다룰 수 있게 하고, 상등급은 민감 정보를 포함한 행정업무 시스템, 중등급은 비공개 업무자료를 포함한 시스템을 다루는 방법으로 보안을 유지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행정예고 기간에 간담회 등을 열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1월 중 공포할 개정안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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