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아니면 ‘쪽박’…분양 성적표 ‘이것’이 갈랐다

부산의 랜드마크인 광안대교. [매경DB]

부동산 하락장이 본격화하면서 분양시장에도 한파가 불어 닥친 가운데 단지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분양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청약 성패를 결정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향후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해 가격 수준에 따른 온도차가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남천동 ‘남천자이’ 1순위 청약 경쟁률이 53.77대 1로 집계됐다. 57가구 모집에 3065명이 몰렸다. 특히 푸른 바다와 광안대교 조망이 가능한 전용면적 84㎡A의 경쟁률이 481대 1로 가장 치열했다. 이 외에도 ▲59㎡A(106.67대 1) ▲84㎡B(86.00대 1) ▲59㎡C(83.00대 1) ▲59㎡B(73.00대 1) ▲74㎡B(64.50대 1) ▲84㎡C(35.55대 1) ▲74㎡C(35.18대 1) ▲84㎡D(16.88대 1) 등 모든 타입이 흥행했다.

남천자이에 실수요자들이 관심이 집중된 요인으로 합리적인 분양가가 꼽힌다. 남천자이의 3.3㎡당 분양가는 3000만원으로, 전용 59㎡와 전용 84㎡의 분양가는 각각 6억원대와 10억원대 수준으로 책정됐다.

인근 단지의 시세보다 낮은 수준이다. 남천자이와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삼익비치타운’ 전용 84㎡는 지난 10월 10억9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금은 네이버 부동산 기준 12억원대에서 13억원대 매물이 대다수다.

반면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두 단지는 미달됐다. 경기 광명시 광명동 ‘호반써밋 그랜드에비뉴’ 1순위 청약 경쟁률은 0.63대 1에 불과했다. 293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184명만 청약 통장을 사용했다. 타입별로는 ▲74㎡A(2.33대 1) ▲84㎡A(1.54대 1) ▲59㎡B(1.2대 1) 등을 제외하고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호반써밋 그랜드에비뉴 전용 84㎡ 분양가는 8억8000만원에 육박한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광명해모로이연’ 전용 84㎡가 지난 10월 7억7500만 원에 매매됐음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철산동 ‘철산자이 더헤리티지’ 역시 1순위 청약 경쟁률이 0.97대 1로 낮았다. 930가구를 모집하는데 902명만 신청한 것이다. ▲59㎡C(9.75대 1) ▲84㎡A(2.58대 1) ▲84㎡B(2.02대 1) ▲84㎡C(10.33대 1) ▲84㎡B(2.02대 1) ▲114㎡A(2.50대 1) ▲114㎡B(2.00대 1) ▲114㎡C(2.54대 1)을 제외한 타입은 목표 청약자를 채우지 못했다. 철산자이 더헤리티지 전용 84㎡ 분양가는 10억원대다. 지척에 자리 잡고 있는 ‘철산래미안자이’ 전용 84㎡가 지난 11월 7억8000만원에 팔린 바 있어 청약자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는 해석이다.

오랫동안 ‘준서울’로 불려 올 정도로 우수한 입지를 자랑했던 광명의 청약 참패에 부동산시장도 충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청약 수요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광명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어 8년간 전매가 제한되고 2년간 의무적으로 실거주를 해야 하는 등 고강도 규제를 받는데다가 내년 공급 물량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다른 단지와 구분되는 특성이 없는 이상 수도권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며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부동산 규제 지역을 추가로 해제해도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