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신간 소개 『노마드 투자자 서한』
조합의 첫 투자 대상은 16개 산업과 18개 기업. 집중 투자된 섹터는 TV와 신문, 출판 등 미디어 산업, 호텔과 리조트, 모바일과 통신 섹터였다. 이들은 진정한 기업가치의 절반 가격에 불과한 싼 회사를 최우선으로 두면서도 동시에 소유주 중심의 경영진이 운영하고, 장기적으로 주주의 부를 창출하는 자본 배분 전략을 실행하는지를 중요시했다. 세 조건을 모두 갖춘 회사는 드물었다. 비밀주의를 지켜온 이들이 공개하는 투자 리서치 과정은 탐정의 수사나 탐사 저널리즘과 비슷하다.
2001년 첫 서한에서는 미국의 레이싱 경주로를 소유한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에 포트폴리오의 3.7%를 투자한 이유를 공개한다. 카레이싱이 대규모 관중을 동원하며 상업적으로 성공했고, 전국적으로 중계권 사업이 확장됐다는 이유다. 2000년대 초반 이들의 주력 종목은 코스트코, 델, 아마존, 버크셔 해서웨이였다. 조합의 연간 수익률이 인덱스 지수를 가뿐하게 누르는 승승장구의 과정을 따라 간다. 이 책에서 아무래도 가장 궁금한 대목은 아마존, 코스트코의 발굴일 것이다. 2002년 서한은 샘스클럽과 함께 창고형 매장 산업을 독과점하고 있는 코스트코에 투자한 이유를 공개한다. 회원제를 통해 아주 단순하고 정직한 고객 제안을 하는 이들의 사업을 “소매 유통 버전의 무한 동력 기관”이자 “완벽한 성장주”라고 단언하며 284개 매장을 운영하던 이들이 미국에서만 1000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2006년 서한은 아마존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좋은 투자와 좋은 기업적 의사결정은 동의어”라면서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옹호한다.
사실 조합의 비범한 면모는 14년간 인내심을 갖고 종목을 보유했다는 점에 있다. 이들은 말한다. “올바른 투자는 비인기 스포츠와 같다. 실적을 내려면 군중과 다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군중에게는 없는 것이 바로 인내심”이라고 꼬집는다. 이들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상위 5개 종목에 비중의 50%를 싣는 집중투자, 그리고 장기투자다. 투자자들이 한 종목을 평균 20주 동안 보유하는 데 반해 자신들은 5년 동안 보유하고 있음을 대비시켜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연 수익률 21% 이상을 기록한 이들의 성과로 “투자자가 속옷을 갈아입듯이 보유 종목을 바꾸지 않고 자산을 깔고 앉아 있어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장기 투자의 우위를 증명했다.
겉으로는 까칠하고 시니컬하지만 속정 깊은 주인공 리빙스턴 씨가 운영하는 작은 서점 안팎의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책과 서점, 문학이 우리를 구원해주리라 믿는 모두를 위한 잔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다. 꿈을 좇아 바르셀로나를 떠나 런던으로 날아온 젊은 고고학자 아그네스, 우주와 사랑에 빠진 꼬마 독서광 올리버, 출판사 사장 시오반, 매일 서점에서 글을 쓰는 작가, 사라진 육필원고 사건을 수사하러 온 경찰 록우드…. 서점을 드나드는 조금 유별난 손님들의 다채롭고 감동적이며 유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가는 서점 주인 에드워드 리빙스턴의 목소리를 통해 셰익스피어부터 찰스 디킨스, 루이스 캐럴의 작품을 비롯해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셜록홈즈’ 등 영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을 소개한다.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1호 (23.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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