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젤렌스키 '평화 공식'으론 협상 안 해" 일축

러시아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 공식'에 기반해서는 누구와도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밝혔습니다.

러시아군 철수와 우크라이나 영토 복원, 전쟁 손실 배상 등을 포함하는 평화 공식 이행을 평화 협상 개시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는 우크라이나 측 제안을 거듭 일축한 겁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자국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젤렌스키는 평화 공식과 여러 구상을 제시하면서 서방의 도움을 받아 돈바스,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크림반도 등의 러시아 영토에서 우리 군대를 철수시키고 러시아가 복구 비용을 부담하게 하며 러시아를 국제전범재판소에 세우는 등의 목표를 이루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정권이 대화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면서 "우리는 당연히 그러한 조건으로는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됐던 양측의 평화 협상이 서방의 개입으로 결렬됐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몇 차례의 협상을 통해 서로 수용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지만, 지난 2월에 시작한 협상 과정은 젤렌스키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능력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4월 전쟁 지속에 관심이 있는 미국과 영국의 지시를 받은 젤렌스키는 서둘러 협상을 중단하고, 자신의 입장을 갑자기 엄격하게 바꿨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라브로프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어제(28일)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제3차 세계대전 발발 우려 때문에 미국이 러시아와 직접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바로 얼마 뒤에는 3차대전을 피하기 위해선 우크라이나가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여기에 어떤 논리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사진=러시아 하원 제공, 연합뉴스)

권란 기자jii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