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카세든 우마카세든 이모카세든…배불리 즐겨보세[편식쟁이 주바리의 내돈내먹 찐리뷰]
주현수 기자 2022. 12. 29. 16:27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 이후 올해 3년 만에 회사 전체 송년회를 했네요. 개인적으로도 간만에 각종 송년 혹은 신년 모임이 줄줄이 잡혀있는데, 맛집 기자인 주바리에게 식당 추천 요청이 밀려드는 바람에 그것 또한 부담스럽더라고요ㅋㅋ. 입맛이나 취향이 다 제각각이라 모두를 만족시키는 맛집을 찾기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생각해낸 묘수는 바로 ‘오마카세’ 즉, 주방장이 알아서 내주는 식당으로 가는 거죠, 오마카세는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로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 선택을 온전히 맡기고 요리사는 가장 신선한 식재료로 제철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하죠. 우리말로 하면 ‘맡김차림’ 정도로 표현하면 되겠죠. 날음식을 꺼리는 편식쟁이 입맛 주바리는 ‘스시 오마카세’는 정중히 패스하고 ‘해산물 오마카세’ ‘한우 오마카세(일명 우마카세)’와 가맥집(가게맥주집)에서 발전한 ‘이모카세(이모님이 내주시는 대로)’를 찾았어요. 여러분도, 특히 메뉴 선택장애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더더욱 이곳에서 느긋하고 푸짐하게 연말연시 모임을 즐겨보세~.
■ 광화문 해산물 오마카세-네기실비
통영의 꽃이라 불리는 실비집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다양하고 신선한 해산물 요리들을 통영 출신 장호준 셰프의 섬세한 터치로 정갈하고 깔끔한 한상을 즐길 수 있는 한식 다이닝 ‘네기실비’는 광화문 디팰리스 지하 1층에 있어요. 실비집이란 실비만 받고 음식과 술을 판다는 의미로 예전에 쓰였는데, 다찌보다 더 저렴한 것이 특징이라고. 네기실비는 저렴하지는 않지만 실비집을 고급스럽게 재해석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저녁에는 단품메뉴 없이 예약한 인원대로 코스요리가 준비되는데, 황태껍찔 부각·우뭇가사리·나물 등 서너 가지 기본 찬과 굴 초회로 시작해서 전복·딱새우·돌멍게 등 통영산 제철 해산물+잡어회 모둠, 활 아나고 구이, 충무김밥, 아귀 수육, 방아홍합전과 유곽 그리고 솥밥과 탕으로 식사하며 마무리. 해산물들은 당연히 초신선해서 맛이 없을 수가 없었고 갈치속젓 등의 소스류도 향토색 가득해서 이 집만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답니다. 구성은 계절에 따라 제철재료로 조금씩 변경하는 듯해요.
술안주가 부족하면 서비스를 내어준다길래 이미 배는 꽉찼음에도 궁금해서 요청해 봤더니, 2종류의 직화 생선구이를 ‘똭~’ 감동이었습니다. 연말연시 소중한 분들과 분위기 낼 때 혹은 퀄리티있게 대접해야 할 일이 있다면 ‘네기실비’ 강추합니다.
■ 압구정 우마카세-우모크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있는 ‘우모크’는 경상북도 고령의 최상급 한우만을 사용해 원시구이(직화), 훈연 등의 다양한 요리법으로 재해석해 눈‧코‧입 오감이 즐거운 요리를 선봬는 한우 오마카세 맛집. 콜키지 1병은 프리라는 점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근사한 저녁 코스를 즐길 수 있다는 게 특히나 매력적.
코스 구성을 소개할게요. 웰컴푸드 같은 ‘세가지 한입들’은 시즌에 따라 바뀌기도 하는데 타르타르 등 입맛을 돋우는 메뉴 3가지가 예쁜 플레이팅으로 눈부터 사로잡아요. 떡갈비를 맛보고 나면 차례로 업진살, 안심 구이가 가니쉬와 함께 입에서 사르르 녹아버리죠. 기름진 입안을 ‘클랜져’ 메뉴로 씻어주고 나면 다시 시작되는 채끝구이의 향연…그 다음엔 직접 훈연한 베이컨을 넣은 크로와상 샌드위치가 또 미간을 찡그리게 만들고 마지막 메인인 도미솥밥을 경상도식 소고기국과 첫 끼 먹듯 흡입. 치즈케잌과 커피의 디저트까지 즐기고 나면 와~미식의 종합예술을 한 편 즐긴 듯한 기분이더라고요.
‘우모크’는 맛으로도 강추하지만 세련된 인테리어에 화려한 플레이팅과 서버분들의 퍼포먼스도 돋보여서 커플들의 기념일 맛집으로도 손색없을 듯. 예약은 어플을 통해서 할 수 있고(매달 20일 다음달 예약 오픈), 노쇼 방지 예약금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 창동 이모카세-즐거운 술상
사실 서울에서 가장 이모카세로 이름난 집은 을지로에 있는 ‘나드리식품’인데요. 올해 들어 이모님의 건강이 안좋아지셔서 오래 기간 휴업 중이에요. 조만간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라 하니 반가운 소식. 그래서 또다른 이모카세 맛집인 창동의 ‘즐거운 술상’으로 즐겁게 달려가봤습니다.
한복을 입은 이모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는 이 집은 열가지 밑반찬과 김치를 제외하고 20여 가지의 음식이 순차적으로 나오는데 ‘수다맨’스럽게 맛본 음식을 쫙 읊어볼게요. 자 출발~ 전복, 보쌈, 표고버섯 구이, 가리비 찜, 대하찜, 오색꼬치전, 호박전…휴~숨 한번 쉬고…낙지 숙회, 고구마튀김, 사라다(표기는 샐러드이지만 사라다라고 표현해야 어울리는ㅋㅋ), 생 골뱅이찜, 비엔나소시지볶음, 두부 조림, 생물고등어구이, 강된장 비빔밥, 꽃게찜, 삼계탕, 떡볶이, 샌드위치까지…헉헉.
이렇게 육해공을 넘나드는 혜자스러운 코스요리를 흡입하다보면 막판에 가서는 이모님이 잘먹여서 포동포동 살찌운 뒤 잡아먹으려고 하는 ‘헨델과 그레텔’의 마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어요ㅋㅋㅋ. 하지만 양적으로 푸짐한 것만이 아닌 재료 하나하나가 정말 신선해서 1인당 5만원의 가성비 아닌 가심비까지 훔쳐가더라고요. 메뉴는 계절마다 제철재료로 일부 변경된다고 하네요. 바 테이블 형태에서 10여명 정도 한 타임으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예약(3일 전에 전화예약)은 필수. 과식과 과음은 주의.
주현수 기자 joo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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