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위관료·사업가, 선물용으로 美 코로나19 치료제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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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 7일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한 이후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히 늘면서 의약품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고위 관료와 사업가 등 부유층이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싹쓸이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승인한 외국산 치료제는 팍스로비드가 유일하다.
팍스로비드는 일반적으로 경증이나 중증도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지만 중국에서는 구하기조차 힘들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팍스로비드 외에 외국산 코로나19 치료제 도입을 주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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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 7일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한 이후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히 늘면서 의약품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고위 관료와 사업가 등 부유층이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싹쓸이하고 있다. 이들은 구입한 팍스로비드를 사업 동료들에게 호의를 얻기 위한 선물, 즉 꽌시(關係) 관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 의사들의 입을 빌려 “공무원과 사업가들이 연로한 부모, 가족 또는 친구를 위해 터무니없는 가격에 팍스로비드 상당량을 사들이고 있다”며 “팍스로비드 쟁탈전은 국가의 건강 불평등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승인한 외국산 치료제는 팍스로비드가 유일하다. 중국은 지난 3월 상하이에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하자 팍스로비드 2만1200 상자를 수입했다. 팍스로비드는 일반적으로 경증이나 중증도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지만 중국에서는 구하기조차 힘들다. 이 때문에 가격은 치솟았다. 일부 고급 개인병원에서 팍스로비드 한 상자는 8300위안에 팔리고 있다. 베이징 오아시스 국제 병원 관계자는 “이달 들어 재고 300박스가 24시간 만에 완판됐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공립 및 사립 병원에서는 팍스로비드 재고가 없거나 심각한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만 제공된다. 베이징 연합의과 대학의 한 의사는 “팍스로비드를 말기 암과 신부전 환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심하게 아프지 않은 환자에게 쓸 팍스로비드는 없다”고 말했다.
팍스로비드 물량이 제한되면서 결국 팍스로비드는 중국 고위층 사이의 인기 있는 선물로 전락했다. 베이징 시내의 한 병원 관계자는 “처방된 약의 상당수를 건강한 사람들이 구입해 선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비즈니스 선물 중 하나인 고급 주류 브랜드 마오타이보다 더 탐내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사업주는 “고위 관리를 위한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로부터 팍스로비드 두 상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이후 코로나19가 베이징, 상하이, 광둥성으로 확산되면서 최근 20일 동안에만 2억5000만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팍스로비드 외에 외국산 코로나19 치료제 도입을 주저했다. 대신 치료 효과가 더딘 것으로 알려진 중국산 치료제에 의존했다.
홍콩 대학에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진둥옌 교수는 “팍스로비드에 대한 접근권이 권력이나 부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 된다”며 “팍스로비드는 생명을 구하는 약으로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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