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부동산시장 어둡지만…재건축·꼬마빌딩은 '희망' ['살집팔집' 고종완의 부동산 가치분석]
계묘년(癸卯年)을 코앞에 두고 새해 자산시장의 흐름과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3년 부동산시장은 올해와 어떻게 다를까?
먼저 올 한 해 부동산시장 동향을 살펴보자. 아파트 거래량과 매매가격은 역대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아파트 거래량은 26만2000건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이다. 아파트 가격도 1986년 이후 사상 최대치로 급락했다. 전국 10.44%, 수도권 14.85%, 서울 13.21%, 부산, 대구 등 광역시 10.38%, 세종시 21%가 각각 빠졌다. 11월과 12월 통계치를 더하면 하락폭은 더 커질 것이다. 아파트, 연립·다세대를 포함한 공동주택의 실거래된 매매가격도 8.18% 떨어졌다. 공동주택 가격이 떨어진 것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단 두 차례였으며 과거 저점이 2012년(-2.99%)임을 감안하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지난 16일 미국이 빅스텝(0.5%)으로 기준금리를 인상(4.25~4.5%)한 이후 주택가격 하락폭은 더 가팔라졌다. 다음달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금리가 8%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실례로 강남권 핵심 입지에 자리 잡은 소위, 똘똘한 한 채로 불렸던 압구정, 청담, 반포지구의 대장주 아파트 가격도 5억~10억원씩 내렸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비롯해 인천 송도, 광명, 안양, 의왕도 예외가 아니다. 고점 대비 20~40% 폭락한 아파트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30·MZ세대의 변심도 목격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년간 영끌과 빚투로 패닉바잉(공포 매수)에 나섰던 젊은 층, 신혼부부가 이번에는 반대로 패닉셀(공포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벼락거지'라는 말처럼 뒤늦게 주택구매 열풍에 동참했던 이들이 이번에는 깡통 집값, 깡통 전세 우려로 우왕좌왕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내년도 시장을 전망해보자. 주택시장 전망의 근거와 접근 방식은 다양하다. 금리, 소득, 수급, 심리, 정책 등 부동산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5가지 변화 요인을 통해 추정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하나씩 보자.
첫째, 금리는 일반적으로 부동산시장과 역의 관계, 즉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는 한 집값도 오르기 어렵다. 지금의 금리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현재로선 미국이 금리 상승을 멈추거나 인하를 하지 않는 한 당장 집값 상승을 점칠 수는 없다. 얼마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5.25%까지 올릴 것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한은도 3.75%까지 추가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과거 경험과 여러 데이터 분석 결과는 기준금리 대폭 인상 후 1~3년간은 경기 침체가 오고 부동산시장은 하방 압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상 중단을 가정할 경우 국내 부동산은 내년 말까지 하락할 공산이 커 보인다. 설령 중간에 반등이 오더라도 이는 일시적 반등으로, 확실한 반등 내지 추세적 회복은 내후년 이후를 기약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둘째, 국민소득이다. 이는 경제성장률을 보면 알 수 있으며 부동산은 고가 내구재라 구매력이 중요하다. 주요 연구기관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예측치는 1.5~1.8%다. 잠재성장률(2%)에 훨씬 못 미치는 저성장, 역성장으로 주택시장에는 하락 요인이다.
셋째, 2023년 주택의 수급조건도 필수적인 요인이다. 시장 논리, 가격법칙이 작동하는 원리다. 1차 전세가격은 수급에 의해 임대료가 결정되며 2차 매매가격은 전세가격과 동행 또는 약간 선행한다. 부동산R114 발표에 의하면 내년도 아파트 신규입주 예정 물량은 개략적으로 전국 35만가구, 수도권 18만가구, 서울 2만4000가구, 경기 11만가구, 인천 4만5000가구로 예측된다. 적정 공급물량 대비 서울을 뺀 나머지 지역은 비교적 충분한 물량이다.
넷째, 주택매매심리다. 매도자우위시장(Seller Market)인지, 매수자우위시장(Buyer Market)인지가 시장지배력을 좌우한다. 요즘처럼 매수자의 바게닝 파워가 강할 때는 주택가격이 하락할 확률이 높다.
다섯째, 정책변화 요인이다. 한국은 유난히 정부의 정책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공급 확대, 규제 완화, 세 부담 감소를 통한 시장 정상화가 핵심이다. 최근에는 재건축 안전진단과 초과이익환수제, 청년주택과 공공분양정책, 다주택자의 취득, 보유세 부담 완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허용, 특례 보금자리론의 출시 등 빠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여러 정책 중에서도 시장과의 상관도를 보면 재건축, 대출, 세금 규제 완화 조치가 거래 회복, 연착륙, 시장 정상화에 끼치는 실효성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청약 경쟁률, 미분양 주택 수, 미계약률,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 전세가율 등도 심층 분석하면 내년도 경기 변동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컨대 내년 주택시장은 올해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내년도 가장 유망한 부동산 투자 상품은 뭘까? 주거용 부동산 중에서는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신규분양 아파트, 다가구주택이다. 상업용 부동산은 꼬마빌딩, 상가건물, 상가주택과 토지시장이 떠오른다.
특히 재건축 규제 완화는 현 정부가 공급 확대를 겨냥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분야인 데다 경험적으로도 경기 회복 시엔 가장 먼저 시장가격을 견인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재건축이 활성화될 경우 최대 수혜 지역은 단연 서울이고, 경기, 인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지역 도심권으로 확산된다. 특허기술 기반 AI 아파트 가치분석 및 추천앱인 '살집팔집'에서 생성한 서울 지역 재건축 슈퍼아파트(표 참조)를 소개한다. 실수요자와 장기투자자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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