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친윤이고 검사 출신이면 당협 쇼핑하는 현실 부끄럽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이준석 대표 시절 자신이 내정됐던 서울 동대문을 당원협의회(당협) 조직위원장 자리에 윤석열 대선캠프 상임공보특보단장 출신인 김경진 전 의원이 임명되자 “친윤(석열)이 아니면 다 나가라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은 “오직 친윤 호소 뿐인 친윤 의원들에 비해 허은아의 잘못은 권력에 아양떨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름철 내내 게을렀던 돼지가, 가을 추수철과 겨울에 당연한 듯 다른 동물들에게 자신의 몫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던 ‘탐구생활’ 우화가 떠오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허 의원은 “의정활동 3년간 재보궐, 대선, 지선까지 3번의 선거가 있었고, 저는 늘 최전방에서 민주당에 맞서 국민과 당의 승리를 위해 싸웠다”며 “지방선거 때 다들 쉽지 않다고 했던 동대문구청장 선거에서 구청장 후보, 기초·광역 의원 후보자들과 동대문 곳곳을 함께 누비며 호흡을 맞춰 12년 만의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고 했다.
허 의원은 “그리고 지방선거 후 바로 장안동으로 집을 옮기고, 동대문을에서 사실상 당협위원장 역할을 하며 당원과 주민들을 8개월간 만나며, 최고위 의결만 기다려왔다”며 “심지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내정된 조직위원장도, 모두 다시 하라고 해서 당인으로서 모두 따랐다”고 했다.
허 의원은 “그런데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되지 않았다. 저는 친윤도 아니고, 검사 출신도 아니다”라며 “친윤이고 검사 출신이면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이러저리 당협 쇼핑도 할 수 있는 당의 현실이 부럽기보다는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지도와 경쟁력, 동대문 구민과 동대문 당원이 아니라, 친윤만 아는 인지도와 경쟁력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 비대위와 당의 방향타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며 “겉으로 아닌 척 애써 부인해도, 국민들은 알고 계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고 다음 총선에서 다시금 쓰라린 패배를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허 의원은 “두드릴수록 단단해지는 강철처럼, 밟힐수록 영글어지는 보리밭처럼, 저는 절대 꺾이는 일은 없다”면서 “그럴 것이라면, 시작도 안했다”고 남겼다.
김웅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정상적인 당대표가 내정한 자리를 박수로 내정된 비대위원장이 갈아치운 것”이라며 “결국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이번 결정이 친윤의 마녀사냥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허 의원은) 자기 장사에만 열성이거나 대통령 후보 눈도장찍기에만 진심이던 어떤 의원들과 달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성적으로 우리 후보들을 위해 뛰었다”며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오직 친윤 호소뿐인 친윤 원툴들에 비해 허은아의 잘못은 권력에 아양 떨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강동갑에서 비대위원인 전주혜 의원(비례)에 밀린 윤희석 전 윤석열 대선캠프 대변인은 이날 SNS에 “헌신했던 사람은 희생되고 혜택받은 사람은 또 특혜를 받는 것. 공정과 상식이라 할 수 없다”면서 “오로지 강동구민만 믿고 끝까지 뛰겠다”고 남겼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보고한 사고 당협 42곳의 조직위원장 인선안을 의결했다.
조강특위 위원장인 김석기 사무총장은 허 의원의 탈락을 두고 ‘친이준석계 의원 솎아내기’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김경진 전 의원이 더 인지도가 있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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