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푸틴?…친러국 정상들에 반지 선물

조성하 기자 2022. 12. 29. 16: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옛 소련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소속 정상 8명에게 금반지를 나눠줘, 소설 '반지의 제왕'과 비슷한 모양새를 연출했다는 말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6∼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벨라루스·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정상들과 독립국가연합(CIS) 비공식 정상회담을 하고 금반지 8개를 나눠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독립국가연합(CIS) 소속 정상 8명에 새해 선물
마지막 9번째 반지, 푸틴 대통령 본인이 간직
우크라 의원 "21세기 히틀러 되는 걸로 부족한가"

[민스크=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회담 후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벨라루스를 '진정한 의미의 동맹'이라며 양국의 협력 관계를 강화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202.12.20.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옛 소련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소속 정상 8명에게 금반지를 나눠줘, 소설 '반지의 제왕'과 비슷한 모양새를 연출했다는 말이 나온다.

J.R.R.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 속 절대악 사우론은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9명의 인간 왕들에게 자신의 탐욕이 담긴 반지를 나눠주고 노예로 삼는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6∼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벨라루스·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정상들과 독립국가연합(CIS) 비공식 정상회담을 하고 금반지 8개를 나눠줬다. 반지에는 '러시아'와 '해피 뉴 이어 2023'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마지막 9번째 반지는 푸틴 대통령 본인이 간직했다.

옛 소련 구성국 모임인 CIS는 1991년 소련 해체 뒤 러시아를 포함해 소련 구성 공화국들이 만든 국제기구로, 친러 성향 협력체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며 회원국 간 의견 차이를 빚는 등 서서히 러시아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도 이를 의식해 26일 회의에서 "유감스럽게도 CIS 국가들 사이에서도 의견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CIS 국가들은 공통의 역사와 정신적인 뿌리를 갖고 있고, 러시아어가 다민족 국가들을 결속시키는 힘이 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선물을 받은 정상 중 유일하게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만이 반지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이자 푸틴의 '절친'으로 불린다. 지난 10월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칠순 선물로 트랙터를 선물하기도 했다.

러시아 정치 평론가 예카테리나 슐만은 푸틴 대통령이 반지를 나눠준 것은 '반지의 제왕'을 의식한 의도적인 일이라면서 반지가 푸틴 대통령의 '헛된 꿈'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러시아 정치 평론가 율리아 라티니나는 개전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의 현실을 지적하며 푸틴 대통령이 힘이 아닌 '무력(powerlessness)의 반지'를 나눠줬다고 비꼬았다.

라티니나는 "이 반지를 끼는 지도자의 국가는 미치광이가 다스리는 어둠 속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이 반지를 혼자서만 끼고 다닐 것이다. 그것도 오래 가지는 못하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도 비판에 가세했다.

올렉시 곤차렌코 우크라이나 의원은 "푸틴은 21세기의 히틀러가 되는 것도 모자라 반지의 제왕 역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썼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2월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한 이후 우크라이나 당국은 정기적으로 러시아를 사우론 왕국인 '모르도르'(어둠의 땅)에, 러시아군을 사우론의 병사인 '오크'에 비유한 바 있다.

이 같은 반응과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선물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그저 새해 선물일 뿐 특별한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9번째 반지를 끼고 다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eate@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