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中입국자 코로나 음성 요구…中 “정치적 편견” 불만
호주·인니·獨 “현 시점 입국 제한 없어”
中관영지 “관광 산업 도움 안되는 편견”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도 내달 8일부터 입국 제한 조치를 완화하면서 중국발 여행객이 폭증할 전망이다. 미국, 일본, 이탈리아 등 여러 국가가 중국발 입국자를 경계하며 신규 방역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중국은 ‘유커’(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차별은 정치적 편견에서 비롯됐다고 반발했다.
美·日, 中입국자 한해 음성 결과 요구
28일(이하 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음 달 5일부터 중국, 홍콩 또는 마카오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온 2세 이상 여행객은 비행기 탑승 이틀 이내에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탑승 10일 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승객은 회복을 입증할 수 있는 증빙 서류로 대신할 수 있다. 미국은 올해 6월 해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 요구를 폐지했으나 중국발 입국자에 한해 이처럼 방침을 변경한 것이다.
CDC 관계자는 “감염자 수와 중증환자, 사망 등과 관련해 중국 내 코로나19 발병 규모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며,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 검사가 감소해 실제 감염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미국 내 확산을 우려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에도 다수 국가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 규정을 최근 신설했다. 지난 2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30일부터 중국에서 왔거나 7일 이내 체류한 적이 있는 입국자 모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입국 시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으로 판정되면 7일간 지정 시설에서 격리해야 한다. 인도, 이탈리아, 대만 등도 중국에서 입국한 여행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다.
中 “자국 경제에 피해”…홍콩 관광객 6만명 불똥
이에 대해 중국은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29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GT)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요구하는 미국과 일본에 대해 “지나치게 신중하다”고 지적했다. GT는 코로나19에 대한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한 이들 국가들이 갑자기 중국발 입국자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것은 ‘정치적 편견’이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GT는 “이들 국가들이 자체적인 감염병 조치를 취하지 않고 중국발 입국자에게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취한다면 자국 감염률은 줄어들지도 않을뿐더러 (중국 관광객을 제한해) 자국 경제에 피해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7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입국 규제에 대해 “모든 국가의 코로나19 조치는 과학적이어야 한다”면서 “정상적인 인적 교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은 당분간 일본∼중국 항공편 증편을 허용하지 않고, 오는 30일부터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대해 도쿄 나리타와 하네다, 오사카 간사이, 나고야 주부 등 4개 국제공항만 이용하도록 제한했다. 문제는 그 외 지역을 이미 방문해 그곳에 체류 중인 홍콩 여행객들이다. 지난 10월부터 일본~홍콩은 격리 없이 오갈 수 있어 삿포로,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유명 관광지에 직항편이 운항됐으나 갑자기 오는 30일 이후 귀국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번 일본 방침으로 인해 250개의 일본~홍콩 항공편, 약 6만명의 홍콩 여행객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 정부는 28일 성명을 통해 “일본에서 홍콩인들의 원활한 귀환을 보장하는 등 홍콩인 여행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면서 일본 정부에 직항 노선 제한을 철회를 요구했다.
유럽·태국 등 ‘유커’ 환영의 뜻 밝혀
오히려 적극적으로 중국 관광객을 반기는 국가도 있다. 주중 프랑스 대사관은 지난 27일 중국 소셜미디어(SNS)인 웨이보 공식 계정에 “프랑스는 두 팔을 벌려 중국 여러분을 환영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중국 관영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이밖에도 스페인,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다수 유럽 국가들과 태국, 캐나다, 뉴질랜드 대사관 및 관광청도 웨이보에 유사한 취지의 게시물을 남겼다.
호주와 인도네시아, 독일은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새로운 조치를 도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9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을 적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전일 독일 보건부 대변인은 정례 정부합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위험한 코로나19 새 변이가 나타났다는 단서가 없다”면서 “추후 그런 변화가 발생하면 입국 제한 조처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해외여행(아웃바운드)을 떠나는 국가로, 중국에서 해외여행을 떠난 이들의 지출 규모는 1275억달러(약 161조7000억원)에 달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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