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입국자 전수 검사할까…정기석 "한시적 고강도 조치 필요"
'제로 코로나' 시행에 따른 중국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기대감을 높이던 해외 각국은 중국발 입국자 유입에 따른 확산 우려에 잇따라 방역 조치 강화에 나섰다. 우리 방역당국 역시 오는 30일 중국 입국자 관련 대응 방안을 발표한다. 입국 후 신속항원검사 또는 입국 전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 등이 유력하다. 국가 간 관계를 고려해 둘 중 한 가지 정도 조치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전문가는 강력한 조치를 통한 바이러스 유입 방지를 강조한다.
최근 중국은 잇따라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완화 중이다. 지난 7일 정기적 PCR 검사를 중단한 데 이어 14일 무증상 감염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고, 25일부터는 일일 감염 통계 발표까지 중단했다. 다음달 8일부터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 해제와 자국민 일반 여권 발급 점진적 정상화 등에도 나선다.
봉쇄에 초점이 맞춰졌던 중국의 규제 완화에 따라 해외 각국으로 중국 여행객이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내달 중국 최대 명절인 춘철 연휴를 앞두고 있어 여행객에 섞인 확진자들이 각 국가로 유입될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질 수 있다. 이에 각 국은 중국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공식 집계는 없지만 주요 외신은 중국에서 이달에만 2억4800만명이 감염됐을 것이라고 잇따라 보도했다. 전체 중국 인구의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가가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 회의를 열고 중국 입국자와 관련한 방역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이후 방역당국은 오는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거쳐 대응책을 발표한다. 입국 후 신속항원검사 또는 입국 전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 등 현재보다 고강도 대응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 16일부터 중국을 공항 표적(타깃) 검역대상국에 포함해 PCR 검사를 위한 발열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낮췄다. 국내 유입된 확진자에 대한 전수 유전자 변이 분석과 유증상자 동행 시 동행자에 대한 검사도 실시 중이다.
지난달 1% 수준에 불과했던 중국발 유입 국내 확진자 비중은 이달 14%까지 급증했다. 특히 중국 확진자 증가의 배경이 된 BF.7 변이의 국내 대거 유입으로 인한 추가 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BF.7 변이는 검출 속도가 BA.5 대비 25% 빠르고, 면역 회피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BF.7 검출률이 2~4% 수준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최근 신규 우세종 자리를 넘보고 있는 BN.1 변이와 맞물릴 경우 새로운 유행 국면을 열 수 있다. 방역당국이 이르면 내년 1월로 전망한 7차 유행의 정점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는 셈이다. BN.1 변이 검출률은 12월 셋째주 기준 24.4%로 불과 한 달 전(7.7%)보다 약 3배 상승했다.
이날 국내 신규 확진자는 7만1427명이다. 전주 대비 4302명 줄었지만, 여전히 7만~8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약 4개월 만에 최다치를 기록한 사망자(76명)와 닷새째 600명에 육박한 위중증환자 등 방역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느슨한 대응으로 불안감을 키우기보다 신속한 고강도 대응을 통해 해외 확진자 유입 방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언이다.
정 위원장은 "과거 중국발 입국을 금지 하느냐 마느냐의 논란이 있을 땐 (코로나19 유행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대응만 잘하면 빨리 끝낼 수 있는 상황"이라며 "몇달 동안 지속할 것이 아닌 만큼, 한시적으로 조금 강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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