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男배구' 병역 비리에 연이틀 판정 시비까지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2022. 12. 2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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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조재성. 한국배구연맹

연말 프로배구가 바람 잘 날이 없다. OK금융그룹 아포짓 스파이커 조재성(27)의 병역 비리에 이어 연이틀 오심 논란으로 시끄럽다. 

지난 27일 OK금융그룹은 조재성의 병역 비리 연루 사실을 공개했다. OK금융그룹에 따르면 조재성은 25일 구단에 직접 병역 비리 혐의로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조재성은 당초 병역 신체 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입대 연기를 위해 병역 브로커를 만났다. 이후 재검사를 통해 뇌전증 진단을 받은 뒤 사회복무요원(4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OK금융그룹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해당 선수를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하는 등 조치를 취했으며, 구단은 선수가 조사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해당 선수의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무관용의 원칙'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재성은 28일 밤 SNS를 통해 "제가 용서받지 못할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면서 "저는 병역 비리 가담자"라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현재 팀 훈련에서 제외된 뒤 숙소에서 나온 그는 내년 1월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 한국배구연맹

여기에 이틀 연속으로 판정 시비까지 나오면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명백한 오심에 감독이 분통을 터뜨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27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비디오 판독 오독이 발생했다. 대기심까지 지적할 정도로 명백한 오심이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이 세트 스코어 2 대 1로 앞선 4세트, 9 대 11로 뒤진 상황에서 아웃사이드 히터 홍상혁이 시도한 백어택이 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은 한국전력 박찬웅이 네트 터치를 했다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이후 박찬웅의 노 터치를 선언, 판정이 그대로 유지됐다. 판정에 불만을 품은 후 감독은 "이럴 거면 비디오 판독을 뭐하러 하냐"며 쩌렁쩌렁 소리쳤다. 이에 권대진 주심이 KB손해보험에 경고를 꺼내들어 분위기는 더 험악해졌다.

다른 각도에서 다시 비디오 판독을 진행한 결과 네트 터치 장면이 확인됐다. 하지만 남영수 부심은 "(앞서 네트 터치를) 보지 못하고 이미 판정을 내렸기 때문에 번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명백한 오심이었지만 후 감독은 어쩔 수 없이 판정을 받아들여야 했다. 

후 감독은 경기 후 당시 상황에 대해 "정확히 봐주지 않으면 비디오 판독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대로 봐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들이 본 화면에는 (네트 터치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그대로 끝내버려서 답답했다"면서 "재심을 하거나 다른 방법을 강구했어야 하지만 그대로 경기를 진행해 아쉬움이 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한국배구연맹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선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를 하다가 세트 퇴장을 당했다. 최성권 주심은 거듭된 항의로 경기 시간을 7분 넘게 지연시킨 최 감독에세 세트 퇴장을 명령했다.

현대캐피탈이 세트 스코어 0 대 2로 끌려가던 3세트, 8 대 4로 앞선 상황. OK금융그룹 곽명우가 오픈 공격으로 상대 진영에 공을 넘기는 과정에서 네트 터치가 선언됐다. 이에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노 터치로 판정이 번복됐다. 

이때 최 감독은 "네트 터치가 아닌 오버 네트"라고 주장하며 재차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최 감독은 심판진에 거세게 항의했고 경기는 약 7분간 중단됐다. 항의가 계속되자 최성권 주심은 결국 최 감독에게 세트 퇴장을 지시했다.

최 감독은 퇴장 명령에 대해 "내가 의자를 발로 찼나? 과격한 행위를 했나?"라며 "어제는 막말이 나왔는데 퇴장까지 가진 않았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전날 심판 판정에 거세게 항의했지만 경고에 그친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과 달리 자신은 퇴장을 당한 부분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항의한 것이다. 하지만 4세트에 벤치로 돌아온 최 감독이 심판진에게 정중히 사과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남자 배구는 최근 여자 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런데 화려한 퍼포먼스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중요한 시기에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여기에 남자 프로배구 스타 출신 해설위원의 불법 도박 의혹까지 불거졌다. 위기에 몰린 남자 배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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