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아나’ 김수민, 3년만 SBS 퇴사 이유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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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전 SBS 아나운서가 퇴사 이유를 공개했다.
마지막으로 김수민은 "지금 누군가 도망치고 싶어 한다면 부디 그러라고 말하고 싶다. 재능 없음이 슬프다면 마음껏 슬퍼하되 실망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주제 넘지만 그래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죽을 것 같은 날들도 결국은 지나가고 누구나 도망치고 싶은 순간은 있다.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기적처럼, 아무 성과가 없어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온 마음 주게 되는 일을 만나게 될 거다. 산모라 술은 안 마셨다. 맨정신으로 쓰는 그냥 이유 없는 고백"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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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은 지난 28일 인스타그램에 “낯부끄럽지만 오늘 저녁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참을 통화하며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니 왠지 용기가 나서 길어질 말들을 적어본다. 주제는 재능 없음과 도망이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서울예고 다니면서 제일 많이 했던 생각은 어쩌면 내 생각보다 나는 미술에 재능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더 성실해지고 열심에 목을 맸지만 고3 때가 되어서는 인정해야 했다. 모의 시험 때 그림과 같이 글을 제출할 때면 선생님은 늘 ‘수민아 근데 나는 네 그림보다 글이 더 좋다’고 하셨고 ‘미대 말고 연대 문화인류학과가 어떠니’ 다른 진로를 제안해주시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친구들은 쉽게 붙은 서울대 미대 1차 탈락을 했을 땐 정말 인정해야만 하는 것 같았다. 재능이 없다는걸. 그래서 운 좋게 한예종에 붙었을 땐 바득바득 우겼다. 한예종이 내 재능없음 논란을 잠재워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집을 잔뜩 부려서 예종에 갔다. 그리고 재능이 없다는걸 제대로 느껴야 했다. 학교에서 세 시간 내내 비만 내리는 태국 예술 영화를 함께 보던 날이었는데 모두가 극찬하는 영화의 예술성에 나는 하나도 공감이 가지 않더라. 그 대화에 낄 수 없어서 슬펐다. 그래서 그만둬야겠다고 다짐했다. 미술은 이제 안녕”이라고 적었다.
김수민은 또 “그렇게 도망쳐서 방송국에 왔는데 또다시 재능 없음을 확인해야 했다. 모니터링이 괴로웠다. 화면 속 나는 정말 예뻐 보이지 않았다. 방송하는 내가 좋지 않았다. 방송하는 재능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능력이 포함이라면 나는 분명 재능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또다시 도망치고”라며 아나운서를 그만둔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문득 돌이켜보니까 나는 평생 도망쳐왔다. 근데 그게 싫지 않다. 내가 도망칠 수 있었던 건 내 자신에게 비겁하지 않아서였다고 믿는다. 올해 반년 정도 부족한 글 솜씨로 글을 쓰며 느꼈는데, 나는 글을 쓸 때 제일 괴롭고 제일 행복하더라. 이걸 온갖 짝사랑으로부터 도망치고 나서야 알았다. 이제서야 10대부터 지금까지 기쁘고 괴로울 때 내가 계속 손에서 놓지 않았던 건 글쓰기뿐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글쓰기는 재능이 있네, 없네 한 번도 스스로 묻지 않았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수민은 “지금 누군가 도망치고 싶어 한다면 부디 그러라고 말하고 싶다. 재능 없음이 슬프다면 마음껏 슬퍼하되 실망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주제 넘지만 그래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죽을 것 같은 날들도 결국은 지나가고 누구나 도망치고 싶은 순간은 있다.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기적처럼, 아무 성과가 없어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온 마음 주게 되는 일을 만나게 될 거다. 산모라 술은 안 마셨다. 맨정신으로 쓰는 그냥 이유 없는 고백”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김수민은 지난 2018년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만 21세에 SBS 최연소 아나운서가 됐다. 입사 3년 만인 지난해 퇴사, 9월 5살 연상의 남편과 결혼한 뒤 지난 11일 득남했다.
[김민주 스타투데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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