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벤츠·BMW·폭스바겐 잡은 LG 전장사업, 역대급 성과급 예고
車 탤레매틱스 세계 1위… EV 부품도 호조
올해 첫 연간 흑자가 예상되는 LG전자 VS(Vehicle Solution)사업본부가 출범 10년 만에 역대급 성과급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회사는 이같은 내용을 소속 직원들과 공유했다. 구체적인 성과급 규모는 나오지 않았으나, 과거 타 사업본부 사례를 봤을 때 기본급의 500% 이상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29일 LG전자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VS사업본부는 2013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만년 적자로 성과급 없이 격려금 또는 위로금 성격의 보너스만을 받아왔다. VS사업본부가 올해 성과로 보상을 받는 건 전장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VS사업본부는 올해 전장 수주잔고가 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회사가 애초 전망한 60조원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김주용 VS경영관리담당은 지난 10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전장사업은) 2분기에 이어 3분기 흑자기조를 유지했고, 4분기에도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활동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2023년에도 자동차 부품 수요 증가, 신규 프로젝트 본격 양산에 힘입어 높은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와 투자업계는 LG전자 전장사업의 수주잔고가 84조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는 100조원 이상을 예상하기도 한다. LG전자에 따르면 수주잔고의 60%는 VS사업본부가 이끄는 인포테인먼트 분야, 20%는 LG마그나 e파워트레인 등이 담당하는 전기차 부품 분야로 구성된다. 나머지는 자동차용 조명 분야다. 통상 수주잔고는 미래 매출과 수익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 LG 전장사업은 안정적인 매출 등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2013년 VC(Vehicle Component)사업본부를 조직해 본격적으로 자동차 전장 분야에 뛰어들었다. 안전·안정·내구성이 중요한 자동차 부품 산업 특성상 사업 초기에는 투자 대비 수익이 나지 않아 적자 행진이 계속됐다. 다만 꾸준한 시장 공략으로 사업 10년째인 올해부터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LG전자는 메르세데스-벤츠그룹, BMW그룹, 폭스바겐그룹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역시 LG전자에서 전기차용 전장 제품을 공급받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된 BMW 플래그십 전기 세단 i7에도 LG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포함하는 자동차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LG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올 3분기 기준 23%(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집계)로 세계 1위다.
VS사업본부는 그간 적자 사업부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해 성과급이 거의 없었다. 모바일(MC) 사업 종료로 소속 부서를 잃은 연구원들이 대거 배치되기도 해 ‘외인부대’ 취급을 받기도 했다. 직원들의 이직도 잦았다. 성과급은 연봉의 일부를 적립해 받는 정기 상여, 격려금 또는 위로금조로 매년 100만원 수준의 보너스만 책정됐다. 지난해 전사 성과급 개편으로 올해 2월 기본급의 150% 수준을 명목 성과급으로 받았으나, 실제 성과에 따른 보상은 아니었다는 게 중론이다. 금액 역시 기존 위로금과 큰 차이가 없었다.
내년 성과급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생산 증대와 전동화 전환 등으로 자동차 부품 수주가 늘면서 수익도 커졌다.
LG전자 내부에서는 내년 2월 받게될 VS사업본부의 성과급 규모가 분야별로 차이는 있지만 기본급의 500% 이상일 것으로 본다. 이 경우 계약 연봉이 4900만원인 신입 사원은 1500만원가량을 받는다. LG전자는 기본급을 계약 연봉의 20분의 1로 책정하고 있다.
올해 2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TV, 오디오·비디오(AV) 등 사업 분야별로 기본급의 450~71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특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세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TV사업부는 최고 수준인 710% 성과급이 책정됐다.
H&A(생활가전)사업본부는 사업 분야별로 400~660%의 성과급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글로벌 가전 1위를 차지한 공로로 인센티브 500만원이 추가됐다. 두 사업부의 올해 성과는 전년만 못해 성과급 규모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HE사업본부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29억원으로 VS사업본부(1394억원)보다 적다. VS사업본부가 높은 성과급을 기대하는 배경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리 성과급 비율을 공지하는 다른 회사와 달리, LG전자는 사전 예고가 없다”라며 “일단 성과급이 나와봐야 아는데 성과가 높으니 기대가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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