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 기술 100% 향해”...최종진·황종록, ‘아바타2’ 황홀한 영상미 숨은 주역[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2. 12. 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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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진 “카메론 감독, CG기술 이해도 높아”
황종록 “퀄리티 타협없는 카메론 감독 존경”
‘아바타2’ 한국 스태프 최종진(왼쪽), 황종록. 사진I월트디즈니컴퍼니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이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중이다. 192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아바타2’가 성공한 흥행 비결은 전편에 이어 바다와 그 속 생명체를 생생하게 표현한 시각효과다. ‘아바타2’ 디지털 시각효과를 담당한 웨타 FX에 소속된 한국인 스태프들을 만났다. 이들은 예상대로 뿌듯하고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아바타’에 이어 13년 만에 찾아온 후속편 ‘아바타2’는 역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전편이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의 로맨스를 그려냈다면 ‘아바타2’는 판도라의 바다를 배경으로 그들이 일군 가족의 고난과 역경, 성장의 스토리를 담아냈다.

최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아바타2’의 한국 스태프 최종진 CG(컴퓨터그래픽) 슈퍼바이저와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는 입을 모아 “자랑스럽고 꿈만 같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최종진 CG 슈퍼바이저는 “CG 전반의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문제가 있다면 각 팀장들과 상의를 통해 해결해나간다. 다른 이들의 영화 작업이 끝났을 지라도, 끝까지 마무리하는 자리”라며 “GV의 전반적인 퀄리티를 책임지는 것”이라고 자신의 역할을 소개했다.

이어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와이프도 아이들도 처음과는 달리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아바타’ 속편 을 한다고 하니 굉장히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더라. 돌아가신 아버지도 지금 아셨다면 굉장히 기뻐하셨을 것”이라며 웃었다.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는 “내가 워낙 ‘아바타’ 팬이고, 작업을 해보고 싶어서 망설임 없이 팀에 합류했다. 가상의 캐릭터가 잘 연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한다. 영화를 볼 때 캐릭터들의 사실감 있는 표정은 관객들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다. 인간의 눈은 매우 예민해서 조금의 어색함만 있어도 몰입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최대한 구현하는게 내가 맡은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아바타2’ . 사진I월트디즈니컴퍼니
이들이 밝힌 ‘아바타’ CG의 핵심 콘셉트는 리얼리티와 심미적 묘사 사이의 균형감이다. 사실성을 바탕으로 보다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미션. 실제로 극 중 판도라 수중 세계는 그저 가상이 아닌 어딘가 존재할 법한 극사실감으로 표현됐다.

“물을 표현하는 데만 1000 테라바이트의 20배 정도 데이터가 소모됐어요. 예컨대 물결의 ‘일렁임’까지 세세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작업의 질을 타협하는 경우가 단 한번도 없었던, 연출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열정과 전폭적 지원, 의지가 있었습니다.”

‘아바타2’의 CG 작업에 동원된 인력은 무려 2000명선. 최종진 슈퍼바이저와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가 재직 중인 웨타 FX 정규 인력과 거의 일치하는 숫자다. 두 사람은 “2020년부터 본격화된 ‘아바타2’ 단 한편을 위해 상당히 많은 인력이 확충됐다”고 했다.

최종진 슈퍼바이저는 “오래 전 전편 공개 당시 다른 회사에서 처음 ‘아바타’를 시사회로 봤다. 그 시사회에 참석한 모든 스태프가 영화를 보고 난 뒤 아무 말도 못 했다. 너무 깜짝 놀란 것”이라며 “나 역시 그랬다. 그런 성과를 낸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함께 해 영광이었다. 현존하는 모든 기술을 활용해 비주얼에 집중한 흔치 않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한 장면 한 장면에 아티스트들의 영혼이 깃들여져 있다. 보통 클라이맥스와 그렇지 않은 장면이 있는데 ‘아바타’ 시리즈는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클라이맥스였고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고 밝혔다.

“감독님의 눈높이가 워낙 높아 걱정이 굉장히 컸어요. 다른 감독님들도 훌륭하지만 제가 보기에 CG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으세요. 어쩌면 저보다 더 많이 아실걸요?(웃음) 굉장히 꼼꼼하고, 디테일에 신경 쓰지만 큰 부분을 더 많이 보시는 감독님이에요. CG보다도 영화로서 구도와 움직임, 스토리텔링 등을 신경 쓰셨죠.”

최 슈퍼바이저는 이어 “영화적인 재미, 영화가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신 것 같다”며 “팀에서 좋아했던 샷들도 자연스러움에 방해가 된다면 몇백샷이 빠지기도 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영화의 완성도”라고 강조했다.

‘아바타2’ 스틸. 사진I월트디즈니 컴퍼니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 역시 “13년이라는 긴 공백,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힘든 일이 있었지만 잘 극복한 것 같다. 오히려 영상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됐고, 유종의 미를 거두게 돼 아티스트로서 기쁜 마음”이라며 “무엇보다도 영화를 볼 때 가상 캐릭터들의 살아 있는 얼굴의 표정 연기를 신경 써주시면 좋겠다. 이번 영화에서는 웨타가 페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시스템을 극복하고 연기자와 캐릭터를 한 몸처럼 작은 표정도 구현했기 때문에 기대하고 보셔도 될 것”이라며 거듭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2019년부터 약 3년 동안 ‘아바타2’의 스태프였던 그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같이 작업하게 된 건 정말이지 큰 행운이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질적으로 타협한 건 한 번도 없었다. 아티스트로서 정말 만나기 힘든 작업 환경이라고 보면 된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걸 목표로 했고, 그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감독님께 존경을 표하고 싶다. 피드백을 받고 해결책을 보완하면서 아티스트를 수평적인 입장으로 봐주셨는데, 그게 쉽지 않다. 그 결과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가 한국인이어서 기회가 더 많았던 건 아니다. 전부 평등하게 웨타 FX는 전 세계 아티스트가 모인 집단이다. 공통적인 건 서로 소통하고 다양함이 모여서 완성된 작품을 만든다. 이 모든 게 한국 분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신드롬의 주역이 된 ‘아바타’ 제작진은 5편까지 제작을 예고한 상태다. ‘기술적 진보’의 끝을 보여준 이들은 향후 또 어떤 경이로움을 안길지 기대가 모아진다.

“완벽으로 향하는 길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죠. 90에서 95, 95에서 97, 97에서 100%로 우리는 계속 전진할 겁니다.”

‘아바타2’ 스틸. 사진I월트디즈니 컴퍼니
최종진은 프랫 인스티튜트 아트&디자인 스쿨 출신으로 인더스트리얼 라이트 앤 매직(ILM)과 소니 픽처스 이미지 웍스에서 일하다 지난 2010년 웨타 FX 로 자리를 옮겨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과 ‘호크아이’에 참여했다. ‘아바타2’에서는 CG의 전반을 책임졌다. 이외 참여 작품으로는 ‘어벤져스’ ‘아이언맨3’ ‘호빗’ ‘정글북’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저스티스 리그’ 등이 있다.

황정록은 ‘아바타2’에서 CG 캐릭터 제이크 설리와 키리, 토노와리의 얼굴 작업을 담당했다. 그는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스트 출신으로, 웨타 FX 입사 전에는 최종진 CG 슈퍼바이저와 마찬가지로 ILM에서 경력을 쌓았고,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에서 ‘워 크래프트’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트랜스포머3’ ‘말레피센트’ ‘랭고’ ‘지. 아이. 조’ 등 작품에서 디지털 아티스트 및 크리처 ·캐릭터 모델러로 참여하며 다수의 캐릭터를 남겼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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