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 올해 초 유안타증권 인수 의향 있었다

김근우 2022. 12. 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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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계 유안타증권(003470) 매각설이 제기됐지만 인수자 측으로 거론된 우리금융지주와 당사자인 유안타증권 양측이 모두 부인하며 상황이 일단락됐다.

취재 결과 해당 내용은 현 시점에서 사실이 아니었지만, 올 초만 해도 우리금융그룹은 유안타증권 인수 의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일각에서 거론된 유안타증권의 매각가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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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론된 매각가 1.2조, 현재 시총 대비 과도
올 초 기회 있었지만 유안타그룹이 결심 못해
자본 확충 더딘 점 아쉬워…올해 실적 악화 전망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대만계 유안타증권(003470) 매각설이 제기됐지만 인수자 측으로 거론된 우리금융지주와 당사자인 유안타증권 양측이 모두 부인하며 상황이 일단락됐다. 취재 결과 해당 내용은 현 시점에서 사실이 아니었지만, 올 초만 해도 우리금융그룹은 유안타증권 인수 의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을지로 유안타증권 빌딩 전경(사진=유안타증권 제공)
2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일각에서 거론된 유안타증권의 매각가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유안타증권 사정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유안타증권의 현재 시가총액은 5000억~6000억원 수준인데 최근 거론된 매각가(1조2000억원)는 회사 지분 50% 정도를 사는 것을 고려하면 거의 4배를 주고 산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쉽지 않다”고 언급, 에둘러 소문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올 초만 해도 우리금융그룹은 이에 준하는 가격에 유안타증권에 베팅할 의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만 해도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았고, 올 초 유안타증권의 시가총액 역시 현재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거론된 매각가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가격에 우리금융지주 측이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 인수 의지가 있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다만 대만 유안타그룹 차원에서 최종적으로 회사를 매각할 결심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매체는 유안타증권이 10년 만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매각가는 1조2000억원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매각이 거론되는 배경으로는 △모회사 유안타아시아(Yuanta Securities Asia Financial Services Private Limited)의 꾸준한 지분 매집 △업황 악화로 올해와 내년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이 꼽혔다.

소식이 알려진 날 개장 직후 유안타증권 주가는 20%대의 급등세를 보였고, 한국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양측 모두 부인하며 주가가 진정됐다.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증권사 매물을 찾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 이미 알려졌지만, 인수자 측 사명과 매각가 등 거론되는 내용이 구체적이라는 점이 시장을 일시적으로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유안타증권의 매각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14년 동양증권을 인수한 유안타그룹이 국내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고 보기엔 다소 부족해서다. 특히 자기자본을 꾸준히 늘리며 사세를 넓힌 대형 증권사들에 비해 자본 확충이 더뎠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유안타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원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금융당국은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가진 증권사에 대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신청 자격을, 4조원 이상은 초대형투자은행(IB) 자격, 8조원 이상은 종합투자계좌(IMA) 개설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할 수 있는 사업 범위가 넓어져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유리하다.

유안타증권의 올해 실적 역시 업황이 좋았던 전년에 비해 악화할 전망이다. 올 3분기 기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3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1% 줄었다. 올 초부터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32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7% 감소했다.

유안타증권의 모회사인 유안타아시아가 최근 지속적인 지분 매집에 나서고 있다는 점 역시 의심을 샀다. 유안타아시아는 6개월여 전부터 최근까지도 수천 주 또는 1만 주 단위로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다만 이는 당장의 인수합병(M&A)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대만에서 판단하는 적정주가보다 한국에서의 주가가 싸다고 생각해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근우 (roothel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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