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인고속도 방음터널서 화재… 5명 사망·37명 부상

폐기물 집게 트럭서 원인 미상 불이 나면서 터널로 확산…주변 도로 정체 극심

29일 오후 1시 55분께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과천지식정보타운 부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제2경인고속도로 차량 화재 발생 현장의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과천 경인 제2고속도로 터널에서 화재 발생해 5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9일 오후 1시49분쯤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사망자 5명은 차량 4대(승용차 1, 승용차 2, SUV 1, 승용차 1)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상자 37명 중 3명은 중상이다. 안면부 화상 등의 부상을 당했다. 나머지 34명은 연기흡입 등의 경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불은 고속도로를 달리던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럭에서 발생한 원인 미상의 불이 방음터널로 옮겨붙으면서 순식간에 확산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경기소방재난본부가 촬영한 화재 발생 당시 영상을 보면 방음터널 내 수백ｍ에 달하는 구간이 모두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 불에 타고, 터널 양옆으로는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방음터널 /연합뉴스

목격자들은 불이 날 당시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방음터널 내부가 삽시간에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뜨거운 열기로 인해 터널 천장이 녹아내리면서 불똥이 비처럼 바닥에 떨어졌고, 터널 내부는 시커먼 연기가 가득 차 있었다고 했다. 이모씨는 “펑 소리와 함께 방음터널 안이 갑자기 검은 연기로 바뀌었고, 화마가 눈앞까지 덮치는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다”며 “너무 놀라 사력을 다해 터널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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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오후 4시12분쯤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규모가 크다고 판단, 신고 접수 20여분만인 오후 2시11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10여분 뒤인 오후 2시22분쯤 경보령을 대응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대응 1단계는 인접 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대응 2단계는 8∼14개 소방서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77대와 소방관 등 인력 190명, 그리고 소방헬기를 동원해 화재 발생 1시간 30여분만인 오후 3시18분 큰 불길을 잡았다.

불이 나자 경찰은 방음터널 양방향 진입을 통제하고, 인접 IC에서도 차량 우회 안내를 했다.

통제 구간은 방음터널 하부를 중심으로 약 1㎞이며 왕복 10차선의 통행이 모두 차단됐다. 방음터널 바로 아래를 지나는 구간이어서 화재로 인해 파손된 방음터널의 유리와 차량에서 떨어져 나온 부품 등이 도로 위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변 도로는 장시간 극심한 정체 현상을 빚었다. 소방당국에는 화재 발생 직후 주변을 지나던 운전자 및 인근 주민의 119 신고가 200여건 넘게 접수되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