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던 샤넬백도 100만원 넘게 ‘뚝’...거품 빠지는 리셀시장

신혜림 기자(haelims@mk.co.kr) 2022. 12. 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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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에 웃돈구매 줄어
‘2100% 프리미엄’ 기록 조던화
680만원에 팔리다 230만원으로
‘문스와치 컬렉션’도 70% 폭락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 ‘나이키 덩크 로우 판다’ 리셀 가격 <사진=스탁엑스 캡쳐>
명품과 한정판 운동화의 리셀 가격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리셀 시장(희소가치가 높은 상품에 웃돈을 얹어 되파는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글로벌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에 따르면 ‘범고래’라는 애칭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나이키 덩크 로우 판다’ 현재 약 18만 6000원에 리셀가가 형성되어 있다. 지난해 12월 기록한 39만 5000원에서 1년만에 약 53% 하락해 반토막 났다. 또 다른 리셀 플랫폼인 크림에서도 현재 리셀가가 14만8000원 수준으로 머지않아 발매가(12만900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올해 상반기 한때 2100%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던 ‘조던1X스캇X프라그먼트 하이 밀리터리 블루’ 운동화도 지난 2월 680만원에 거래됐다가 현재 230만원으로 급락했다. 연예인들이 착용해 거래량이 치솟았던 ‘아디다스 삼바’ 운동화의 리셀가도 8월 기록한 최고가 24만4000원에서 리셀가현재 13만원대로 46% 떨어졌다.

운동화 뿐만 아니라 시계 등 각종 희소성이 있거나 인기있는 제품들의 구매 수요가 줄고 있다. 지난 3월 출시와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와치와 오메가의 ‘문스와치 컬렉션’도 리셀가가 고점 대비 70% 떨어져 국내 판매 가격(30만 원대)와 같아졌다.

명품 리셀 가격도 내림세다. 크림에서 ‘샤넬 클래식 미디움 플랩백’ 리셀가는 올초 1400만원 수준에서 현재 1298만원으로 내려갔다.

리셀가격 하락의 배경엔 잇단 금리 인상과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자리한다. 코로나19를 지나며 한정판 제품 열풍이 ‘플렉스’(소비 자랑) 문화와 함께 떠올랐고 리셀시장은 급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고물가·고금리 여파에 가처분소득이 줄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은 얇아졌고, 제품에 ‘웃돈’을 얹어 사겠다는 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이다. 지난 6월 스탁엑스의 월평균 거래량은 전달 대비 20% 줄었다. 다만 아직도 희소성이 높은 인기 리셀 제품들은 여전히 발매가보다 높은 수준의 리셀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보복소비,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리셀 시장에서는 수요가 월등히 높았고 이는 리셀가를 끌어올린 원인이었다”며 “이제는 소비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수요는 말랐고 공급은 넘쳐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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