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각축장'된 어등산, 17년 표류 종지부 찍나?

송창헌 기자 2022. 12. 2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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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신세계 신개념 '스타필드 광주' 이어 롯데도 저울질
조성계획 일부 변경, 중소상인 상생안 이행 등 과제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사진=신세계프라퍼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신세계그룹이 광주 어등산에 기존의 복합쇼핑몰을 넘어서는, 초대형 복합공간을 만들겠다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지난 17년 간 지지부진했던 어등산 개발사업이 오랜 표류에 종지부를 찍고 급물살을 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개발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광주 서부권 어등산 일대 41만7531㎡(12.6만평)에 연면적 53만6900㎡(16만평) 규모의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건립 제안서를 전날 광주시에 제출했다.

기존 스타필드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한 '원데이 몰링'에 중점을 뒀다면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는 휴양·레저·문화를 결합한 체류형 복합공간으로 2박3일 이상을 체류할 수 있는 '스테이케이션'을 지향한다.

이를 통해 연간 3000만 명의 방문객 유치, 지역 세수 확대, 3만6000명의 고용 유발 등 총 22조70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신세계 측은 전망했다. 특히 원정쇼핑에 따른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법인 설립과 3대 상생방안도 내놓았다.

여기에 롯데그룹 측도 어등산 투자를 신중히 검토중이어서 유통 공룡들간의 '어등산 대전(大戰)'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05년 개발계획 수립 후 17년 간 표류해온 어등산 개발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셈이다.

어등산 개발사업은 지역 내 부족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됐지만, 민간사업자들이 재정난과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잇따라 사업을 포기하면서 난항에 난항을 거듭해왔다.

당초 2023년까지 군 포사격장으로 황폐화 한 어등산 일원(273만6000㎡)에 테마파크와 특급호텔, 가족호텔, 골프장·경관 녹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17년째 사업이 표류하면서 27홀 규모의 골프장만 10년째 덩그러니 운영되고 있다.

건설업계 침체와 유동성 위기, 수익성 부족 등으로 사업자만 삼능→금광→모아→금광→호반→서진으로 수차례 변경됐고, 이 과정에서 소송도 끊이질 않았다. '시민의 휴식처를 만들겠다'는 당초 계획은 온데간데없이 지역 사회 갈등과 행정력 낭비만 초래했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사진=신세계 프라퍼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한 과정 끝에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들이 '어등산 쟁탈전'에 뛰어들거나 투자를 저울질하면서 개발사업에는 청신호가 켜졌으나, 과제도 없진 않다.

상가 면적이 우선 숙제다. 신세계 측이 사업계획서에서 밝힌 상가 면적은 14만3951㎡(4만3545평)으로, 2005년 관광단지조성계획 수립 당시 상한선 2만4000㎡(7000평)의 6배에 이른다. 조성 계획 변경이 필요한 부분으로, 변경 승인권은 광주시에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거치도록 돼 있어 행정적 과제가 되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나 포사격장을 공원부지로 변경하는 절차는 앞서 모두 완료된 상태다.

다소 시기상조이기는 하나,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광주 복합쇼핑몰과 관련한 인프라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점도 시로서는 풀어야 할 장기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규모 쇼핑시설 건립에 따른 지역 중소 상인들과의 상생과 사업계획에서 밝힌 3대 공생방안 이행도 숙제로 거론되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수익성과 개발방식의 한계가 늘 발목을 잡았던 게 사실"이라며 "민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충분히 보장하는 동시에 공공성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게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과옥조처럼 '2005년, 2016년에 어땠었기에'라고 말하기에 앞서 그걸 뛰어넘는게 핵심이고 기막힌 타협점이 뭘지 고민하고 상상력을 열어두는게 (상가 면적 등과 관련해선)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롯데 측 제안 여부에 대해선 "곧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최종적으로 광주에) 몇 개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지는 시장, 즉 마켓의 판단에 맡긴다는 게 광주시의 일관된 기조"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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