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기획 3편] 미래 사회구성원 '다문화 학생'…한국어 교육 절실
[EBS 뉴스12]
학교 문해력 교육 연속보도입니다.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반드시 살펴야 할 학생들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랄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인데요.
지도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스마트 기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따라 한글을 또박또박 써보고 소리와 맞는 단어 카드를 찾아 정렬도 해봅니다.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 파키스탄 출신 쑤반 시디기는 일주일에 한 번, 방과 후 한글·문해력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주홍 팀장 / 서울특별시동부교육지원청 동부학습도움센터
"이 친구가 교실에 있을 때 한국어가 되지 않는 상황이고, 한국어 단어나 문장이나 이런 것들이 누적돼야지만 나중에 폭발적으로 한국어를 말할 수 있는 자산이 되기 때문에…"
서울 동부교육지원청은 한글을 깨치지 못한 다문화 학생에게 올해 '인공지능 기반 기초문해력 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했습니다.
지난 9월부터 몽골과 베트남, 파키스탄 등 11개 나라 학생 29명이 참여했는데 음운인식과 단어 읽기·쓰기 영역에서 이들의 평균 점수가 20점 넘게 올랐습니다.
올해 우리나라 다문화 학생 수는 16만 9천 명.
10년 전에 비해 규모가 4배 가까이 커졌고, 전체 학생 가운데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게다가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일수록 국어 과목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중도 큽니다.
하지만 교사들이 이 학생들을 지도할 방법은 마땅치 않습니다.
다양한 국적이 혼재돼있고 한국어 능력 역시 학생마다 각양각색이어서 지도가 더 어렵습니다.
인터뷰: 경기도 A중학교 교사
"언어 능력의 차이가 굉장히 심한 부분이 있어서 1 대 1 수업밖에는 답이 없는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교사가 각 나라 언어에) 능통하지 않으니까 이 학생에게 수업 내용을 전달하거나 또는 간단한 수행평가라든지 수업시간 중에 활동을 하는 것조차도 어려운 상황이었거든요."
교사들은 외국인 한국어 지도에 전문성을 갖추고, 동시에 학교 교육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력을 지원하는 게 시급하다고 설명합니다.
다문화 학생이 일상 언어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교과 용어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중훈 교사 / 좋은교사운동 배움찬찬이연구회
"고빈도 단어는 이제 아빠, 엄마, 선생님, 학교, 이런 것이고요.
저빈도 단어는 산소, 이산화탄소, 생태계 이런 것이죠.
즉, 우리가 공부할 때 필요한 단어는 어떤 단어죠. 저빈도 단어예요.
(현장에서) 이런 것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낮아요.”
여기에 더해 다문화 교육 정책학교나 중점학교 등 일부 학교 중심으로 짜인 지원체계를 일반 학교까지 퍼트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교사들은 설명합니다.
또, 농어촌 지역 가운데는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지만 지원 인력이 찾아가기는 어려운 곳이 많다며 온라인 한글·문해력 지도방안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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