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변감 심한 ‘항문거근증후군’ … 림프슬러지 천골신경 자극도 한 요인

이순용 2022. 12. 2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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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전기자극치료로 슬러지 녹이면 근본치료 가능 … 정신적 스트레스 극심하면 재발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항문질환은 전 국민의 약 15%가 겪고 있다. 대개는 치질, 그 중에서도 치핵에 해당하지만 특정 부위에 혈흔이나 튀어나온 항문 정맥조직 없이 불쾌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치질보다는 항문거근증후군이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항문거근증후군은 항문거근의 과도한 긴장이나 반복적인 미세손상으로 인해 ‘평소에 항문 안쪽에 뭔가 끼인 느낌’, ‘항문이 빠질 듯한 느낌 또는 작열감’‘대변을 보고난 후에도 묵직한 잔변감’, ‘배변 후 5~10분 정도 지나 증가하는 통증’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항문거근(肛門擧筋)은 항문올림근으로 불리는데 항문 괄약근 중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 배변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항문거근이 ,리듬 있게 작동하지 않고 경련을 일으켜 발생하는 질환이 항문거근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항문거근증후군은 잔변감과 무지근한 통증을 공통적인 주 증상으로 나타내지만 최근 2년간 1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면서 항문 7시 방향(약간 왼쪽 하단)을 누르면 고춧가루 뿌린 듯 아프다고 호소하거나, 의자에 앉으면 증상이 심해져 운전하기도 힘들다거나, 배변 후 잠시 시원해졌다가 이내 쓰리고 건조하다고 느끼는 사람을 많이 관찰했다”고 말했다. 증상이 포괄적이고 다양하다는 얘기다.

그는 최신 이론을 들어 “항문 괄약근 주변의 림프절에 림프 슬러지(찌꺼기)가 축적돼 염증반응을 일으키면 항문에 분포하고 있는 천골신경(sacral nerve) 3, 4, 5번의 교감신경 및 부교감신경의 복합체가 자극되면서 이상감각 및 다양한 통증을 유발시키는 현상이 항문거근증후근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 같은 병리학적 설명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원인은 과로, 극심한 스트레스, 배변 시 과도한 항문 압력, 장시간의 좌식 근무 등이다.

항문거근증후군 환자의 대부분은 항문 부위의 뻐근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지만 X-레이, 혈액검사 등 일반적인 진찰로는 정상 소견이 나오고 진단이 어려워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심영기 원장은 “항문거근증후군은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 대다수 의사가 ‘항문 불편감’ 또는 ‘항문 염증’이라는 다소 포괄적인 진단을 내리고 있으나 전기자극 치료를 겸하는 ‘엘큐어리젠’ 요법 기기로 항문 주위를 자극하면 찌릿한 느낌이 오는 곳이 이 증후군의 발병 부위로서 보다 확연하게 발병 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문거근증후군 진단을 받은 경우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배변을 원활하게 해주는 식이섬유, 통증을 완화해주는 진통제·근이완제, 심리적 안정을 위한 신경안정제 등을 처방하고 온열 또는 전기자극 물리치료를 병행한다. 또 항문근육에 전기자극을 주는 경피적전기신경자극치료(TENS)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낫지 않으면 통증 부위에 국소마취제나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심 원장은 효과가 일시적이고 부작용이 잠재된 주사치료를 지양하고, 전기자극의 심도가 낮은 TENS 치료 대신 100~800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 ~ 3,000V의 고전압으로 피부 아래 깊숙이 병든 세포 단위까지 흘려보내는 ‘엘큐어리젠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치료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최소 15번은 받아야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 중 매주 한 번 이상 치료받은 사람의 약 80%가 완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다만 젊은 사람은 5회 치료만으로도 현저하게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엘큐어리젠요법은 림프슬러지를 확실하게 녹여 배출하기 때문에 항문거근증후군 개선에 효과적이지만, 완치됐다가 재발하는 사람을 보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해서 이것이 항문질환으로 연계되는 양상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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