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금액지수 1년 전보다 11% 떨어져···2년6개월만에 최대폭 하락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수출금액지수가 1년 전보다 11% 떨어졌다. 반대로 수입금액지수는 2년째 오름세가 유지되면서 교역조건이 더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통계를 봄면 지난달 국내 수출금액지수는 1년 전보다 11.3% 하락했다. 지난 10월(-6.6%) 24개월 만에 처음 떨어진 뒤 두 달 연속 하락세다. 내림폭은 2020년 5월(-25.0%)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품목별로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25.4%), 1차금속제품(-21.7%), 섬유·가죽제품(-19.0%) 등의 내림 폭이 컸다. 반면 석탄·석유제품(26.8%), 자동차 등 운송장비(21.8%) 수출금액지수는 올랐다.
수출물량지수도 1년 전보다 6.3% 떨어졌다. 금액지수와 마찬가지로 2020년 5월(-14.8%)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큰폭 떨어졌다. 주로 섬유·가죽 제품(-18.6%), 화학제품(-10.3%) 부진에 영향을 받았다. 운송장비의 경우 수출물량지수도 23.2% 급등했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 등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제품과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액이 감소했다”며 “수출 가격 하락세와 전방산업 수요 부진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수입금액지수와 수입물량지수는 1년 전보다 각 3.3%, 3.8% 올라 24개월,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개별 품목 중에서는 전기차 등을 포함한 운송장비(50.5%), 석유 등 광산품(19.1%)의 수입금액이 많이 늘었다.
수입물량지수는 운송장비(76.7%)와 컴퓨터·전자·광학기기(8.2%), 광산품(5.6%)이 주로 끌어올렸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이고, 수출입물량지수는 이렇게 산출된 수출입금액지수를 수출입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년 전보다 4.9% 떨어져 20개월 연속 하락했다. 수출 가격(-5.3%)이 수입 가격(-0.5%)보다 더 큰 폭 내린 영향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99.43)의 경우 수출물량지수(-6.3%)와 순상품교역지수(-4.9%)가 모두 떨어지면서 1년 전보다 10.9% 하락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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