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이태원참사 합동분향소, 전주시는 자진철거 계고

이동민 기자 2022. 12. 2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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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는 서울 만의 사고가 아닙니다. 전국에 유가족들이 있습니다. 이 참사는 전 국민이 아파해야 합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가 전주 풍남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열고 정부의 사과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두 달이 지난 29일 오전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는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이곳에 시민분향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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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이동민 기자 = "이태원 참사는 서울 만의 사고가 아닙니다. 전국에 유가족들이 있습니다. 이 참사는 전 국민이 아파해야 합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가 전주 풍남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열고 정부의 사과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두 달이 지난 29일 오전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는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이곳에 시민분향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천막 1개 크기로 차려진 분향소에는 사진 등 공개에 동의한 희생자 76명의 사진이 있는 현수막이 걸렸다. 옆에는 이태원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서명운동 단상이 마련됐다.

고 문효균(31)의 아버지 문성철씨는 "이태원 참사 당시 희생자는 158명이고 이후 생존자 한 명이 고통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해 희생자는 모두 159명이 됐다"며 "전북에도 8명의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이 있다. 우리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숨은 듯이 장례를 치렀다. 지역에서라도 사건의 진상을 자세히 알리기 위해 분향소를 차리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인데 일부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아들의 사망소식을 알리는 것조차 꺼려지게 됐다"면서 "아이들은 핼러윈데이에 맞춰 관광지인 이태원에 놀러 간 것뿐인데 인파를 예견하지 못해 참사를 발생시킨 책임자들은 회피하려고만 하는 현실에 국가가 존재하는 것인지 물음표가 생긴다"고 말했다.

전북의 유가족에게 힘을 더하기 위해 대전에서 내려온 고 송채림(21)의 아버지 송진영씨는 "참사 이후 사고 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뇌진탕도 있었겠지'라는 실언을 했다. 아이들은 넘어져 깔려 죽은 것 만이 아니고 선 채로 목이 꺾여 숨이 끊어지기도 했다"며 "1대 1 원스톱 지원을 하겠다는 정부는 장례가 끝난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행정안전부는 중대본 해체 이후 지원단을 만들어 유가족들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며칠을 기다려도 연락 한 통 없었다"면서 "기다리다 지친 한 유족이 전화를 해보니 '지침이 없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소통을 하겠다는 정부의 말은 거짓이다. 정부가 유가족들을 위해 무언가 하고 있구나 알고 있는데 이는 모두 착각"이라고 했다.

[전주=뉴시스] 이동민 기자 = 29일 전주 풍남문광장에 이태원참사 분향소가 설치된 가운데, 유족들이 희생자들에게 헌화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유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희생자들에게 헌화와 참배를 했다. 유가족들은 아이들의 사진 앞에 국화꽃을 놓고 "아빠 왔다. 정말 보고 싶다"며 흐느끼기도 했다.

[전주=뉴시스]이동민 기자 = 29일 전주 풍남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 붙은 전주시청의 철거 계고장.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태원참사 전북 유가족협의회는 참사 100일째가 되는 내년 2월5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주시는 분향소가 불법 점거물이라며 내년 1월5일까지 자진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전달한 상태다.

이태원참사 전북시민대책위원회 이민재 집행위원은 "오늘 아침 전주시 공무원 4명이 천막을 철거하라고 해서 잠시 승강이가 있었다"며 "전주시가 하지 못하겠다는 것을 시민사회단체가 나서 운영하겠다는 것인데 분향소마저 무력으로 철거를 하려고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dongm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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