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 허은아 탈락 반발에···與 “인지도·조직관리 김경진 앞서”
김웅 “권력에 아양 안 떤 잘못”
노웅래 마포갑 비워놔 논란
29일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 겸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고당협 68개 지역구 중 오늘 비대위에서 의결한 곳은 42군데”라며 “26개가 미선임된 상황으로 응모가 계속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을에는 허 의원 대신 김경진 전 의원이, 서울 강동갑에는 판사 출신 비례대표 현직 의원인 전주혜 비대위원, 경기 고양병에는 기자 출신 김종혁 비대위원이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지역구였던 서울 마포갑을 비롯한 26개의 지역구는 아직 공석인 상황이다.
이는 조강특위의 결정대로 비대위에서 의결한 것이다. 조직위원장은 통상적으로 당협위원장에 선출되며 전략공천 등 예외를 제외하면 보통 당협위원장이 해당 지역구 공천을 받곤 한다.
허 의원은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동대문을 조직위원장으로 내정됐지만 최고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받지 못해 다시 심사를 받았으나 결국 김 전 의원에게 밀리자 강하게 반발했다. 김 전 의원은 대선 당시 선거대책본부에서 상임공보특보단장을 맡았으며 20대 국회 때 광주광역시 북구갑에서 국민의당 국회의원을 지낸 검사 출신 정치인이다.
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여름철 내내 게을렀던 돼지가, 가을 추수철과 겨울에 당연한 듯 다른 동물들에게 자신의 몫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던 탐구생활 우화가 떠오른다”며 “저는 친윤도 아니고, 검사 출신도 아니다. 친윤이고 검사출신이면,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이러저리 당협 쇼핑도 할 수 있는 당의 현실이 부럽기보다는 부끄럽다”고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허 의원은 이날 오전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지금도 동대문에 있다. 끝까지 동대문에 있겠다”며 “제 소신을 꺾지 않겠다. 친윤에 줄서지 않겠다. 마지막에 제가 당선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준석계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당 지도부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부터 조강특위의 활동에 대해 솎아내기라는 우려가 많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허 의원은 우리 당에서 생방송 토론에 가장 많이 나갔던 의원 중 한 명”이라며 “방송 토론에는 아예 나가지도 못하고 늘 권력의 가피 안에 숨어 동지들을 향해 탈당하라고 내부총질이나 하는 방구석 여포들과는 달랐다.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오직 친윤 호소뿐인 친윤 원툴들에 비해 허은아의 잘못은 권력에 아양 떨지 않은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김석기 사무총장은 “면접을 통해 비교해봤는데 김경진 전 의원은 지역구 출신 의원이기 때문에 지역구를 관리한 경험이 있다. 조직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조강특위에 설명했다”며 “김 전 의원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있다. 두 분 다 아주 좋은 분인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김 전 의원이 좀 더 경쟁력 있는 거 같다고 만장일치의 결론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동갑에서 전주혜 의원에게 패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헌신했던 사람은 희생되고 혜택받은 사람은 또 특혜를 받는 것. 공정과 상식이라 할 수 없다”며 “오로지 강동구민만 믿고 끝까지 뛰겠다”고 적었다.
조강특위가 마포갑 지역구를 비워놓은 결정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지역구 현역 의원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22대 총선 출마가 불확실해 여당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이 지역구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18대 총선 당시 이 지역구에서 당선됐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 노 의원에게 패해 낙선했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강특위는 이렇게 변명했다. ‘당협위원장이 공석이라 현수막도 제대로 걸 수 없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상적인 당협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다’”며 “그런데 마포갑은 비워뒀다. 마포갑은 현수막을 내걸지 않아도 괜찮은가. 결국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이번 결정이 친윤의 마녀사냥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반증”이라고 맹비판했다.
국민의힘의 내홍은 당분간 이어질 모양새다. 이번 조강특위와 비대위 결정으로 친윤계와 비윤계의 갈등이 심화될 수 밖에 없는데다 당협위원장이 없는 사고당협도 26곳이 남아있어 이곳에 누가 임명되는지를 놓고도 분란의 불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이 되면 당대표를 뽑는 전대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당권주자들간 경쟁으로 당내 갈등이 더 격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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