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 찾은 ADD는… 외국도 부러워하는 '국방과학 산실'
역대 대통령들도 재임 중 수차례 방문… "우월한 전쟁 준비"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대전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했다. 역대 대통령들도 재임 중 수차례 다녀간 ADD는 1970년 창설 이래 우리 군의 무기체계를 개발해온 '국방과학 산실'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육·해·공군참모총장 및 해병대사령관, 국가안보실 주요 참모 등과 함께 ADD를 방문한 자리에서 주요 무기체계 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평화를 얻기 위해선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ADD 연구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ADD 방문은 지난 26일 발생한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 사건을 계기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이번 북한 무인기 사건에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의) 도발엔 반드시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군은 적에게 범접할 수 없는 두려움을, 국민에게 확고한 믿음을 주는 강군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방위사업청 산하 공공기관인 ADD는 우리 군의 '우월한 전쟁 준비'를 위한 대표 기관이다. '국방과학연구소법'엔 "ADD를 설립해 국방에 필요한 병기·장비·물자에 관한 기술적 조사·연구 개발 및 시험과 이에 관련된 과학기술의 조사·연구·시험 등을 담당해 국방력 강화와 자주국방의 완수에 기여"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역대 대통령들도 '강한 국방'을 강조할 때마다 ADD를 찾았다. 박정희 대통령은 재임 중 ADD를 8차례 방문했고,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도 이곳을 찾아 대북메시지를 발표했다.
ADD는 1970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졌다. 당시 우리나라는 국방과학기술이 전무한 수준이었다.
박 대통령은 1971년 11월10일 ADD에 '긴급병기개발지시'를 하달했다. 불과 약 40일 뒤인 12월30일까지 소총·기관총·박격포 등 무기의 1차 시제품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ADD 직원들은 '1차 번개사업'이라고 불리는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다음해엔 품목이 추가된 '2차 번개사업'도 해냈다.
이후 지대지 유도탄을 만드는 '백곰사업', 우리 군의 독자적인 전력증강계획인 '율곡사업' 등을 ADD가 주도했다. 이에 따라 소총부터 전차까지 각종 무기가 신형으로 교체됐고, 우리 군의 전력도 크게 개선됐다.
ADD는 1980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뒤엔 잠시 활동이 위축되기도 했다. 당시 미국 측이 우리의 자체 무기개발 계획을 불편해 했기 때문이다. 1983년엔 연구소가 대전으로 이전했고 1987년엔 부설 국방관리연구소가 분리됐다. 이 연구소가 바로 지금의 한국국방연구원(KIDA)이다. 방사청 소속인 ADD와 달리 KIDA는 현재 국방부 소속으로서 안보전략과 관련한 사회과학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ADD는 1990년대부터 규모를 점차 키워나갔다. 1995년엔 기동시험장(창원)과 해상시험장(진해)을 건설했고, 2006년엔 전자시험장(세종)을, 그리고 2008년엔 항공시험장(해미)을 만들었다. 부설 국방품질관리소는 2006년돼 현재의 국방기술품질원이 됐다. 올 4월엔 아랍에미리트(UAE)에 ADD 사무소가 생겼다.
ADD에선 국산 무기체계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 세부 설계·생산은 대부분 방산업체가 맡는다. 이는 역사가 짧은 'K-방산'을 육성하고자 정부 차원에서 관련 연구를 전담토록 하는 정책을 편 데 따른 것이다. 현재 ADD는 규모를 줄이고 고도의 보안을 필요로 하는 기밀사업 외엔 업체가 개발을 담당하고 ADD는 이를 관리하는 형태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우리 군의 핵심능력 개발은 업무 특성상 ADD가 담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군 안팎의 일반적인 평가다.
ADD가 그동안 개발한 무기체계를 나열하면 끝도 없다. K1 기관단총과 K2 소총, K3 경기관총, K5 권총 등 소화기는 물론, 유탄발사기, 박격포, 견인곡사포, K2 전차, K9 자주포, KT-1·T-50 훈련기, KF-21 전투기 등이 대표 사례다.
'현무' '신궁' '해성' '천궁' '현궁' 등 미사일과 각종 어뢰도 ADD가 없었다면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실상 우리 군이 사용하는 모든 장비가 ADD의 손을 거쳤다. 초소형 정찰위성과 스텔스 무인전투기, 전자기펄스(EMP) 무기 등의 개발도 현재 ADD가 주도하고 잇다.
ADD는 무기개발을 주도하는 기관인 만큼 기계공학·전자공학 등 분야의 연구소만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곳에서 다루는 기술 분야는 실로 다양하다. 2020년엔 ADD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단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무기체계 못지않게 생화학 분야 연구도 국방에선 중요하다.
K-방산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우리 ADD에 대한 외국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2019년 방한 때 ADD를 둘러본 뒤 "통째로 사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ADD를 겨냥한 해킹 시도도 최근 5년간 1만6392건에 이르고 있다.
북한도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산하에 우리의 ADD에 해당하는 '국방과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국방과학원은 1970년 '제2자연과학원'으로 명칭을 바꿨으나, 지금은 두 명칭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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