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겨울폭풍 끝났는데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여전히 결항···“시스템 실패”
낙후한 전산 시스템·노동력 부족 탓
타사 성탄 연휴 이후 정상화와 ‘대조’
미국 저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계속되는 ‘무더기 결항’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연방정부가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운영 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28일(현지시간) 겨울폭풍이 지나간 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결항 사태의 원인을 집중 조명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웨어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날 전체 운항 일정의 약 62%에 달하는 2500여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전날에도 비슷한 규모의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다. 겨울폭풍이 시작된 지난 22일 이후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결항 건수는 무려 1만3000건에 달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결항 사태는 유나이티드,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여타 주요 항공사들이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 정상 운항에 들어간 것과 크게 대비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항공 조종사 및 승무원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은 낙후한 전산 시스템에 대해 경고했음에도 사측이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주요 허브 공항인 덴버에서 노동력 부족 문제를 우려하는 내부 메모가 지난 21일자로 작성됐음에도 사측은 이를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항공사 운영시스템과 소프트웨어 문제로 평소에도 조종사들이 근무 일정 배치 과정에서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 결과 결항 이후 대응도 다른 항공사들에 비해 뒤떨어지면서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공항에서 기약없이 기다려야 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중소도시 간에 직접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운영모델이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주요 항공사들이 허브 공항을 거쳐 여정을 짜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직접 도시를 연결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 방식으로 비행 거리와 시간을 단축해 여행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은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복잡한 네트워크형 모델 탓에 겨울폭풍 등 악천후로 인한 비상상황에서 대응력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전날 고객들에 사과했다. 하지만 시스템을 복원해 정상 운항으로 돌아갈 때까지 수일간은 항공편을 3분의1 가량 축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항 장기화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4분기 매출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주가도 이번 한 주 동안 11%나 하락했다.
미 교통부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비정상적인 결항률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결항 사태와 관련 “이제는 기상 문제라고 말할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섰다”며 “시스템 실패”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부티지지 장관은 항공사 측이 결항으로 발이 묶인 승객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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