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방탄 예행연습" VS "한동훈, 장관 탈 벗고 정치 투신하라"
與 "이 대표 '호남순회'는 '도피 투어'"
野 "한동훈, 정치적 야망 품은 예비정치인"
여야는 29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전날 국회에서 부결된 것을 두고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미리 막아내기 위한 예행 연습"이라 규정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이 대표까지 함께 거론하며 '방탄 논란'을 부각한 것이다. 민주당을 향한 부정적 여론을 환기하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국회에서 이재명 방탄을 위한 예행 연습을 실시했다.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을 군사 작전하듯 부결시켰다"며 "1년 내내 국회를 열어두고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때마다 부결시키겠다는 계산"이라고 비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일치단결해서 160표 넘게 부결 표결한 것은 곧 있을지 모르는 자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미리 막아내기 위한 예행 연습이라는 것이 다수의 관측"이라며 "민주당은 앞으로 어떤 체포동의안에 동의할 수 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노웅래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었다고 해서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들은 다수의 뒤에 숨어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폭거를 똑똑히 기억했다가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점식 의원은 "참으로 후안무치한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닐 수 없다"며 "노 의원 건을 부결시켜야 이재명 대표 건도 반대할 명분이 선다는 이유일 텐데 최악의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올해 방탄 말고 한 일이 뭐냐"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새겨듣고 검찰의 정당한 수사에 성실히 임해라"고 촉구했다.
전주혜 의원은 "민주당은 숫자를 앞세운 의회 독재를 당장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거대의석으로 불의에는 눈감으며 불체포특권을 부끄럼 없이 활용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입법은 꼼수를 써서라도 밀어붙이는 민주당에 대해 반드시 국민의 심판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민생투어' 일정으로 전국을 순회하고 있는 이 대표도 정조준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는 '도피 투어'를 중단하라"며 "호남을 볼모로 민주화 운동 코스프레를 한다고 파렴치한 개인 비리가 숨겨지겠나"라고 쏘아붙였다.
또 이 대표가 전날 광주에서 '수 천명의 피와 목숨을 바쳐 만든 민주주의가 되돌아가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이 의원이 민주화 투쟁하다가 검찰에 소환됐나"라고 되물으며 "이재명 사법 리스크의 본질은 권력형 범죄다.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망국적 정경유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전날 본회의에서 노 의원 체포 동의안 제안 설명을 두고 사실상 피의사실 공표죄라고 맹비난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장관은 노 의원을 체포동의안을 보고하며 마치 검찰 수사관이 수사 상황을 브리핑하는 태도와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안의 사유를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동의를 요청하는 책임자이지만, (한 장관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수사 상황을 일일이 언급하며 드라마에나 나올 장면 연출에 급급했다"며 "명백한 피의사실 공표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이 강조하던 법치가 본인은 위법 행위를 해도 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증거가 차고 넘치는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왜 수사하지 않나.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것에 답하시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인터뷰에서 "한 장관이 체포동의안 제안 설명을 하는 데 혹시 가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저렇게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에서 한동훈 장관이 큰 역할을 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으로서 절차에 대한 간단한 취지를 얘기하는 정도가 아니었다"며 "노 의원한테는 조사 상태에서 전혀 제시되지 않았던 굉장히 구체적인 내용들과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던 물증과 관련된 얘기들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 국민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며 "때문에 사실 민주당에서는 한 장관의 제안설명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임오경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한 장관은 본회의장에서 검찰의 조작 수사를 세세하게 읊으며 노웅래 의원의 명예를 짓밟고, 본회의장에 앉은 여야 국회의원들을 협박했다"
이어 "이렇게 세세한 체포동의안 설명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며 "조작 수사로 만들어낸 혐의를 깨알같이 공개하면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했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녹음됐다며 청력을 자극하고 싶었느냐"고 반문했다.
임 대변인은 "심혈을 기울인 체포동의안 설명이 먹히지 않자 이제는 국민을 들먹이며 야당을 모독하는 오만하고 뻔뻔한 행태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 장관께 묻는다"며 "어제 본회의장에 서 계셨던 것은 법무부장관 한동훈이냐, 아니면 정치적 야망을 품은 예비 정치인 한동훈이냐"고 거듭 되물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이 자기 정치를 계속하겠다면 장관이라는 탈을 벗고 정치에 투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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