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전하는’ 황의조 “내 선택? 후회한 적 없다.”②

배정호 기자, 장하준 기자 2022. 12. 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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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황의조는 '도전'과 함께였다.

[스포티비뉴스=배정호·장하준 기자]황의조(31, 올림피아코스)의 2022년은 ‘도전’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보르도에서 팀의 강등 탈출을 위한 도전을 했으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16강 진출에 도전했다. 그리고 지난 8월, 황의조는 축구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 될 수 있는 ‘노팅엄 포레스트 이적 후 올림피아코스 임대’를 택했다.

국내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리그인 그리스 리그. 그곳에서 황의조의 소식은 많이 들려오지 않았다. 계속되는 침묵에 팬들의 걱정이 이어졌고, 황의조가 분명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4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황의조는 현 상황에 대해 자신의 선택과 도전을 후회하고 있지 않았다. 그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준비하고 있는 황의조가 자신의 유럽 생활을 팬들에게 전했다.

▲ 황의조의 유럽 무대 첫 도전. 그 시작은 보르도였다. 사진 출처=보르도 공식 홈페이지

2019년, 프랑스 리그앙의 보르도에 입단한 황의조는 생애 처음으로 유럽 무대를 밟았다. 순탄치만은 않았다. 당시 감독이었던 파울로 소사는 황의조를 스트라이커가 아닌 윙어로 중용했다.

낯선 포지션이었지만 황의조는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은 공격수의 큰 장점 중 하나다”라며 스스로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었던 시기였음을 강조했다. 또한, “스트라이커는 득점에 집중하지만, 윙어는 플레이에 집중해야 한다”라며 직접 경험한 두 포지션의 차이를 설명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황의조는 첫 시즌에 많은 골(리그 6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하지만 보르도는 황의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2019/20 시즌 리그앙 12라운드(vs 낭트) 경기를 ‘황의조 데이’로 지정했다.

비록 이벤트성이 강했지만 모든 팀 동료가 한글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뛰는 장면은 황의조에게 매우 특별했을 터. 먼 타지에서 날아온 대한민국의 스트라이커는 이날 한글로 적힌 ‘황의조’ 세 글자와 함께 1골과 1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황의조는 “유럽에 한글의 특별함을 알릴 수 있어 너무 기뻤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 하나의 특별한 경험도 있었다.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라는 무적의 파리 생제르망 삼각 편대를 상대해 본 황의조는 “잠깐의 틈, 잠깐의 방심은 즉시 실점으로 이어졌다. 정말 대단한 선수들이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첫 번째 시즌 이후 적응기를 마친 황의조는 두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보르도는 끝없이 추락했고, 황의조는 자신의 득점 행진에도 활짝 웃을 수 없었으며, 결국 강등이라는 잔혹한 성적을 받아야 했다.

황의조는 “너무나 소중한 팀이었고 강등을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기에 (강등이) 너무 슬프고 아쉬웠다”라며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또한 “팀의 공격수로서 더 많은 활약을 해야 했다”라고 밝히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했다.

▲ '노팅엄 이적 후 올림피아코스 임대' 황의조의 가장 큰 도전이었다. 사진 출처=올림피아코스 공식 홈페이지

강등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지난 8월,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소식이 들려왔다. ‘황의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한 뒤, 곧바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를 떠난다.’는 내용이었다.

매우 특이한 방식의 이적이었기에 팬들의 우려도 적잖았지만, 황의조는 “당시 최선의 선택이었고 자신도 있었다.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가 더욱 중요할 뿐이다”라며 선택에 대한 확신과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스 생활도 함께 전했다. ‘올림피아코스 한 달 선배’이자 국가대표 동료인 황인범(27, 올림피아코스)의 존재는 황의조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황의조는 “(황)인범이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며, 식사를 자주 같이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 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소속이었던 마르셀루와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팀에 합류했다. 지금은 예전만 못하지만 소위 ‘월드클래스’라 불렸던 선수들이다. 이들의 팀 동료가 된 황의조는 “두 선수의 경험을 많이 듣는 편이다. 대단한 선수들임에도 항상 겸손한데, 이러한 점들을 많이 배우려 하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황의조는 “꿈같던 월드컵이 끝났습니다. 이제 또 다른 4년을 기대하면서 나아가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시즌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대한민국 공격수' 황의조는 다시 일어설 준비를 마쳤다.

K리그 최고의 공격수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격수까지. 황의조의 축구 인생은 언제나 도전과 함께였다. 도전에는 늘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따르며 그 시기를 이겨낸 황의조는 지금의 위치에 서 있다.

물론 앞으로 또 다른 고난과 역경을 마주할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을 이겨내기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황의조는 다시 일어나 자신이 선택한 도전을 향해 후회 없이 한 발짝 더 나아가려 한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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