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회사의 눈길끄는 도전...현대제뉴인, "2050 탄소중립 달성하겠다" [ESG클린리더스]
탄소감축 비율, 2030년 42%·2040년 71%·2050년 100% 목표
전기·수소·하이브리드 건설기계로 '무탄소' 시장 주도 목표
중소 협력사 위해 내년부터 '공급망 ESG 경영지원' 실시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2050년까지 전 사업장의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단계적 실행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영철 현대제뉴인 대표이사 사장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 부문 지주회사인 현대제뉴인의 조영철 사장은 12일(현지시간) 영국 건설·중장비 전문매체와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탄소배출 '주범'으로 꼽히는 건설기계를 만드는 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목표다. 하지만 기후변화, 탄소중립 등을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사업장 에너지 관리체계 고도화 등 기후환경 대응 전략을 세워 실천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50년 국내와 해외 모든 사업장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제뉴인·건설기계·두산인프라코어 '통합 ESG' 경영체제 구축
현대제뉴인은 지난해 8월 출범한 지게차, 유압부품사업을 주로 하는 사업형 주지사다. 계열사로는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를 갖고 있다. 현대제뉴인은 두 건설기계 회사가 안정적으로 독립 경영을 할 수 있게 도우면서, 연구개발(R&D) 등 통합적 관점에서 시너지 창출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이들 3개 회사는 최근 통합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체제 구축을 마무리하고, 단계별 전략 실천에 들어갔다.
우선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만들고, 사내 'ESG경영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ESG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또 친환경 제품 출시를 포함한 '2050 탄소중립' 달성 로드맵과 기후변화대응 전략을 수립했다. 조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ESG는 기업경영의 필수가 됐고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며 "오랫동안 고생해서 마련한 계획이 하나씩 잘 이뤄질 수 있게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각오를 다졌다.
3개 사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도 실시한다. 현대건설기계는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1.5도씨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연간 탄소 배출량을 2021년 대비 42%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또 감축 비율을 2040년까지 71%까지 올려 최종적으로 2050년에 탄소 배출량 '제로'(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울산, 전북 군산 등 국내 사업장에서는 2025년까지 태양광 시설 등을 설치, RE100(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을 달성할 계획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11월 삼천리자산운용과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을 맺고 20년간 5메가와트피크(MWp)급 재생에너지를 미리 확보했다. 실제 전력공급은 내년 말 이뤄진다. 이를 통해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군산공장 RE40(사용 전력의 4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을 달성하게 된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년 3,000톤(t)가량 절감하는 기대 효과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수소·하이브리드 건설기계로 '무탄소' 시장 주도 목표
현대제뉴인,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제품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기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연비 절감 기술 등이 접목된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10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건설기계 전시회인 '바우마 2022'에서 14t 수소 굴착기와 수소연료전지 파워팩, 1.8톤 미니 전기굴착기를 전시했다. 특히 2020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14t 수소 굴착기는 2026년 상용화될 예정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내년 출시 예정인 1.7톤 미니 전기굴착기, 하이브리드 엔진이 장착된 굴착기, 자체 개발 전기배터리팩 등을 선보였다.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전기굴착기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2023년 2월, 1.7t 전기굴착기를 출시해 전기굴착기 시장에 본격 뛰어들 예정이다. 현대건설기계 역시 1.8t 전기굴착기를 내년 초 선보인다. 장비 성능 저하 없이 디젤엔진을 리튬이온 배터리로 대체한 '무탄소' 도심형 장비다. 양사 모두 첫 전기굴착기 출시 후 2026년까지 미니∙소형 전기굴착기 라인업을 구축해 시장을 이끌어 간다는 전략이다.
협력사·공급망 ESG 경영지원 박차
현대제뉴인 등 3개 사는 협력사들이 ESG 이슈에 쉽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도 하고 있다. 중소 협력사들의 경우 인력, 비용, 경험 부재 등의 문제로 직접 ESG경영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뉴인은 올 6월 거래하는 협력사라면 필수로 '협력사 행동규범'을 준수하도록 했다. 11월에는 200개사 협력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ESG 경영전략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내년부터는 '공급망 ESG 경영지원' 프로젝트를 새롭게 착수한다. 이 프로젝트는 협력사들의 ESG관리 정책 수립과 실행을 지원해 공급망 리스크를 저감하고 ESG관리수준 향상을 위해 기획됐다. 총 3개년 프로젝트로 제조 부품 등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ESG 실태파악 △평가지표 개발 △실행 가이드라인과 관리체계 구축 △해외 사업장 대상 공급망 ESG 관리 체계 전파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2024년 발효가 예상되는 유럽연합(EU) ESG공급망실사 지침에 대응할 수 있게 한다.
조 사장은 "협력사와의 협력 없이는 회사의 성장도 없었을 것"이라며 "협력사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은 물론 협력 강화를 통한 동반성장을 적극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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