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불황기 맞아 사업 재편 나서는 재계

이인준 기자 2022. 12. 2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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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이른바 '3고(高)' 위기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재계가 '새 판 짜기'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이나 제품을 정리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는 데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LCD 사업도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미래사업을 개척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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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내년에도 '3고' 위기 지속…포트폴리오 개선 활발
저수익 사업·제품 과감히 접고 미래 먹거리 집중

[서울=뉴시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제공=LG디스플레이)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내년에도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이른바 '3고(高)' 위기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재계가 '새 판 짜기'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이나 제품을 정리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한편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는 데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성장 한계 닥치자…새 판짜기 나서

29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이달 30일자로 환선(Round Wire)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환선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2283억원으로 LS전선의 연결기준 매출의 3.74%를 차지했다.

환선은 산업용 전선의 일종인 권선(Magnet Wire)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다양한 전자부품에 들어가 전기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가전이나 산업용 모터 등에 널리 사용되지만 부가가치가 낮아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평이다.

LS전선은 환선 사업 종료와 관련해 "내부자원 효율화를 통한 고부가 사업으로의 역량 집중과 사업구조개선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LS전선은 환선 사업종료로 중장기적으로 사업 체질 및 재무구조 개선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권선 사업부문은 앞으로 고부가 제품인 각선(Flat & Rectangular Wire)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각선은 고출력, 대용량 모터에 주로 사용되는데, 최근 친환경 자동차용 구동모터(Traction Motor) 분야에서 쓰임새가 확대되는 추세다. LS전선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아이오닉5와 EV6에 각선을 단독 공급하고 있다.

‘레드오션’ 철수…고부가시장서 기회 모색·

LG디스플레이도 최근 수익성이 악화한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국내 생산을 오는 31일부터 공식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LS전선 구미 사업장 '전기차용 고전압 권선' 생산 모습 (제공=LS전선)

LCD TV 패널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업체들이 당국의 보조금을 업고 저가 정책을 펴면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TV 패널 공급 과잉으로 납품 가격이 추락해 '팔수록 손해'인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철수를 결정했고, LG디스플레이도 관련 분야 적자 누적에 따라 출구전략을 실행하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신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차세대 패널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처음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용 부스를 마련하고 P-OLED(플라스틱 올레드) 같은 미래 자동차에 최적화한 디스플레이를 전시한다.

또 투명 올레드 관련 전시회를 열고 산업 분야의 국내외 주요 고객을 초청해 전략적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LCD 사업도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 중이다.

저수익 제품 감산…차세대 제품에 역량 집중

수익이 나지 않는 제품군도 정리하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가 커지자 수익성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나선다. 이어 내년에는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절반 이상 줄이면서 메모리 혹한기에 대비하기로 했다.

반면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선보인다. SK하이닉스는 내달 CES에서 초고성능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인 'PS1010 E3.S'를 공개한다. 또 내년 상반기 238단 512Gb 낸드 플래시, 10나노급 5세대(1b) 기반의 차세대 D램 표준 DDR5 제품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기업의 변화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비하면서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미래사업을 개척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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