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도 재사용?…낙하산 펼쳐 회수기술 개발 속도
‘우주 쓰레기’ 감소에도 효과 기대
발사되고 나서 수년 동안 임무를 수행한 뒤에는 지구 궤도에 그대로 버려지는 인공위성의 운명을 바꿀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인공위성 ‘재사용’이 고안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들처럼 발사 뒤 회수 작업을 해 인공위성도 다시 쓸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이다. 위성 운영 비용을 낮추는 한편, 지구 궤도를 둘러싼 ‘우주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기업 아웃포스트 테크놀로지가 최근 지구 궤도를 돌다가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지상으로 안전하게 귀환시키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아웃포스트 기술의 핵심은 인공위성을 발사할 당시부터 동체에 귀환용 장비를 부착하는 것이다. 장비는 크게 방열판과 낙하산이다. 이 장비들은 발사체에 실려 지구 궤도에 올라간 뒤 임무를 수행하는 수년 동안은 동체 안에 접혀 있다가 수명이 다해 지상을 향해 떨어질 때 활짝 펼쳐지는 구조다.
방열판은 고대 전투에서 쓰던 동그란 방패를 닮았다. 위성과 지구 대기권 사이를 가리는 역할을 한다. 대기권으로 돌입할 때 발생하는 수천도의 고온에서 위성을 보호한다.
그러다 위성이 성층권까지 내려오면 낙하산을 펼쳐 본격적인 감속에 들어가고 지상에 안착시킨다. 이 과정이 끝나면 인공위성의 동체나 부품을 태우거나 파손시키지 않고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웃포스트는 현재 이 기술의 일부를 지난 4월 두 차례 시험했다. 각각 상공 21㎞와 26㎞의 성층권에서 특정 물체의 낙하를 시행해 예정된 경로로 비행하고 연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위성을 회수해 다시 쓸 수 있다는 개념이 가능한 이유는 위성 수명이 기계 고장이 아니라 연료 잔여량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인공위성은 모두 1회용이다. 연구실과 공장에서 만들어 지구 궤도로 발사하고 나면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만 사용한다. 장비가 고장 나지 않았어도 연료가 없으면 궤도 수정이나 자세 제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실용화된 연료 재보급 기술은 없다.
이렇게 모든 위성들의 운명은 예정된 임무 기간이 지난 뒤에는 지구 궤도에 방치된다. 수백억원이 훌쩍 넘는 제작 비용을 써 놓고 한번 쓴 뒤 위성을 버리는 일이 지구 궤도에선 1950년대 이후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인공위성 운영과 제작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지상으로 돌아온 위성을 수리·보수해 쓰기 때문이다.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처럼 위성을 다시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웃포스트는 인공위성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대 8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기술의 장점은 또 있다. ‘우주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은 6000여기다. 이 가운데 절반이 작동 중이다. 나머지는 버려져 있다. 버려진 위성을 그대로 놔두면 그 자체로 우주 쓰레기가 된다.
만약 지구 궤도에서 서로 부딪치면 쪼개지면서 더 많은 파편을 만든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2000년대 이후 수차례 있었다. 인공위성은 우주 쓰레기의 원천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언젠가 인류는 지구 궤도에서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언제 어떤 쓰레기와 충돌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위성을 운영하거나 사람에게 우주 유영을 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제이슨 던 아웃포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스페이스닷컴에 “우리가 개발하는 이 기술이 언젠가 우주 쓰레기를 없애는 기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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