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 안 되면 금세기 말 한반도 남부서 겨울 사라진다

2022. 12. 29. 12: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상청, IPCC 보고서 분석 결과 발표…최악 시 닷새에 하루꼴 열대야 찾아와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온실가스의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금세기 말 한국 남부지방에는 겨울이 사라진다는 시나리오가 나왔다.

29일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의 관련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17개 광역시도, 220여개 시군구, 3500여개 읍면동의 차후 기후변화 양상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기상청은 IPCC 6차 보고서에서 온실가스를 현저히 감축해 2070년경에는 세계가 탄소중립에 이르는 긍정적 시나리오(SSP1-2.6, 이하 저탄소 시나리오)와 현재 수준과 유사하게 온실가스 배출이 이어지는 부정적 시나리오(SSP5-8.5, 이하 고탄소 시나리오) 두 가지 사례를 기준으로 한국이 향후 처할 가능성을 예측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저탄소 시나리오가 완성될 경우 이번 세기 하반기 전국 17개 광역시도의 연평균 기온은 최저 섭씨 2.4도에서 최고 6.7도가량 상승해 섭씨 12.9도~21.9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연평균 기온은 지금(섭씨 13.1도)보다 2.4도 오르는 15.5도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부정적 시나리오대로 이뤄진다면 서울의 연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6.7도 오르는 19.8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장 추운 지역인 강원은 긍정적으로 탄소 감축이 이뤄진다면 지금(10.5도)보다 2.4도 오르는 12.9도가 되지만, 탄소 감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6.5도 상승해 연평균 기온이 섭씨 17.0도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고탄소 시나리오가 실제 이뤄진다면 금세기 후반 부산(20.8도)과 대구(20.6도), 광주(20.4도), 울산(20.4도), 제주(21.9도) 등 5개 광역지자체의 연평균 기온은 섭씨 20도를 웃돌 정도로 무더워질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

탄소감축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금세기 말이 되면 지금보다 폭염일수가 급증하는 등 극단적 날씨가 증가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15.0일인 서울의 폭염일수는 저탄소 시나리오가 이행될 경우 금세기 말 42.8일로 늘어나 2배가 넘는 증가 수준을 보였다. 반면 고탄소 시나리오가 이행될 경우 폭염일수는 109.8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배가 넘는 증가 수준이다.

제주의 경우 저탄소 시나리오가 이행된다면 현재 4.8일인 폭염일수는 17.6일이 돼 3.7배가량 증가했고, 고탄소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폭염일수가 76.0일이 돼 지금의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폭염과 열대야일수는 현재 각 4.8~32.4일, 2.2~22.5일에서 고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각 11.6~96.7일, 11.4~84.8일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열대야일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명확히 관측됐다. 세종시의 경우 현재 2.2일인 열대야일이 저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30.1일(13.7배), 고탄소 시나리오 시 77.4일(35.2배)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평균 닷새에 하루가량은 열대야를 보내야 한다는 얘기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열대야일수가 가장 짧은 지역은 강원으로 12.9일이었다. 이는 강원의 현재 열대야일(1.5일)의 9배 수준이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열대야일이 가장 많은 지역은 103.3일인 제주였다. 이는 현재 제주의 열대야일 22.5일의 4.6배 수준이다.

한파일은 저탄소 시나리오가 이행될 경우 다소 감축되었고 고탄소 시나리오일 경우 사실상 한국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탄소 시나리오가 이행될 경우 현재 21.9일인 강원의 한파일은 14.5일로 줄어들었다. 서울은 4.4일에서 절반가량인 2.0일로 감소했고 대전은 4.5일에서 3분의 1가량인 1.6일로 줄어들었다.

반면 고탄소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경기(0.2일)와 강원(2.6일), 충북(0.3일), 경북(0.2일)에서만 한파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시도에서 한파는 사라졌다.

지역별 연강수량은 저탄소, 고탄소 시나리오를 가리지 않고 대체로 지금보다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1093.1~1758.5밀리미터(mm)인 광역시도의 연강수량이 시나리오에 따라 최저 -10.2~+378.8mm 증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탄소 시나리오 시 강수량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지역은 제주였다. 현재 연 1758.5mm인 제주의 연강수량은 금세기 말 지금보다 152.2mm 증가한 1910.7mm가 됐다.

반면 대구(-10.2mm)와 경북(-3.9mm)의 연강수량은 지금보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탄소 시나리오 이행 시 전국의 연강수량은 지금보다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에서는 지금보다 378.8mm의 비가 더 내려 연 2137.3mm의 연강수량이 예측됐다. 대구에서는 184.9mm의 증가가 관측돼 1278.0mm의 연강수량이 예측됐다.

미래의 계절 길이를 보면, 고탄소 시나리오가 이행될 경우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전북, 전남, 경남, 제주 등 8개 남부 광역지자체에서는 겨울이 0일, 즉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들 지역에서 여름이 크게 늘어났다. 부산의 여름은 현재 122일에서 196일로 증가했고 제주는 129일에서 무려 211일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제주는 지금도 겨울이 0일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저탄소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겨울을 유지할 수 있었다.

부산의 경우 저탄소 시나리오 이행 시 현재 67일인 겨울일수가 절반 수준인 31일로 관측됐다. 광주의 겨울은 지금의 83일에서 62일로 줄어들었고 울산은 73일에서 33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그 길이는 짧아지지만,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그나마 겨울이라 부를 수 있는 계절은 유지되는 것이다.

이 자료는 기후정보포털(www.climate.go.kr)에서 받아볼 수 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다운로드>데이터>SSP시나리오, 행정구역의 절차를 거쳐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 자료를 보려면 열린마당>발간물>기후변화 시나리오>지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클릭해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